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 스테인글라스 ⓒ 용인시민신문
매일 아침이 참 신선하다. 나뭇잎들은 하루가 다르게 그 색이 짙어지고, 바람은 그 사이를 지나다니며 나뭇잎들을 잠시도 가만두지 않는다. 바람과 나뭇잎이 부딪치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나뭇잎의 춤사위에 마음도 덩달아 춤춘다. 아침부터 수업 준비로 분주하다. 집에서 꽤 먼 초등학교 수업을 하러 가는 날이었다. 일주일 내내 어떻게 수업할지 고민했다. 수업 날 아침 즐거운 긴장감이 계속되었다. 일찍 가서 준비물을 확인하고 수업할 장소를 둘러봐야 했다.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잎들은 물을 공기 중으로 내보내고, 이 물이 공기 중의 열을 빼앗아 숲이 더 시원해진다. 바람과 햇빛과 온도가 높은 곳의 나뭇잎에 비닐봉투를 씌워 수업이 끝날 때쯤 관찰하기로 했다.
▲ 나뭇잎 빙고 게임 ⓒ 용인시민신문
나뭇잎들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나무마다 나뭇잎은 생김새가 다르다. 길쭉한 잎, 동그란 잎, 심장 모양의 잎, 짝궁뎅이 잎, 가장자리가 매끈한 잎, 톱니처럼 가장자리가 뾰족한 잎, 결각이 큰 잎 등 100가지 종류의 나무가 있다면 잎 모양도 100가지이다.
나뭇잎 빙고 놀이로 소개한 나뭇잎들을 숲에서 찾아보는 놀이로 수업을 진행했다. 쉽지 않을 것 같았던 4빙고까지 친구들은 거뜬히 해냈다.
그럼 이제 작품 활동을 할 시간이다. 그날 소개한 나뭇잎 중에서 마음에 드는 나뭇잎을 하나씩 고르게 했다. 고른 나뭇잎을 OHP 필름지 위에 따라 그렸다. 잎 가장자리 톱니 모양도, 잎맥도 자세히 따라 그렸다. 잎자루도 자세히 그렸다.
▲ 증산작용 실험 ⓒ 용인시민신문
다 그린 잎은 여러 가지 색으로 색칠했다. 도깨비처럼 생긴 나뭇잎으로 소개된 개암나무 잎은 도깨비처럼 뿔이 달렸다. 복엽 잎들은 언제 다 색칠할지. 각자 자신의 개성대로 칠한 나뭇잎들은 햇빛에 비추어 봤다. 비친 그림자는 정말 아름다웠다.
수업시간이 끝나갔다. 묶어놓았던 나뭇잎을 확인해 볼 시간이었다. 수업 날은 증산작용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 비닐봉투에 습기가 찰 정도의 물기만 있었다. 친구들은 점심을 먹으러 갈 시간이었다.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다음 수업은 더 재밌고 기억에 남을 수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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