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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기다린 범어 그린피아 재건축, 또 한 번 꼬이나?

재건축 승인 후 행정절차 진행하다가 4월 시공사 계약 해지

등록|2022.06.09 17:14 수정|2022.06.09 17:14
 

▲ 범어 그린피아아파트 전경. ⓒ 양산시민신문 엄아현


재건축이 확정돼 행정절차를 진행하던 범어 그린피아아파트가 갑작스러운 시공사 계약 해지로 또다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전 조합 임원들은 현 조합의 무리한 공사비 인하 요구 탓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현 조합은 시공사의 반복적인 사업 지연의 발목잡기 횡포가 계약 해지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물금읍 범어리 그린피아아파트는 1992년 양산시가 근로자복지아파트 용도로 건설했다. 입주 직후부터 하자가 발생했지만, 당시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문제 해결이 어려웠다.

시행사인 양산시가 재건축을 위해 보증회사를 상대로 100억원 규모 부실시공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002년 6억5천만원 배상 판결로 종결돼 재건축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입주민들이 양산시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나긴 갈등 끝에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7년 만인 2019년 '재건축' 승인을 받게 됐다. 지하 3층, 지상 25층, 453세대 규모로, 이 가운데 155세대는 일반분양이다.

현재 재건축을 위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은 데 이어, 사실상 재건축 마지막 절차인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접수해 심의 중이다. 하지만 2018년 가계약을 맺은 시공사와 지난 4월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가 결정되면서 사업이 또다시 지연되고 있다.
 

▲ 기자회견 중인 박시흠 전 조합장. ⓒ 양산시민신문 엄아현


이에 전 조합장을 포함한 전 조합 임원 5명이 7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 조합측의 무리한 공사비 인하 요구를 거부하는 시공사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착공이 1년 이상 지연되는 등 재건축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시흠 전 조합장은 "지난해 3월 새로 구성한 현 조합이 이미 합의한 공사비 인하를 무리하게 요구할 뿐 아니라 철거업체·분양 관련 업체 선정권과 고재환수비 조합귀속권 등 과다한 요구로 협의가 지연되고 급기야 계약 해지라는 강수까지 뒀다"며 "이에 시공사측이 그동안 운영비 등 20여억 원 상당을 반환받기 위해 조합 공금 통장에 대한 가압류와 전임 조합 임원 5명을 상대로 개인 재산을 가압류하는 등 법적 조처를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마정락 현 조합장과 임원들은 "전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도급계약이 조합원에게 매우 불리한 독소조항이 많아 성공적인 재건축을 위해서는 계약 수정이 불가피했다"며 "8개월여간 힘든 협상 과정을 통해 공사비 등을 합의하고 본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시공사측에서 갑자기 '공사금액 협의 내용 파기 통보'를 해와 더는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에 계약 해지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지난 7일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에 2개 업체가 응찰했고, 오는 26일 총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 최종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시공사 계약 해지로 사업이 다소 늦어진 감은 있지만, 새 시공사 선정을 통해 브랜드 고급화는 물론 자산가치 향상 등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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