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나토행... "한미일 정상회담 반대"
전국 곳곳 반대 기자회견, 부산은 29일 규탄 집회 예고
▲ 스페인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내외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4년여 만에 열린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첫 삼자 정상 간 대면이다. 한반도 안보와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27일 밤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 선 윤 대통령은 3박 5일 동안 네덜란드·덴마크·폴란드 등과의 양자회담 등을 소화한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은 개최되지 않을 전망이다. 약식 회동 가능성도 나왔지만, 일본과 조율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내 극우 매체인 산케이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한국 탓'을 꺼내 들었다. 과거사 배상 판결과 독도 문제로 정상회담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한미일 정상회담 예고를 규탄하며 28일 부산시 동구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뒤편에 '친일 청산'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 오마이뉴스
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는 "일본 총리와 상면도 하지 말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의 전쟁범죄 상징물 앞에서 29일 기자회견을 연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는 "사죄 배상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라며 "현재까지 태도로 볼 때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무원칙한 한일관계 개선도 먼저 구걸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외교관계에 대해선 실리적 입장을 촉구했다. 노동자상건립특위는 "대중국 견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부담을 전가하려는 미국의 요구가 뻔히 예상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나라의 평화와 주권을 스스로 위협에 빠뜨리는 자해적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29일 낮 같은 장소에서 '친일매국 세력 규탄, 한미일 정상회담 반대 집회'도 예고했다. 특위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일본 총리와는 만나선 안 되며 당장 스페인에서 돌아와야 한다"라며 "그대로 회의를 진행한다면 이를 규탄하는 수요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민중행동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냉전 대결을 격화시키는 행위"라며 윤 대통령의 나토 참석을 규탄했다. 참석자들은 "나토의 대중국·대러시아 압박 및 견제에 동참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한국의 경제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하루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참여연대, 겨레하나 등 다른 시민단체 역시 "군사적 긴장을 부르는 동맹에 가담하기 위해 유럽까지 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윤 대통령의 나토행,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판했다.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정상회의 참가를 규탄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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