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초상화 그린 김형주 작가 "청와대 전화 받고 깜짝 놀랐다"
[인터뷰] "전혀 예상 못했다, 작가 최대 영광"... 창원서 화실 운영, 올해 초 손편지와 함께 선물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서 국무위원들과 문 대통령의 초상화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이 초상화는 경남 창원에서 화실을 운영하는 김형주 작가가 선물한 것이다. ⓒ 연합뉴스
"처음에 청와대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그때 수업 중이었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를 그린 김형주 작가는 처음 청와대에서 연락받았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올해 초 택배로 초상화 보내... 작가인생 최대 영광"
▲ 청와대에 걸린 문재인 대통령 공식 초상화를 그린 김형주 작가 ⓒ 김형주 작가 제공
초상화는 문 대통령 당선 당시 언론에 자주 쓰이던 사진을 보고 그렸다. 김 작가는 "그냥 문 대통령님을 생각하면서 책도 읽고 영상도 보며 초상화를 그렸다"며 "(문 대통령 임기 중) 코로나19 등 국내외적으로 여러 일이 많이 터졌다. 대통령께서 초상화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하는 생각이었다"라고 전했다.
제작에는 2주 정도가 걸렸다. 그는 "화실 수업도 하고 의뢰받은 다른 작품들도 하면서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작업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작품이 미세하게 손상됐을 때도 수정작업이 가능한, 최고의 재료를 연구해서 썼다"며 "영구보존이 가능한 초상화"라고 밝혔다.
그림을 보낸 지 수개월이 흐른 뒤, 생각지도 못했던 전화가 왔다. 그가 작업한 초상화를 문 대통령 퇴임에 맞춰 '역대 대통령 초상화'로 건다는 소식이었다. 이후 김 작가의 초상화는 두세 번의 보정 작업을 거쳤다. "청와대 관계자가 그림을 가지고 (창원에) 왔다가 가져 올라가기도 했다"고.
그렇게 김 작가가 그린 문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가 청와대 본관 세종실 전실 벽면에 박근혜·이명박·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과 함께 걸리게 됐고, 지난 3일 마지막 국무회의 시작 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초상화 앞에 서서 국무위원들에게 '창원 출신 무명화가'가 작업한 그림을 직접 설명했다.
김 작가는 "역대 대통령 초상화로 걸릴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대통령께서 국무회의 전에 설명을 하시고 언론에까지 소개가 됐다. 제 작가 인생에 최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회가 된다면 퇴임 후 양산에서 뵙고파"
선물로 보낸 그림이지만 청와대로부터 초상화 대금도 받았다. 그는 "대금 액수를 정확히 밝힐 수는 없지만, 청와대에서 그냥 하면 안 된다며 대금을 줘서 받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안 맞아 아직 문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는 그는 "퇴임 후 양산에 사신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뵙고 싶다"고도 했다.
김 작가는 고등학생 때부터 인물화를 독학으로 공부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전국에서 인물화를 잘 그리는 분들을 찾아다니며 배웠다. 제가 배운 선생님들이 많다"고 전했다.
창원에서 '형주화실'을 운영 중인 그는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모르는 것 같다"라는 질문에 "워낙 은둔형으로 작업을 해서 그렇다. 외부 활동을 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 3일 청와대 본관 세종전실에 걸린 문재인 대통령 공식 초상화와 초상화를 그린 청년화가 김형주씨의 편지.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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