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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잔다르크" 박지현에 힘 실은 중진들 '더 쓴소리' 요청

중진 의원단 간담회, 리더십·검수완박 필요성 강조... 박지현 "잘 성찰하면 지방선거 승산"

등록|2022.04.12 13:48 수정|2022.04.12 13:48

▲ 12일 오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대표실에서 박지현 비대위원장(사진)과 중진의원단이 참석한 당 혁신방안 소통간담회가 열렸다. ⓒ 공동취재사진


"지금보다 두 배, 세 배 더 강한 쓴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달라." - 4선 안민석
"소신껏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많이 배운다." - 4선 김영주
"큰 방향을 용기 있게 잘 짚어주고 계시다. 당당하고 자신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 - 3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 지도부의 강한 리더십과 결단'을 요청하며 '보다 더 쓴소리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수사권·기소권 분리(검수완박)에 반발하고 있는 검찰의 집단행동을 지적하며 관련 법안의 빠른 추진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오섭 비대위 대변인은 12일 오전 박 위원장과 중진 의원단의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전하며 "(중진 의원들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수도권이나 부울경 쪽에서 지도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 등이 필요하다'라는 말씀을 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현재 (지방선거 후보라도) 나와 계신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의 경쟁력과 전국적으로 판을 형성할 때 광역단체장 후보자 인물에 대해 전략적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 대변인은 "지금 검사들의 집단행동을 보고 부적절함에 대해 많이들 지적했다. 오히려 검찰의 행동이 수사권 분리를 더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시기와 방법에 있어서 조금 조절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을 가졌었는데 지금 검찰의 태도를 지적하며 오히려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말씀을 주신 분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박지현 시기할 여유 없어... 선봉에서 노력해달라"
 

▲ 12일 오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대표실에서 박지현 비대위원장과 중진의원단이 참석한 당 혁신방안 소통간담회가 열렸다. ⓒ 공동취재사진


박 위원장은 최근 지방선거 후보자 공모 현황과 관련해 비판을 이어왔다(관련기사 : 박지현 재차 쓴소리 "서울, 새로운 후보 더 찾아야" http://omn.kr/1yab6).

이날 비공개 간담회 직전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그 동안 원칙적 말씀을 몇 번 드렸다"라며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반성하지 않고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드린 말씀이니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발언을 할 때마다 힘든 시기에 내부를 공격한단 비판도 들었지만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목소리를 내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하며 매일 용기를 내고 있다"라며 "혁신 방안과 대안을 찾는 길은 저와 같은 당 내의 새로운 사람들과 선배 의원님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가 이제 겨우 50일 남았다. 새 대통령 취임 후 21일 만에 하는 선거라 매우 힘들 것이지만 우리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잘 성찰하고 변화와 혁신을 잘 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라며 "진영논리와 온정주의를 극복하고 주권자인 국민 눈높이에서 당의 갈 길을 잘 들려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중진 의원들도 박 위원장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안민석 의원은 "박 위원장과 깐부를 맺었다"라며 "정당사 초유의 이 실험이 성공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중진 의원들이 박 위원장의 존엄과 권위를 잘 지켜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의 큰 문제가 고루한 정당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깨기 위해 박 위원장이 앞장서주길 바란다"라며 "쓴소리를 할 사람이 당내에 별로 없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쓴소리를 용기 있게 하는 역할을 지금보다 몇 배 더 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의원도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은데 박 위원장이 소신껏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대한민국 젊은 청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당에 잘 전달해주고 있다"라며 "덕분에 민주당이 청년들의 진짜 생각을 듣고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끌어내 변화와 혁신을 위해 지금처럼 행동으로 실천해주길 바란다"라며 "저도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깨어있는 중진 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안민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단 당 혁신방안 소통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김민석 의원은 "19세 노벨평화상 수상자 툰베리가 환경에 둔감한 세계 기성세대를 질타하고 있는 오늘, 박 위원장의 젊음을 시기할 여유는 우리 당에 없다"라며 "처음에 잘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큰 방향을 용기 있게 짚어주고 계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비상시기의 잔다르크가 되셨지만 언젠가 정상적 체계를 거쳐 남녀와 노·장·청 모두를 대표하는 민주당 다음세대 지도자로 서주길 바란다"라며 "20년 전 우리 당에 젊은 피를 수혈한 것은 70대의 김대중이었다. 위기 때마다 당을 사랑한 노·장·청은 함께 당을 혁신해왔다. 박 위원장이 혁신의 선봉에 서서 위기극복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비공개 간담회 중 박 위원장의 쓴소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중진 의원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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