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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청문회 과정에서 삼성 자문료 논란... "부적격 의견 있었지만, 고용·노동 정책 추진 위한 경험 확보 인정"

등록|2022.05.06 10:42 수정|2022.05.06 10:44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됐다.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 4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상정해 가결했다.

윤석열 새 정부의 초대 내각 가운데 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이은 네 번째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애초 이 후보자가 노동계 출신인 탓에 한국노총 등 노동계에서 따로 "기대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반가운 마음을 표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 후보자 스스로 만든 여러 결함이 존재했다.

이 후보자는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직(2017년~2020년)하던 시절 두 차례에 걸쳐 하급 직원에게 고급 양주 2병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 이로 인해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고 2020년 7월 과태료 50만 원을 납부했다.

같은 기간 ▲직장 내 성추행 사건 처리 지연 ▲업무추진비 유용 ▲업무용 차량 사적 이용 등의 의혹에 휩싸여 고용노동부 감사를 받은 뒤 이후 고용노동부로부터 '해임'을 요청을 받기도 했다. 재단 이사회가 이 후보자의 비위 사실에 비해 해임은 과도하다고 판단해 해임안을 부결시켜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재단을 떠난 지 정확히 2년 만에 자신을 해임 요청했던 고용노동부 수장으로 임명돼 장관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후보자는 재단 사무총장 자리에서 물러난 직후(2020년 5월)부터 장관에 임명되기 직전까지 삼성 계열사로부터 용역비와 자문료 명목으로 1억 원이 넘는 돈을 수령해 왔다. 문제는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부법인 등 활동'을 묻는 국회 질의에 "삼성전자 자문그룹 위원으로 재직하며 월 200만 원 급여를 받았다"라고 서면으로 답했을 뿐 삼성의 다른 계열사로부터 받은 자문료 등에서는 일제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등 다른 핵심 계열사와 경제연구소인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도 자문·용역을 수행하고 총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이 후보자는 뒤늦게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을 뿐이다.

이날 환노위는 경과보고서에서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도덕성과 조직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부적격 의견도 제기됐다"면서도 "종합적으로 볼 때 산적한 고용·노동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지식과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차등지급과 노동시간 유연화 등 국정과제에 대한 대응법을 묻는 질의에 반복적으로 "과거에 입장보다는 현재 위치에서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계에서 30여 년을 머물며 후보자 지명 직전까지 자신이 했던 발언과는 상충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 후보자는 여러 토론회와 언론 기고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 방향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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