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돌발질문 이후... 오락가락 윤석열 정부
'여성의 기회 적극 보장=구조적 성차별 인정' 아니라는 대통령실... 민주당 "답변이 더 가관"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성평등 인식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외신 기자의 성평등 관련 질문 후 대통령실이 재차 '대통령의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기회조차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윤 대통령이 대선 때 여성가족부 폐지를 약속하고, 초대 내각 역시 '남성 편중'으로 구성한 점을 거론하며 한국 사회의 성평등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계획인지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성들에게)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추가 질의응답이 이어졌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 대통령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재확인시켜줬다.
기자 : "대선 과정에서는 우리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말씀하진 않으셨는데, 어제(21일) 답변에선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 지 오래 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기존 말씀과 조금 결이 다른 게 아닌가."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런 비슷한 말씀을 하신 걸로도 제가 기억하는데, 어제 이야기의 방점은 '더 노력하겠다'는 그쪽에 찍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받아들여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민주당 여성위원장이기도 한 정춘숙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대통령실 답변은) 궤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여성들에게 기회를 더 주겠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며 "글로벌 스탠다드(국제기준)에 함께 하겠다는 것은 더 코미디"라고 했다. 이수진 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이 보여준 부끄러운 성평등 인식을 바로잡을 기회를 걷어찼다"며 "더 가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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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자의 '남녀 평등' 돌발 질문, 윤 대통령의 답변은 http://omn.kr/1z0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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