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 1m 철판에 스스로 몸을 가둔 남자의 호소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요구하며 파업... "몇년새 실질임금 30% 깎여"
▲ 대우조선해양 한 하청노동자가 가로세로높이 1미터 크기의 철판을 만들어 그 안에 스스로 몸을 가둔 채 농성하고 있다. ⓒ 금속노조
22일 대우조선해양의 한 하청노동자가 경남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 탱크탑 바닥에 철판을 용접해 스스로 몸을 가두고 농성에 들어갔다. 철판은 가로 1m, 세로 1m, 높이 1m로 설 수도 없는 크기다. 하청노동자는 철판 사이로 다리와 손을 내놓고 '생지옥 대우조선(해양),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동지들,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우리뿐만 아니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의 모든 하청 노동자들이 지옥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단결해 싸워야 합니다."
▲ 하청 노동자들이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 VLCC 5495호선 탱크탑 스트링거 고공 끝장농성 ⓒ 금속노조
거통고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2일부터 파업 중이다. 이들은 "조선경기 불황으로 최근 5~6년 사이 하청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이 30% 정도 하락했다. 임금 삭감에다 상여금이 일방적으로 깎이는 실정이었다"며 "임금 30% 인상 요구는 그동안 하락된 임금에 대한 원상 회복을 해달라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경찰력 투입 말고 하청노동자 임금인상해야"
거통고하청지회는 이날 낸 자료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경찰병력 투입 읍소 말고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요구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다. 대우조선해양 하청협력사 대표들은 하루 전날인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과 공권력, 대통령은 노조 활동을 가장해 자행하는 불법파업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말고 즉시 개입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 VLCC 5495호선 탱크탑 스트링거 고공 끝장농성 ⓒ 금속노조
거통고하청지회는 "하청노동자 임금 30% 인상 요구에 대우조선해양(사내협력사)은 결국 윤석열 정부에 읍소해 경찰을 동원해 폭력 진압을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이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요구를 외면하고 끝내 폭력으로 진압하려고만 한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끝장 투쟁을 할 것"이라며 "하청노동자들이 이렇게 끝장 농성을 선택한 건 대우조선해양의 의도대로 하청노동자끼리 충돌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업 노동자를 보호하고 같은 하청노동자들끼리 충돌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그동안 진행해온 8개 거점 농성이 아닌, 고공에서 쇠창살 안에서 스스로를 가두고 버티는 끝장 농성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문제의 핵심이 파업 노동자들의 불법 행위에 있는 것처럼 주장한다. 그러나 수주대박에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20~30년을 일한 숙련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는 현실을 만든 하청노동자의 저임금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또 "그런에도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 뒤에 숨어 그동안 빼앗긴 임금을 회복해달라는 하청노동자의 요구에 단 한 번도 응답하지 않았다"며 "오직 하청노동자 임금인상 투쟁을 진압하고 박멸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거통고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이 끝내 하청노동자 임금인상을 외면하고 경찰병력 투입에만 골몰하고, 윤석열정부마저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외면한 채 산업현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하더라도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의연하게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도크 내 농성과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거통조하청지회가 일부 도장 작업 구역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배를 진수하지 못하게 핵심 부분만 골라 투쟁하는 측면이 있다. 빠른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영상] 가로세로 1m 철판... 스스로 몸을 가둔 남자의 호소22일 대우조선해양의 한 하청노동자가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 탱크탑 바닥에 철판을 용접해 스스로 몸을 가두고 농성에 들어갔다. 철판은 가로 1m, 세로 1m, 높이 1m로 설 수도 없는 크기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는 철판 사이로 다리와 손을 내놓고 '생지옥 대우조선(해양),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20~30년을 일한 숙련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받는 현실을 만든 하청노동자의 저임금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30% 인상 요구했다. 사진-영상 제공: 금속노조/ 편집 김혜리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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