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빅3' 프·독·이 정상, 우크라 방문해 'EU 가입' 지지
젤렌스키와 공동 회견... 우크라에 계속적 무기 지원도 약속
▲ 프랑스·독일·이탈리아·루마니아·우크라이나 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프랑스·독일·이탈리아·루마니아 유럽 4개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4개국 정상들은 1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155㎜ 세자르 자주포 12문 외에 추가로 6문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화 채널을 계속 열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가족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갖고 이곳에 왔다"라며 "지금까지 무기 공급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왔으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오는 26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했다. 다만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내가 이곳에 온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좋겠지만, 우크라이나의 의지와 동떨어진 외교적 해결책은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4개국 정상들의 방문은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러시아의 침공은 유럽 전역에 대한 공격이며, 단결된 행동만이 이를 막아낼 수 있다"라고 호소했다.
우크라 지원 시들해졌다는 우려 불식시켜
4개국 정상들의 방문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시들해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는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금 및 무기 지원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EU를 대표하는 3대 경제 대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 난민을 대거 받아들인 루마니아가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해 지지를 표명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미국도 전날 곡사포와 해안 방어시스템 등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무기 지원 계획을 추가로 발표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를 돕는 서방의 의지가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이번 4개국 정상들의 방문은 꽤 상징적인 무게를 지닌다"라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 숄츠 총리, 드라기 총리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공한 특별 야간열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이동했다. 루마니아의 클라우스 요하네스 대통령은 별도의 열차로 합류했다.
또한 4개국 정상이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면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하고 나흘만인 지난 2월 28일 EU 가입 신청을 했다.
EU 정상회의, 우크라 '후보국 지위' 부여 논의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 8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EU 가입에 필요한 질문지를 직접 전달했고, 우크라이나는 열흘 뒤 질문지 작성을 완성해 제출했다.
우크라이나는 오는 23∼24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승인하면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고 정식 가입을 위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정식으로 EU 회원국이 되려면 사회 및 경제 구조 등과 관련한 EU의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모든 절차가 완료되려면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과 같다며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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