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의원 모시기 힘들었다, 이젠 여수시민 모신다"
[6.1 지방선거] 정기명 민주당 여수시장 당선인... "시 정부 소통부재 평가 많이 들어, 소통 중시"
▲ 정기명 더불어민주당 여수시장 후보가 지난 1일 개표 당시 여수시장 당선이 확정되자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병종
"제일 우선은 '여수시민'을 잘 모시는 것"
여수시장 당선인 정기명(60) 변호사는 최근 여수MBC 당선인 인터뷰 방송에서 "여수는 국회의원 두 분 '모시기'가 참 힘들었다"라고 언급했다.
"저는 당선됐으니 이제 여수시민의 시장입니다. 저는 '시민'을 잘 모셔야 합니다. 시장으로서 두 분 국회의원과도 물론 소통하겠지만, 저는 제일 먼저 여수시민을 잘 모시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일부에서는 저를 보고 '두 분 국회의원 사이에 샌드위치로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느냐'고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변호사와 지역사회 여러 활동을 하면서 시민들이 보고 느낀 게 그간 부드러운 이미지만을 생각해서 하시는 말씀이라고 봅니다. 저는 부드러운 가운데 묵묵히 꾸준히 한다면 하는 스타일입니다.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국회의원이 두 명 모시기가 힘들었다는 말은 '모시는 상전이 둘'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여수시민들은 이런 고백을 '솔직한 표현'으로 받아들인다. 지역 정치권의 꼬인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순천시장과 광양시장을 무소속에 내준 민주당에선 상당한 잡음이 일고 있다. 민주당이 비난받고 욕 먹는 이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권력독점에서 오는 폐해 때문인데 여수도 예외는 아니다. 이를 어떻게 잘 극복할지 정기명 당선인의 대응이 관심사다.
한 여수시 전직 공직자도 "정기명 당선인이 여수시장 직무를 잘 수행하려면 확실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 점은 걱정이 된다"라며 "왜냐면 이번에 전라남도 내 투표율 중 여수가 가장 낮았다. 이건 '내가 투표를 안 해도 될 사람이 될 거고, 지지하지도 않으니 투표도 안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정기명 당선인이 유능한 리더십으로 당선됐다기보다는, 민주당의 지원과 전임 시장에 대한 반발심으로 시장에 당선된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0%대 득표율, 그러나 압도적이지 않다
▲ 당선 후 지난 2일 여수자산공원 충혼탑에서 참배하는 정기명 여수시장 당선인. ⓒ 오병종
정기명 당선인은 72.21%(7만6504표)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투표율은 46.1%였다. 전남 최하위다. 어림잡아 계산하면 정기명 당선인은 50% 미만의 지지를 얻은 셈이라 '압도적'이라고 볼 수 없다. 게다가 민주당 지지도 역시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리더십' 문제에 대해 정 당선인은 '소통'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제부터 우리 여수는 100년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2026년 여수 세계 섬 박람회를 멋지게 성공시키고, 2028년에는 유엔 기후변화당사국 총회 COP33도 반드시 유치해 여수를 명실상부한 남해안권 거점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또한, 전남 제1의 도시 자리도 반드시 되찾을 것입니다. 누구하고 합니까? 시민들과 같이 갈겁니다.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도 듣겠습니다.
이를 위해 당장은 분열된 지역 민심을 일단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화합되고 단합된 하나 된 힘으로 '살기 좋은 여수, 시민이 행복한 여수'라는 공동목표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여수시민들께서 하나 된 마음으로 저력을 발휘한다면 전남 제1의 도시에 걸맞게 여수 100년 미래의 디딤돌을 놀 수있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첫째가 소통입니다. 선거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시 정부의 소통부재'였습니다. 시의회와 관계를 개선하고, 정치인들과도 개선하고 많이 소통할 것입니다."
"관료주의나 무사안일, 보신주의 행정 안 할 것"
여수시장이 여수시민들과 충분한 소통이 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선거 기간 중에 수없이 들었다는 정기명 당선인은 시장 업무 중심 키워드도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시민과 대화'를 가지면서 각본이나 순번 없이 '만민공동회' 형식으로 허심탄회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것이고요. 의회와 소통, 언론과 소통, 공무원들과의 소통 등 모두 중시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이번에 선거하면서 시민 여론 중에 지금까지 여수시정에 대해 '관료주의'라는 평가를 많이 들었습니다.
크게 잘못한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과감히 (정책을) 진행해 여수 발전에 디딤돌이 될만한 것이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무미건조했다는 거죠. 저는 제도권 안에서는 이장도 해보지 않았을 정도로 관료체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관료주의의 무사안일이나 보신주의 행정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감하게 진행할 일은 해나가야죠. 제가 밖에서 보고 느낀 것이 많습니다. 그때는 구경꾼이었죠. 구경만 하지 않고 시장이 됐으니 이제 제 추진력도 보여줄 생각입니다."
우선 당장은 인수위 구성이 눈앞이다. 민선 8기 정기명호 출범을 도울 인수위원회 구성에 관심이 높다. 이번 민선 8기 인수위원회는 지난 3월 마련된 '여수시장직 인수위원회 운영에 관한 조례안'에 근거한 조직이어서 내실있게 운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오는 9일쯤 명단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인선은 "고민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아무래도 시정 방향을 가늠할 리트머스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는 "곧 인수위 명단을 발표해서 인수위구성이 순조롭게 진척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3월 마련된 여수시 조례에 의거 인수위 9일쯤 구성
새로 마련된 조례에 따르면 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1명을 포함해 당선인이 정하는 인원으로 남녀 비슷하게 구성한다. 인수위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여수시로부터 사무실, 비품, 통신서비스 및 차량 등 필요한 지원을 받는다. 필요시 자료·정보 또는 의견의 제출 등 필요한 협조를 시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인수위는 민선 8기 출범에 앞서 여수시의 조직·기능, 예산현황 파악, 정책 공약 수립·확정 등을 담당한다. 민선 8기 정기명호가 나아가야 할 4년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 선거운동 당시 정기명 후보의 모습. ⓒ 오병종
마지막으로 정기명 당선인은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두는 시정을 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들이 '여수는 재선시장이 안 나온다'라는 프레임을 극복하려다 가 너무 차기 선거만 신경쓰는 게 되레 독이 됐다는 진단이다. 여수시민 대표인 만큼 시민을 우선으로 둔다고 거듭 강조했다.
"재선하려다 오히려 꼬이고 시정방향이 왜곡된다고 봅니다. 그러면 지지를 안하게 되고 또 재선이 어려웠다고 봅니다. 저는 역대 시장들이 자기 임기도 제대로 못하면서 재선을 염두에 두다 보니 재선 시장이 안나왔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재선 안하니까 맘대로 시정을 펼치겠단 뜻은 아니고요, 다음 선거에 표 얻겠다고 정치공학적으로 시정을 펼치진 않겠다는 뜻입니다.
한 번만 하더라도 여수시민들만 보고, 여수의 미래만 보고 갈 겁니다. 계속 이어온 시정 구호 얼마나 좋습니까? 저는 '살기 좋은 여수, 시민이 행복한 여수'라는 목표를 향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여수시민 대표 정기명입니다. 저 정기명을 잘 지켜봐주시고 많은 협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남복지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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