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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출근길 한동훈 "5년간 무슨 일 있었길래 야반도주극인가"

좌천 2년 3개월 만에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화려한 귀환... 일성은 '검수완박' 직격

등록|2022.04.15 11:19 수정|2022.04.15 12:52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년 3개월 만에 서울 서초동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서울 서초동은 대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모여있는 검찰 심장부다.

그는 15일 오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격으로 서울고등검찰청 청문회준비단에 처음 출근했다. 한 후보자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수사'를 지휘하다 지난 2020년 1월 좌천됐고, 이후 서초동에 발을 들이기는커녕, 수사 일선에서 밀려났다.

이날 출근길 현장에는 '윤석열의 입'이었던 권순정 전 대검찰청 대변인(현 부산지방검찰청 서부지청장)도 함께했다. 그 역시 2020년 8월 좌천됐다가, 이번에 한동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공보팀장을 맡아 서초동으로 돌아왔다.

한 후보자는 첫 출근길 취재진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검수완박 입법이 시행되면, 범죄자들은 사실상 제도적으로 죄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면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오로지 힘없는 국민들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저격했다.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이다. 이제는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검찰 수사 필요성 질문은 답변 회피

이 자리에서 한동훈 후보자는 '자녀 특혜' 논란에 휩싸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검찰 수사 필요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장관 인사청문회 전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이뤄졌던 '조국 사태'와 형평성을 비교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즉답을 피하며 "저는 지금 청문회와 인사의 직접 당사자이기 때문에 다른 후보자나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인사를 두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력과 그동안의 공정에 대해서 보여준 의지를 기준으로 형평성 있는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유성호


다음은 이날 출근길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부동산 등으로 국민들께서 많은 고통을 받는 시기에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돼서 대단히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법무 행정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상식과 공정을 바탕으로 국민들께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법무 행정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는 겸허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출근길 한동훈 “5년간 무슨 일 있었길래 야반도주극인가” ⓒ 유성호


- 검수완박을 저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구체적인 방안 생각해두신 게 있을까요.

"검수완박 입법이 시행되면, 범죄자들은 사실상 제도적으로 죄짓고도 처벌받지 않게 됩니다. 그 법을 발의하신 황운하 의원님 말씀처럼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범죄 자체가 증발하는 거죠. 그리고 서민 민생 범죄는 캐비닛에서 잠자고, 서민들은 권리구제 자체를 포기하게 될 겁니다. 결국 이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오로지 힘없는 국민들뿐입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검찰의 할 일은 그런 힘없는 국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겁니다. 그리고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범죄자뿐입니다.

이제는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극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안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이 법이 통과돼서 국민들이 입게 될 직접적인 피해가 너무 즉각적이고 심대합니다. 그 내용을 국민들께 잘 설명하는 그것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가장 유효하고 진정성 있는 방안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른바 윤석열 라인에 치우친 인사가 있을 것이고 그 결과 검찰의 중립성 독립성을 헤칠 거라는 우려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실 방침이신지, 이런 의견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일단 제가 장관에 취임하기 전이니까, 인사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지만, 일반론으로 말씀드리면, 인사라는 것이 언론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대단히 중요한 만큼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력과 그동안의 공정에 대해서 보여준 의지를 기준으로 형평성 있는 인사를 해야되겠죠.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여러분이 보시더라도 수긍할 만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 아내분과의 이해충돌 문제도 제기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예정이신지.

"저에 대해서 인사청문회 기간까지 여러 가지 궁금한 점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성실하고 솔직하게 잘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처음 단계라서 내용을 잘 못 봤습니다. 저희 준비단으로 질문하시면, 성실하게 늦지 않게 답변드리겠습니다."

- 언젠가 상설특검 여부를 결정하시게 될 순간이 올 텐데, 그때 가장 중요한 본인만의 원칙, 기준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상설특검 제도도 이미 법무부장관에게 부여돼있는 임무 중에 하나죠. 거기에 대해서 특정 사건이라든가 방향을 전제로 해서 제가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괜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것 같습니다. 다만, 업무 처리는 공정하고 누구에게나 똑같을 거라는 점을 약속드립니다."

- 당선인이 지명 과정에서 특별히 당부하신 게 있을까요.

"우리나라 법제를 비롯한 다른 여러 분야가 세계를 이끄는 분야가 많이 있는데요. 거기에 걸맞은 선진 법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그런 법제를 꼭 구현해달라는 당부 말씀을 하셨습니다."

- 검찰총장께서 조금 전에 '검수완박을 통과시키려면 본인부터 탄핵을 시켜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는데, 이런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 좀 어떻게 보시는지요.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에 대부분 포함돼있을 것 같고요. 중요한 것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즉각적으로, 장기적으로가 아니라, 즉각적으로 대단한 혼란이 있을 것이고 대단한 국민들의 피해가 있을 겁니다. 그 점에 대해서 사법 시스템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서 의견을 말하고, 그만큼 절박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직업 윤리이자 양심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사청문회에 임하시는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에 대해서 많은 질문이나 궁금한 점이 있을 텐데요. 솔직하고 성실하게 겸허하게 말씀을 잘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으니까요."

- 청문회 정국에서 다른 후보자에 대해서 여러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데 과거처럼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저는 지금 청문회와 인사의 직접 당사자이기 때문에 다른 후보자나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지금 우리나라 사법체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진다거나 혹은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어떤 나라도 모든 면에서 선진적일 수는 없겠죠. 제가 검사 출신이니까 형사법 위주로 생각하시는데, 법무부는 교정이나 조약이나 인권 그리고 이민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서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각 분야마다 우리가 선도하는 분야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을 겁니다. 그걸 면밀히 분석해서 모든 분야를 발전이 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 전임 장관들과 본인과의 가장 큰 차별화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다 장점이 있으시고, 단점이 있으시고 한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 대해서 제가 비교하고 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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