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세월호 참사 부실대응 김규현 국정원장 후보자 질타
[국가정보원장 인사청문회] 보고시각 조작, 위기관리 지침 무단 수정 지적
▲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된 김규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김 후보자가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 "후보자께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해서 대통령 최초보고 시각과 대통령 최초지시 시각을 특위위원들에게 허위로 보고한 게 됐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당시 제가 인지하고 있는 그대로 진술한 것이다."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으로 근무했던 김 후보자는 대통령 보고 시각 조작에 관여하고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불법적으로 수정하는 데 개입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참사 발생 최초 보고 시각에 대해 김규현 후보자는 "당시 상황실 근무자들이 작성한 일지 자료 등에 의해 관련자들이 모두 오전 10시로 알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에 출석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오전 10시에 첫 보고를 받았고, 10시 15분에 첫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결과 실제로 세월호 조난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된 건 오전 9시 이전이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최초 보고 시각은 세월호가 이미 전복된 후인 오전 10시 19분~20분 사이였다.
국가안보실의 위기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동의하지 못한다"면서 "당시 모든 정보를 종합한 결론이었다"고 주장했다.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무단 수정했다는 지적에는 "지침 개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김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관련 1심 판결문을 근거로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대통령 보고시간을 다시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언급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당시 김 후보자가 김기춘 실장 옆에서 "상황을 보고받아 문서를 고치고 수정했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경협 정보위원장도 "김 후보자는 해당 내용을 모른다고 하지만,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은 차석"이라면서 "안보실장과 위기관리센터장만 국가위기 관리지침 변경 사실을 알고 중간에 있는 후보자만 모른다는 게 국민적 이해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지는 추궁... 김규현 "전혀 책임 없다곤 할 수 없다"
▲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된 김규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 시작을 알리는 김경협 국회 정보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민주당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김 후보자는 "(나에게) 전혀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유가족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송함을 갖고 있으며 그분들의 슬픔, 아픔에 깊이 애도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지명하자 지명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김규현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내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탑승객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 전에 대통령 보고와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꾸미려고 국회에 조작한 보고서를 제출한 자"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가족들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이자 컨트롤타워인 박근혜의 무능과 국가의 부재를 가리고, 참사 당시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후에 최초 보고 시각을 조작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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