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텃밭' 대구서 도전장 내민, 38세 녹색당 후보의 다짐
[인터뷰] 장정희 녹색당 대구 동구 구의원 후보 "모두가 행복한 동네 만들고 싶다"
▲ 대구 동구의회에 도전장을 내민 녹색당 기호4번 장정희 후보가 동구 봉무공원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 정수근
주말을 맞아 '6.1 지방선거'에서 대구 동구의회에 도전장을 내민 녹색당 장정희 후보의 유세 현장을 찾았다. '보수의 텃밭' 대구, 그 중 가장 보수적인 지역인 동구에 소수정당 깃발을 들고 출마한 그와 그의 선거운동이 궁금해서다.
이날 장 후보가 아침 일찍 향한 곳은 대구 동구 봉무공원이다. 아침에 공원을 찾은 지역주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가난한 소수정당이라 선거유세단도 단촐했다. 남들 다 있는 무대가 딸린 유세 차량도 없었다. 참고로 그의 지역구는 대구 동구 해안동, 방촌동, 불로동, 봉무동, 도평동, 공산동으로 드넓다.
▲ 대구 동구의회 녹색당 기호4번 장정희 후보 유세현장에 가보니 ⓒ 정수근
장 후보는 자신을 지원하는 단 세 명의 선거 사무원과 함께 봉무공원 들머리에서 앙증맞은 마이크를 든 채 지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 않음에도,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었다. 작은 확성기가 터져라 높이는 목소리엔 절실함이 묻어났다. 그래서인지 녹색당이란 생소한 이름에도 동구 주민들은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 봉부공원을 찾은 고등학생들과 선생님이 장정희 후보 유세현장을 찾아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정수근
특히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유권자의 관심이 높았다. 고등학생들과 봉무공원을 찾은 한 선생님은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와 함께 구호를 외치며 기념사진도 남겨줬다.
장정희 후보의 강점은 다른 상대 정당 후보들에 비해서 젊다는 것이다. 올해 38세인 그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녹색당이란 '생태주의 정당' 소속으로, 강점은 '생활정치'다. 장 후보는 녹색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을 역임하다 이번 선거에 도전했다.
젊은 기후위기 후보 녹색당 장정희의 장점
점심 시간 후에는 동구 이시아폴리스 상가를 돌면서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10여 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상가 곳곳을 누비며 기후위기 전문 후보, 녹색 후보를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 장정희 후보와 지지자들이 동구 이시아폴리스상가를 돌면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정수근
"무분별한 개발로 건물주 사업가들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동네, 누구나 쉼과 휴식이 있는 그런 동네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동네를 원하신다면 4번 장정희에게 투표해주십시오. 여러분의 한표 한표를 모아서 우리 동네를 바꿔나가겠습니다. 30대 젊은 후보 장정희에게 귀중한 한표를 행사해주십시오."
봉무공원과 이시아폴리스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찾아가는 유세를 할 수밖에 없는 이들다운 선택이다. 이렇게 거리 유세를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에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직접 데리고 나온 두 아들과 함께 선거 유세를 하는 장정희 후보.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30대인 후보로서 분명히 강점이 있다. ⓒ 정수근
- 출마 동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2020년부터 녹색당 대구시당의 사무처장으로 일했습니다. 사회문제와 정치는 일상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사무처장으로 일하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불평등에 대해서 더 상세히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치가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계층들, 세대들을 전혀 대변해 주고 있지 않더라고요. '선거가 있는데 정당인으로서 출마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다, 시대를 읽은 대안을 알려야 한다'라는 생각에 출마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선거운동 10일차인데, 동구 주민들 반응은 좀 어떤가요?
"물론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그런 반응들은 선호하는 정당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이기에 나오는 것이고, 기후위기를 대응해야 한다는 것과 젊은 사람이 구의원으로 도전하는 것에는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응원도 많이 해주십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강력하게 지지를 표시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명함을 받고 싶다고 눈빛을 주는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있습니다."
▲ 지구를 살리는 녹색, 동네를 바꾸는 선택 기호4번 장정희에게 한표를! .... 녹색당을 알려라. 사활을 건 전략이다. ⓒ 정수근
- 주민들이 녹색당을 좀 아나요? 녹색당을 알리기 위해서 어떻게 하고 있나요?
"정말 거의 모르고요, 아~주 가끔 아시는데. 그마저도 유럽 녹색당은 알고 한국 녹색당은 모르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창당 발기인으로서 녹색당을 많이 알려내지 못한 책임이 있단 생각에 반성도 하고 있습니다. 녹색당을 알리기 위해서 녹색옷과 피켓을 들지만, 직접 말을 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명함 하나를 드리더라도 한두 마디 덧붙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유일한 정당임을 알립니다. 그 외에는 장소가 허락하면 가능한 연설을 하고요.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으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음을, 쉼과 휴식, 탄소를 흡수하는 자연을 잘 지켜야함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 녹색당은 어떤 당인가요? 자랑할 만한 부분을 이야기 한다면요?
"녹색당은 녹색이라는 이름 때문에 생태 정당이라고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맞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에는 페미니즘 정당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맞습니다. 시대에 따라 특정 부분이 드러나는 것이지 다른 하나가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녹색당 당가에서처럼 함께 웃고 함께 기쁜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 그러기 위해서 노동시간을 이야기해야 하고, 탈핵을 이야기하고, 기후정의를 이야기하고,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 차별금지법을 이야기하고, 동물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게 잘 되고 있지 않죠. 그래서 지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는데요. 녹색당의 가장 큰 자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폭력과 평화의 힘을 믿으며, 우애와 낙관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그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팔공산과 가까운 동구는 팔공구라고 불릴 정도로 자연과 친하다. 동구 봉무동 메타세콰이아 나무길와 녹색당이 어울린다. ⓒ 정수근
- 대구 동구는 어떤 동네인가요?
"동구는 (지역명을) 팔공구라고 바꾸자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팔공산의 대부분이 포함된 지역인데요. 우리 지역구 내로만 본다고 해도 팔공산뿐만이 아니라, 동화천, 불로천, 금호강을 끼고 있는 자연과 잘 어우러진 곳입니다. 도동 측백나무숲이 천연기념물 1호로 등재되어 있고요. 대구의 기념물 1호인 신숭겸 장군 유적지도 저희 지역구 내에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사과가 더 재배되지 않는 대구인데, 동구 도평동에는 사과재배지가 유일하게 남아있습니다. 불로 5일장이 아주 크게 열리고요. 아직 전통과 시골정치가 남아있는 곳이지요. 이런 곳에서 제로웨이스트샵 같은 거 해보고 싶네요.(웃음)"
- 두 아이의 엄마이자, 녹색당 사무처장으로서 사회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자랑하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선거운동하면서 연설을 하려니 자랑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때 하는 말들을 해보자면... '직업이 정당인이라 정치를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정책을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그래서 동네 구의원으로는 유능한 전문가입니다'이고 구의원 후보로서 말고, 생활인으로서 자랑을 해본다면 성실하고 정직한 편입니다. 그리고 열정적이라는 평을 많이 듣습니다. 아주 구의원으로서 제격 아닙니까?"
▲ 기호4번을 선택해달라. 동구가 바뀐다. ⓒ 정수근
- 당선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정말 알 수가 없는데요. 예비후보 기간까지 포함하면 선거운동을 한 지 이제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지역구도 넓고 해서 녹색당과 장정희를 알리는 게 쉽지 않네요. 현재로서는 쉽지 않지만, 남은 3일을 바짝하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남은 3일은 거의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 "녹색당을 찍으면 사표다"라고 주장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녹색당의 표는 내일의 녹색당을 위해 살아있는 표입니다.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소중한 한표를 부탁드립니다."
▲ 녹색당 장정희 후보는 낙동강 재자연화운동과 녹조로부터 안전한 급식을 위한 연대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 정수근
- 낙동강 녹조가 심각하다. 녹조 독으로 농작물 오염까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당연히 강물이 흐르게 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는 학교급식 재료를 검사하여 일단 식용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방사능과 가습기 살균제와 미세먼지가 이토록 몸에 해로운지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나중에 대처하면 늦습니다. 제가 구의원이 되면 친환경급식조례를 제정하여 녹조 독이 섭취되는 것을 막겠습니다."
- 동구 유권자들에 마지막 호소를 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무엇이 우리의 내일을 행복하게 해줄 것인가 잘 생각해보시고 판단해주십시오. 그리고 3등까지 당선되니까 걱정말고 4번 장정희에게 투표해주십시오. 여러분이 한 표 한 표를 모아주셔야 당선될 수 있습니다."
▲ 정정희 후보가 지지자들과 횡단보도에서 피케팅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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