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단독] 외대 교수들, 김인철 지지성명 조직...일부 교수 "이름 빼달라"

낙마 위기에 '친 김인철 사단' 성명 주도.. 의혹 확산되자 지지성명 발표도 못해

등록|2022.05.02 16:58 수정|2022.05.02 16:58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일명 '김인철 사단'으로 불리는 외대 교수들이 여러 의혹에 휩싸인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를 위한 지지 성명을 비밀리에 조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교수는 뒤늦게 "내 이름을 빼 달라"고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철 사단'이 주도한 지지 성명서, 그 운명은?

2일, 한국외대 교수들과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소속 일부 교수들은 비밀리에 김인철 후보자의 교육부장관 지명을 지지하는 성명서에 대한 동료 교수들의 동의를 받고 있다. 이 성명서는 김 후보가 지난 4월 13일 지명된 이후 회계 비리와 학생들에 대한 망언 등으로 낙마 위기에 몰리자 김 후보가 총장 시절 처장으로 임명했던 교수들, 이른바 '김인철 사단'이 주도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학 A교수는 <오마이뉴스>에 "같은 학교 교수로서 김 후보자와 관계 때문에 지지 서명에 내 이름을 올리라고 하긴 했다"면서도 "하지만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김 후보자가 주변 정리를 못해도 이렇게 못할 수가 있는가. 지금 상황에서 교수들이 지지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털어놨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라고 했다가 뒤늦게 빼달라고 한 교수도 실제로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교수는 "지명 초기에 우리 대학 총장 출신이신 김인철 후보가 교육부장관에 오르는 것은 외대에 좋을 것이란 판단 속에서 지지 성명서에 내 이름을 올리는 것을 승낙했다"면서도 "하지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상황을 보면서 내 판단이 틀렸구나 생각했다. 결국 내 이름을 제외해달라고 얘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인철 후보 지지 성명서를 주도한 교수들은 해당 성명서를 공식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 이름을 빼 달라'고 태도를 바꾸는 교수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김인철 후보가 8년간 총장을 지내면서 지금 한국외대 교수 사회엔 '김인철 사단'이 생겨난 상태"라면서 "하지만 김 후보자의 비위와 비리 의혹이 잇달아 사실로 확인되면서 김인철 사단 소속 교수들조차 이미 준비했던 지지 성명서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한국외대 총학생회가 27일 오전 '김인철 후보자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한국외대 총학생회


한편,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지난 4월 27일 오전 11시,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민주적인 불통 행정 자행한 김인철 후보자는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 후보가 한국외대에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제 10대, 11대 총장을 역임했다(관련기사 "김인철 사퇴하라" 제자들에게도 버림받은 교육장관 후보 http://omn.kr/1yktg).

김인철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는 오는 6일 열린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