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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비 중에서도 매우 귀한 귀제비

최근 충남 공주에서 발견... 집단번식지 보호정책 마련돼야

등록|2022.05.25 11:41 수정|2022.05.25 11:41

▲ 깃털을 손질하는 귀제비의 모습 ⓒ 이경호


제비는 언제부턴가는 만나기 어려운 새가 됐다. 대전에서는 제비를 만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특히 제비 중에서도 생김새가 다른 귀제비는 대전에서는 이제 만날 수 없다. 귀제비는 제비와는 다르게 가슴에 줄무늬가 있고, 허리가 주황색 빛을 띈다. 크기도 좀 더 큰 편이다.

사투리로 '맹맥'이라고 알려져 있는 귀제비는 둥지도 제비와는 다르게 튼다. 밥그릇 모양의 제비와는 다르게 이글루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입구를 만든다. 필자의 고향인 충남 서산에서는 '굴뚝제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둥지의 모양이 굴뚝을 닮아 부른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중부지방에서 귀제비는 제비보다 더 보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남쪽 지역에서는 귀제비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귀제비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곳을 공주에서 최근 두 곳이나 확인했다. 지난 16일 공주수목원 본관 건물에서 약 30쌍 이상이 번식 중이었다. 23일에는 공주시 체육관 건물에서 약 23쌍 이상이 번식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평소 보기 어려운 귀제비를 두 곳이나 보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귀제비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관심단계로, 아직 커다란 위협종으로 평가받고 있지는 않다. 국내에서도 아직 보호종으로 지정하지는 않지만 과거에서 비해 종 자체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식지인 처마가 사라지고 농약이 과대하게 살포되면서 개체수가 급감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이번에 확인된 두 건물은 모두 처마의 형태가 나타나는 지역으로 번식지로서는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에 둥지를 지을 수 있는 진흙이 있고, 먹이인 곤충들이 서식하는 조건이 충족돼 당분간은 집단번식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어 보였다.

강남 갔다 온 제비는 이제 멸종위기에 근접한 종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이처럼 집단으로 번식하는 지역은 철저하게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 공주수목원에 번식한 귀제비 둥지의 모습 ⓒ 이경호

 

▲ 공주 체육관 둥지를 떠나는 귀제비 ⓒ 이경호

 

▲ 산림박물관의 귀제비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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