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끼는 중간에 산만해졌지만, 거북이는 해야할 일만 했습니다. ⓒ 셔터스톡
여러분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아실겁니다. 어릴 때 누구나 한번씩 들었던 이솝 우화입니다. 그래도 모르는 분을 위해서 요약해보겠습니다. 옛날 옛적에 토끼와 거북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토끼는 매우 빠르고, 거북이는 너무 느립니다. 어느 날 토끼가 거북이한테 느림보라고 놀려대자,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제안했습니다. 경주를 시작한 토끼는 거북이가 한참 뒤쳐진 것을 보고, 나무그늘에 앉아서 낮잠을 잡니다. 그러는 동안 거북이는 토끼를 추월합니다. 문득 잠에서 깬 토끼는 추월당한 걸 깨닫고, 뛰어보지만 거북이가 결국 승리합니다.
보통 이 이야기에서 느려도 꾸준히 노력해서 성공하라는 교훈을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우리의 인생을 봅니다. 우리 인생도 이렇지 않나요? 우리는 모두 어디론가 가기 위한 경주를 하고 있습니다. 명상과 같은 영적 수행을 할 때 우릴 막는 어떤 게 있습니다. 우리 모두 토끼가 했던 그런 걸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길을 잃거나 같은 자리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선(禪) 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지식은 우리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말해줍니다. "그걸 하지 말아라", "다리를 풀지 말아라", "이런 이런 계율을 어기지 말아라", "너무 많이 읽지 말아라" 등 그런 게 지침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게 우릴 흐트러뜨리기 때문입니다. 책으로는 그런 걸 가르쳐줄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뭔가 잘못하고 있어서 정체하는데, 한 개의 지침이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따라, 그 사람의 단계에 따라 특정한 지침이 필요합니다.
예로 어떤 이는 수행에 뚜렷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계속 진전하고 싶은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겁니다. 반면에 또 다른 이는 진전에 대한 잘못된 집착이 있습니다. 진전에 너무 매달려서 다른 이가 자신의 진전을 방해한다고 말합니다. 그 사람에겐 목표는 잊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말라고 말해줍니다. 다른 이에게 양보하라고 합니다.
미국의 선(禪)도 중국과 똑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수행은 직지인심(直指人心), 즉 마음을 곧장 가리키는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은 늘 마음 밖을 향해 달립니다. 선의 기본은 지금 당장 어떤 마음인지 스스로 돌이켜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립문자(不立文字), 즉 문자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뛰어난 스승은 어려운 문자를 쓰지 않고도 여러분을 아라한에 도달시킬 수 있습니다. 그게 선의 훈련입니다. 선의 핵심은 우리의 마음을 가리키는 법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본성 즉 참된 불성을 보게 도와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명상을 강조합니다. 여러분의 삼매(잡념을 떠나 한 대상에만 집중하는 경지)가 자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덜 아프고 싶다면, 선정을 늘려야 합니다. 그렇게 간단합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 "내가 사는 내내 뭘 했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도 출가 후 몸과 마음이 많이 괴로웠지만, 지금에서야 스승님께 더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내 자신에 대한 걱정이나 생각은 줄이고, 다른 이를 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을 돕기 위해 명상을 가르칩니다. 스승님께서 해주셨던 것처럼 저도 여러분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더 많은 이를 도울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타인을 도우려면 힘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좋은 의도만으로 타인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수행을 통해서 힘과 지혜를 얻고, 타인을 도울 수 있게 된다면 거기서 참된 행복을 얻게 될 것입니다.
▲ 보라선원 불교 명상반수행을 통해서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 현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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