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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민간인학살' 대전 골령골, 마지막 유해 발굴 시작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 2024년 산내 평화공원 조성 예정

등록|2022.04.26 16:33 수정|2022.04.27 13:55

▲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유해발굴의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가 진행되었다. ⓒ 정성일


26일 오전 11시, 대전 동구 낭월동 13번지에서는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유해발굴의 시작을 알리는 '한국전쟁 72년 대전산내학살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개토제'가 진행되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유족회원, 발굴단, 대전시민대책회의, 동구청, 행안부 등 많은 시민과 정관계 인사들이 개토제에 참석하였다.

이번 유해발굴은 평화공원 조성을 앞두고 진행되는 마지막 유해발굴이다. 올해 발굴은 평화공원 조성지로 수용된 토지를 우선으로 이달 말부터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2020년에는 234구의 유해가 2021년에는 962구의 유해가 발굴되어 지금까지 발굴한 유해를 모두 합치면 1250구에 달한다.
 

2021년 유해발굴 현장 영상(유튜브 “대전통” 제공) ⓒ 정성일


희생자 묵념으로 시작한 이날 개토제는 발굴단장인 박선주 명예교수의 경과보고로 이어졌다. 박 교수는 2007년부터 진행되온 발굴 경과에 대한 보고에 이어 "올 연말까지 여기에 묻혀 계신 분들의 유해를 다 발굴해서 밝은 곳으로 모시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제례의식 후 전미경 유족회장은 "2022년 유해 발굴이 마지막이 될까 두렵다. 유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한 구의 유해도 낙오되지 않고 유족의 품으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12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DNA 검사 예산이 삭제된 것에 대해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언제까지 구걸을 해야 하는가"라고 정치권에 물음을 전하며, 참석자들에게 모든 유해가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길 당부하였다.
 

▲ 전미경 유족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모든 유해가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길 당부하였다. ⓒ 정성일


대전 동구 이은학 부구청장은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발굴 과정에서 최대한 모든 유해가 발굴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전 산내골령골 대책회의 상임대표 박규용 목사는 "자국민 학살이라는 국가가 저지른 전쟁 범죄를 지금의 국가가 책임지기 위해서는 마지막 한 구까지도 빼놓지 않고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라며 "유해 발굴 이후 시작될 평화공원 조성을 위해서도 철저한 유해 발굴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도 힘을 보태겠다는 말을 전했다.

마지막 추도사로 발굴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우종윤 원장은 "억울함을 누르고 계셨던 이곳에서 모든분들의 유해를 발굴하여 앞으로는 편안한 환경에서 영원히 머물러 계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개토제는 헌화, 시삽 의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골령골은 올해 12월까지 유해발굴 사업을 종료하고 2024년에는 9만8601㎡ 규모의 산내 평화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토지 수용 예정 부지에는 나무가 식수 되는 등 난항이 예상된다. 유족회와 대책회의는 공원 조성 이전에 원만히 토지가 수용되고 모든 유해를 수습할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하였다.

한편 이곳 골령골에서는 2020년에 234구, 2021년에는 962구의 유해가 발굴되어 총 1250구의 유해가 수습되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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