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에 동의" 이준석 대표, 이틀만에 '반대' 이유는
22일엔 동의했다더니... 24일 "더 이상의 입법추진은 무리"라며 반대 입장으로 선회
▲ 21일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당대표 -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아가 수용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대해 "더 이상의 입법추진은 무리"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당 대표로서 항상 원내지도부의 논의를 존중해왔고, 소위 검수완박 논의가 우리 당의 의원총회에서 통과하였다고는 하지만 심각한 모순점들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입법추진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관련 기사: 이준석 "검수완박 입법 추진 무리... 내일 최고위서 재검토" http://omn.kr/1yim9 ).
이어 이 대표는 "민주당에 소위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입법 공청회를 개최하라고 요구한다. 만약 이 중차대한 사안에 대한 공청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정책 사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이를 회피한다면 입법추진이 졸속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대표, 협의 당일에는 "중재안에 동의 의사 밝혔다"다더니...
▲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한 뒤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 공동취재사진
이러한 이 대표의 중재안 반대 입장은 중재안이 합의된 지난 22일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다. 22일 이 대표는 YTN에 출연해 "오늘 아침(22일)에 제가 권성동 의원과 최종적으로 의장 중재안을 가지고 권 의원이 저에게 언급을 했고 저는 여기에 대해서 동의 의사를 밝혔고, 그래서 저희 의총에서 최종적으로 이것이 추인되어서 이번에 처리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이 박 의장의 중재안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중재안에 만족하냐'는 앵커 질문에도 이 대표는 "저희가 바라던 것이 100%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실상 직접수사라고 할 수 있는 보완수사권이라든지 이런 것이 상당 부분 유지된 것에 대해서는 절반의 성공한 협상이라고 판단한다"고 답하는 등 중재안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가 이틀 만에 입장을 180도 선회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중재안 합의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 비판 여론이 치솟자 이를 가라앉히기 위한 게 아닐까 싶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2일 중재안 합의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 차례에 걸쳐 "민주당 측의 요구를 이겨낼 수 없었다"며 "실망하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게시하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중재안 반대 게시글을 올린지 30분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고위에서 재논의를 하고 그 뒤에 민주당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이번 협상을 이끌었던 권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오히려 힘을 북돋아 주셔야 한다"며 "저는 권 원내대표를 신뢰하며 국민의 입장에서 새로운 협상을 하는 과정을 적극 응원하겠다"고 글을 게시해 권 원내대표를 두둔하고 나섰다. 이는 이 대표 중재안 반대가 권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