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두 소녀의 만남… 홍성청소년들의 영화 제작기
학교 생활 틈틈이 영화 <1380 소녀 아리랑> 제작... "위안부 슬픔 알리기 위해"
▲ 홍성 지역 청소년들이 위안부를 소재로 영화 <1380 소녀아리랑>을 제작해 화제가 되고있다. '진아'역에는 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강연아 학생(오른쪽)이, '영애'역에는 연극배우로 활발이 활동 중인 김태리(왼쪽)배우가 맡았다. ⓒ 영화 '소녀 아리랑' 갈무리
충남 홍성 지역 청소년들이 영화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청소년들은 모두 홍성에 거주하는 중·고등학생들로, 학교생활 틈틈이 주말을 이용해 영화제작에 참여했다.
이들이 제작한 영화 <1380 소녀아리랑>은 부모에게 버려져 위탁가정에 맡겨진 13세 소녀와 위안부였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려진 채 오랜 세월 아픔을 삭이고 살아야만 했던 80세 할머니의 이야기다. 가족에게 버려진 두 사람이 만나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영화다. 연극 <나비, 꿈, 소녀 그리다> 작품을 각색했다.
이에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충남지회와 한국연극협회 홍성군지부, 청운대 영화미술과 학생들이 도움에 나섰고, 이후 청소년들의 영화 제작은 탄력을 받았다.
김수민 한국연극협회 부지부장은 영화제작 내내 이들과 함께하며 시나리오와 연기지도 등 감독을 자처했다. 노보성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홍성지부장은 1시간짜리 연극을 20분 분량으로 시나리오를 각색했다.
청소년들의 영화는 홍성군문화 특화사업단의 누구나 기획자 공모 사업에 이정빈 나빌레라 기획자의 '나도 영화감독'이 선정되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같은 노력에 김수민 감독은 지난 18일 열린 '제8회 여주 남한강 단편영화제'에서 <1380 소녀아리랑>으로 우수감독상을 받았다.
▲ 홍성 지역 청소년들이 위안부를 소재로 영화 '1380 소녀아리랑'을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는 오는 7월 29일 울산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제5회 울산 단편영화제에서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 노보성 제공
김 감독은 지난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참여했던 지역 청소년들과 땀 흘려준 배우,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며 "지역 예술인들과 학생들에게 영화제작 기회를 준 홍성군문화특화사업단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잊지 말아야 할 아픔의 역사를 계속 잘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다양한 창작활동이 청소년들에게 꾸준히 지원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주인공 '진아'역을 맡은 강연아 학생은 "아픈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지역에서 연기자의 꿈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을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주인공 '영애'역을 맡은 김태리 배우는 "김수미 감독은 6년 동안 위안부와 역사를 연극을 통해 알려온 감독"이라며 "영화를 통해 김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들과 영화 작업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단편영화 <1380 소녀 아리랑>은 오는 7월 29일 울산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제5회 울산 단편영화제'에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이 영화제는 모두 696편이 출품된 가운데 47편만이 본선에 진출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