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선거운동원이라니... 예산판 '매드맥스' 실버유세단
[이색 선거운동] 93세 노익장 과시하는 이경호씨 "내 얘기에 생각 바뀌면 신난다"
▲ 실버유세단의 오토바이 3인방. 왼쪽부터 송석호(88), 조금호(87), 이경호(94) 어르신. ⓒ 심규상
"오토바이 타고 골목에서부터 논, 밭까지 어디든 다녀요."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선거운동 현장을 달리는 송석호(88), 조금호(87)씨는 이웃이다. 여기에 김순단(80), 윤병숙(70)씨까지 뭉쳐 아예 실버 유세단을 구성했다. 이쯤 되면 예산판 '매드맥스' 유세단이라 할 만하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지역을 위한 일꾼을 누굴 뽑아야 할까 고민하다 뜻을 같이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분들이 '실버유세단'으로 또 만났어요." (윤병숙)
이들은 경로당부터 논과 밭까지 발길 닿고 오토바이가 갈 수 있는 곳이면 달려간다. 후보 명함을 돌리고, 후보자의 장점을 홍보한다.
▲ 실버유세단원 중 최고령인 이경호씨(93). ⓒ 심규상
이경호씨는 '후보의 어떤 면이 좋냐'는 질문에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는 70세 이상 버스비 무료에 80세 이상 치매 노인 책임제 등 노인 공약이 많고 노인에 대한 관심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3일 오후에도 '들에서 일하는 노인들이 있다'는 전화를 받고 곧장 오토바이 시동을 걸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활동에 대한 글을 남기는 등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도 적극적이다.
손석호씨는 "낮에는 다 논과 밭으로 일하러 나가 경로당에도 사람이 없다"며 "들로 다니며 선거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들에서 농사일하는 것보다 선거운동 하는 게 더 힘들다"며 "그래도 사람들을 만나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순단씨는 "아침 7시부터 저녁까지 주로 다른 선거운동원들이 꺼리는 오지마을을 주로 다닌다"고 말했다.
윤병숙씨는 "날이 더워 쉽지 않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 자체가 즐겁다, 제 얘기에 생각이 바뀌는 사람을 만나면 신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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