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로운 출근길, 그 비결은요
한강 따라 달리는 자전거 출근길, 자랑 좀 해보겠습니다
집에서 직장까지 15.4Km입니다. 전철역까지 걸어가서 지하철 타고 왕십리에서 다시 갈아타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1시간 10분 정도 걸립니다. 요사이는 그 길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대문 밖에서 사무실에 오기까지 한 발자국도 안 걷습니다. 자전거를 탑니다. 15.4Km는 한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거리입니다.
꽃피고 새우는 4월입니다. 한강에도 봄이 무르익었습니다. 노란 개나리를 끝물입니다. 붉은 철쭉이 피고 쌀알을 부어놓은 조팝나무 꽂도 지천입니다. 한강 나들목으로 들어섭니다. 강바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성수대교가 보이고 응봉산 너머 남산 타워도 보입니다. 자전거 타고 걷고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부러진 버드나무 가지를 하나 주웠습니다. 옛 추억이 떠올라 가던 길 멈추고 벤치에 걸터앉자 버들피리를 만듭니다. 내가 자란 경상도 산골에서는 버들피리를 호떼기라고 불렀습니다. 물오른 가지의 껍질을 분리해서 속껍질을 잘 다듬으면 완성입니다. 입술에 갖다 대고 불자 "삐∼"하고 경쾌한 소리가 납니다. 어릴 때 봄이 오면 동무들과 너도나도 호떼기를 만들어 '삐∼삐∼' 학교를 갔습니다. 그리운 기억입니다.
호떼기를 입에 물고 다시 자출길에 오릅니다. 앞길 비켜 달라고 자전거 벨처럼 ''삐∼삐∼' 소리를 내며 갑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즐겁습니다. 중랑천을 건너 옥수역 아래를 지납니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 지점이라 강폭이 넓고 겨울이면 온갖 철새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곧은 자전거길 옆으로 애기똥풀 노란꽃이 군락을 이뤄 핍니다. 곧 5월이 되면 아카시아 꽃이 환하게 필 것이고, 자전거로 달리면 달콤한 아카시아향이 코를 찌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매번 같은 시간대 같은 위치에서 마주하는 라이더들이 있습니다. 말을 걸어본 적도 통성명을 하지도 않았지만 익숙한 듯 목례를 주고받으며 지나갑니다.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가 보입니다. 이제 이수한강공원 구역으로 들어갑니다. 자출길 2/3 지점입니다.
여기에는 길 따라 피어난 튤립이 장관입니다. 빨강 튤립은 매혹적이고 하양 튤립은 새색시 드레스 같습니다. 멀리 여의도 63빌딩이 보입니다. 느티나무 아래 잔디밭에 앉자 멍때리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거북선 나루터를 지나 한강대교 아래를 통과합니다. 자출길은 끝나가고 일터로 들어갈 때가 되었습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1시간이 걸렸습니다.
큰 도로를 건너려면 육교를 이용해야 합니다. 육교에서 올라서니 꽉 막힌 강변북로가 보입니다. 아래에는 내가 달려온 한강 자전거길이 보입니다. 빠른 자동차보다 느린 자전거가 더 빠른 출근길입니다. 15.4Km를 달렸습니다. 몸도 기분도 상쾌한 자출길. 자퇴길은 어둠과 고요. 한강 아래서 보는 서울 야경도 좋습니다. 이 정도면 자출길. 자퇴길. 호사롭다 할만하지 않나요? 자랑하고픈 출퇴근길입니다.
꽃피고 새우는 4월입니다. 한강에도 봄이 무르익었습니다. 노란 개나리를 끝물입니다. 붉은 철쭉이 피고 쌀알을 부어놓은 조팝나무 꽂도 지천입니다. 한강 나들목으로 들어섭니다. 강바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성수대교가 보이고 응봉산 너머 남산 타워도 보입니다. 자전거 타고 걷고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 한강 자출길복숭아꽃 핀 한강 자전거길을 라이더가 달리고 있다 ⓒ 안호덕
▲ 버들피리한강에서 부러진 가지를 주워 버들피리를 만들었다 ⓒ 안호덕
부러진 버드나무 가지를 하나 주웠습니다. 옛 추억이 떠올라 가던 길 멈추고 벤치에 걸터앉자 버들피리를 만듭니다. 내가 자란 경상도 산골에서는 버들피리를 호떼기라고 불렀습니다. 물오른 가지의 껍질을 분리해서 속껍질을 잘 다듬으면 완성입니다. 입술에 갖다 대고 불자 "삐∼"하고 경쾌한 소리가 납니다. 어릴 때 봄이 오면 동무들과 너도나도 호떼기를 만들어 '삐∼삐∼' 학교를 갔습니다. 그리운 기억입니다.
▲ 한강과 중랑천 합수부한강과 중랑천이 맞나는 곳. 정자에 앉아보는 경치가 좋다 ⓒ 안호덕
▲ 한강 자전거길에 핀 애기똥풀꽃애기똥풀꽃이 지천이다 ⓒ 안호덕
곧은 자전거길 옆으로 애기똥풀 노란꽃이 군락을 이뤄 핍니다. 곧 5월이 되면 아카시아 꽃이 환하게 필 것이고, 자전거로 달리면 달콤한 아카시아향이 코를 찌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매번 같은 시간대 같은 위치에서 마주하는 라이더들이 있습니다. 말을 걸어본 적도 통성명을 하지도 않았지만 익숙한 듯 목례를 주고받으며 지나갑니다.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가 보입니다. 이제 이수한강공원 구역으로 들어갑니다. 자출길 2/3 지점입니다.
여기에는 길 따라 피어난 튤립이 장관입니다. 빨강 튤립은 매혹적이고 하양 튤립은 새색시 드레스 같습니다. 멀리 여의도 63빌딩이 보입니다. 느티나무 아래 잔디밭에 앉자 멍때리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거북선 나루터를 지나 한강대교 아래를 통과합니다. 자출길은 끝나가고 일터로 들어갈 때가 되었습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1시간이 걸렸습니다.
▲ 자전거길에 흔들리는 튤립이 매혹적이다 ⓒ 안호덕
▲ 잔디밭에 앉아 책이라도 보았으면 하는, 좋은 날씨다 ⓒ 안호덕
큰 도로를 건너려면 육교를 이용해야 합니다. 육교에서 올라서니 꽉 막힌 강변북로가 보입니다. 아래에는 내가 달려온 한강 자전거길이 보입니다. 빠른 자동차보다 느린 자전거가 더 빠른 출근길입니다. 15.4Km를 달렸습니다. 몸도 기분도 상쾌한 자출길. 자퇴길은 어둠과 고요. 한강 아래서 보는 서울 야경도 좋습니다. 이 정도면 자출길. 자퇴길. 호사롭다 할만하지 않나요? 자랑하고픈 출퇴근길입니다.
▲ 강변북로와 한강 자전거길꽉막힌 강변북로와 여유있는 한강 자전거길이 대조적이다 ⓒ 안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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