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창룡 경찰청장 사표수리 보류... "법절차 따라 처리"
대통령실 안팎서 '부적절 처신' 지적... "민주당 위한 '충견' 노릇" 격앙도
▲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오전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사의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표 수리를 보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로 출국하는 만큼 사표를 즉시 수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법 절차에 따르겠다는 것은 김 청장이 사표를 내면 그가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거나 징계 심사에 계류 중인지 등을 조회한 뒤 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김 청장이 임기 만료를 27일 앞둔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보고를 사전에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청장은 예상대로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 공식 라인을 통해 의원면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김 청장이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경찰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자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시작되는 날 오전부터 치안 총수가 예고도 없이 옷을 벗겠다고 나서 심각한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선 김 청장이 "마지막까지 전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충견'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임 정권의 부패 수사를 무마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 경찰의 중립성, 독립성을 운운하며 사의를 표명했는데,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김 청장을 겨냥, "재임 동안 터져 나온 문재인 정권 관련 수많은 의혹 사건에 대해 손을 놓고 있던 경찰 총수 아니었나"라며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첫 정상 외교 일정으로 국내를 비우게 되는데 최고 치안 책임자가 불쑥 사의 표명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귀국 전에 김 청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관련 기사: '경찰국 파동'에 임기 26일 남긴 경찰청장, 물러나다 http://omn.kr/1zj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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