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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투표율 50.9%... 지지층 결집 실패·2030 외면 때문?

[6.1 지방선거] 4년 전보다 9.3%p 하락한 50.9%로 마감... "여야에 실망한 2030 이탈" 분석

등록|2022.06.01 22:24 수정|2022.06.01 22:29

▲ 1일 오후 서울 중구 중구문화원에 마련된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50.9%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6.1 지방선거의 최종 투표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집계 현황에 따르면, 1일 오후 7시 30분 현재 전체 유권자 4430만3449명 가운데 2256만776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에 따른 최종 투표율은 50.9%,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최종 투표율(60.2%)에 비하면 9.3%p 떨어졌다.

앞서 사전투표를 실시했던 역대 지방선거(2014년·2018년) 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사전투표율(20.62%)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2002년 지방선거(48.8%)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그쳤다.

지방선거로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았다는 점에서 2017년 대선과 2018년 총선 당시 횡행했던 '사전투표는 조작된다'는 식의 부정투표 음모론은 상당히 불식된 걸로 보인다. 오히려 많은 유권자들이 지난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때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를 적극 이용하는 양상이다.

사전투표 참여는 선거일 이전에 표심을 이미 정한 유권자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정치 고관심층 및 핵심 지지층의 참여가 높다. 사전투표율이 높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 정당 핵심 지지층은 결집했지만, 이보다 정치에 관심이 덜한 유권자들이나 부동층의 투표 적극성이 떨어져 낮은 최종 투표율로 이어진 걸로 보인다.

"40대와 60대 이상의 대결 구도, 민주당 선전하기 어려웠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낮은 최종 투표율의 원인을 2030세대의 이탈 그리고 지지층 결집 실패로 꼽았다.

그는 이날(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체로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국회의원 선거와 비교할 때 투표율이 낮은 편이었다. 주요 정당의 '텃밭'인 영·호남의 투표율이 확연히 하락하기 때문"이라며 "거기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선 20·30대가 딱히 투표를 해야 할 동기가 없는 것 같다. 20·30대의 투표율은 30%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투표율에 대한 엄 소장의 진단.

"이번 선거는 지난 4년 간의 지방자치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3월 9일 대선 후 약 석달 간의 정치권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20·30대는 여야 모두에 실망한 셈이다. 그래서 탈이념·탈진영 성향을 보이면서 정치 무관심화 되고 있는 중이다. 대선 때도 그나마 (20·30대의) 투표 유인 동기가 있었지만 60% 중후반대로 투표율이 많이 떨어졌다. (민주당·국민의힘) 양당 지지층의 결집도 제대로 안 됐다고 본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지지층 결집 실패와 2030세대의 이탈은 곧 KBS·MBC·SBS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민주당의 패배 예측과 맞닿아 있다(관련기사 : 방송3사 출구 조사, 호남·제주 빼고 10곳 국민의힘 압승 http://omn.kr/1z75r ).

엄경영 소장은 2030세대가 투표에 나서지 않으면서 '40대(민주당) 대 60대 이상(국민의힘)'의 선거구도가 형성된 데다 40대의 '숫자'와 '투표 의지'가 60대 이상보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선전하기는 어려웠다는 견해를 밝혔다.

"40대 유권자 비중이 18.4%,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이 29.8%(60대 16.4% + 70대 이상 13.5%) 정도 된다. 그러니 투표율이 낮더라도 60대 이상이 버티고 있는 국민의힘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5월 20일 발표한 '지방선거 관심도 및 투표참여 의향 등에 관한 1차 여론조사 결과'에서 40대의 적극 투표참여 의향(78.9%)은 60대(85.3%)와 70세 이상(80.6%)보다 낮았다. 이러한 격차는 중앙선관위에서 같은 달 27일 발표한 2차 여론조사 결과에서 더 벌어졌다. 2차 조사 때 40대의 적극 투표참여 의향(71.8%)은 하락한 반면, 60대(85.3%)와 70세 이상(88.7%)의 적극 투표참여 의향은 변화 없거나 상승했다.

엄 소장은 '50대는 세대별로 유권자 비중(19.6%)이 가장 높지만, 여야 누구에게도 유리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 편'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엄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가장 어려웠을 때, 일본 수출 규제나 코로나19 위기 때, 50대가 정부·여당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사실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층은 아니다. 오히려 안정을 희구하는 성격이 있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실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이 지난 16~18일 시행한 5월 3주차 전국지표조사 때 50대의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국민의힘 28% - 민주당 39%)와는 정반대로 뒤집힌 셈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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