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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시간 타오른 울진 산불 현장을 찾아가다

등록|2022.05.27 08:28 수정|2022.05.27 08:28
울진 산불로 오랜 시간 산림을 이루어왔던 것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자연환경이다. 몇 년 동안 원상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 크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금강송 나무 군락지가 있는 근처까지 화마에 휩싸였던 울진 산불은 실제 가서 보니 뉴스에서 보는 것만큼이나 심각했다.

산불이 나고 나서 정비를 할 수 있는 기간을 거쳐 2022년 금강소나무 숲길이 개방되었다. 보부상길이라고 명명되어 있는 이 길을 걸어보면 그날의 화마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
 

불탄산산 ⓒ 최홍대


길을 떠나기 전에 울진의 산을 한 번 바라본다. 산불이 태운 곳은 모두 갈색으로 변해버렸다. 산의 대부분이 불에 탔고 아직까지 녹색을 보여주고 있는 나무의 상당수도 결국 고사될 것이라고 한다.
 

플로깅울진 ⓒ 최홍대


2016년 스웨덴의 에리크 알스트룀에 의해 주도된 '플로가'에서 유래한 플로깅을 하며 울진의 보부상길을 걷기로 했다. 건강과 함께 자연을 보호하는 운동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산불현장산불 ⓒ 최홍대


울진 산불 피해지는 멸종위기야생동물1급 산양의 주요 서식지로 산양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도 같이 들고 갔다. 지난 3월 4일 시작된 산불은 213시간 만에 진화됐는데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6년 이후 단일지역 산불로는 최장 시간이라고 한다.
 

마릿재마릿재 ⓒ 최홍대


가는 길의 이정표도 모두 타버려서 이렇게 임시로 이정표를 세워두었다. 울진산불피해지역 복구·복원대책에서 산림복원이 중요한데 일반적인 조림으로 접근하면 사업 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기반 복원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보부상보부상길 ⓒ 최홍대


얼마나 걸었을까 드디어 보호가 되고 있는 금강소나무숲에 이르러서야 살아 있는 생태를 볼 수 있었다. 울진은 대한민국에서 금강소나무가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계곡계곡길 ⓒ 최홍대


한참을 걸어서야 비로소 이렇게 5월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계곡에 물이 흐르고 양쪽에는 살아 있는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울진의 산림은 이전 모습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이 가진 복원의 힘을 잘 활용하여 이전 모습을 찾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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