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국대 될래요" "연습도 즐거워요"... 순창초 바꾼 '이것'

교사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해요"... 전국대회서 남녀 동반 은메달, 순창초 소프트테니스 선수단

등록|2022.07.04 09:46 수정|2022.07.04 09:46

▲ 오른쪽 위쪽부터 왼쪽으로 지도자 김옥임, 김태린(3학년), 서연준·조현지·박연화·서범수(6), 김예은(5), 이윤석·설태혁(6), 아래 왼쪽부터 최윤아(5), 최서후(4), 정시향(6), 심수연(5), 오태훈(2), 장지성(3). 괄호는 학년. ⓒ 최육상


전북 순창군에 위치한 순창초등학교(교장 이성은)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이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경북 구미 등지에서 열린 '제5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남초부·여초부 동반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 6월 25일 오전 10시, 순창초등학교 교정에 자리한 소프트테니스 훈련장을 찾아갔다. 학생들은 무더운 날씨와 토요일임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각자 공 10개씩 받아서 친다. 모두 한 번씩 치고 나서 휴식할 거니까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훈련을 지도하던 김옥임 지도자는 학생들 한 명 한 명 동작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왼 손을 앞으로 좀 더 뻗으면서 쳐야지", "중심을 뒤에서부터 앞으로 자연스럽게 끌고 나오면서 쳐야 해", "준비 자세를 좀 더 낮춰야지" 등 맞춤형으로 지도하는 모습이었다.

초교 3~6학년 선수단 20명... "쉬는 시간 돼도 안 쉬고 싶어해요"

순창초 선수단은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20명이다. 남학생은 6학년 5명, 5학년 2명 여학생은 6학년 4명, 5학년 4명이고, 4학년 이하가 5명이다. 아직 선수단에는 속하지 않은 2학년 오태훈 학생은 "테니스는 한 달 배웠는데, 재미있어요"라며 웃었다.

김옥임 지도자에게 학생들이 언제 처음 테니스를 시작하는지 물었다.

"학생들이 보통 3~4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하는데, 3학년 때부터 시작하게 되면 성장하는 속도가 좀 더 빠르죠. 근데 운동 신경이 빠른 아이 같은 경우는 5학년 때 시작했는데 빨리 따라오고 습득하는 속도도 빨라요."

김 지도자는 순창교육지원청 소속으로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며 지금까지 12년 동안 순창초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다. 그가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은 특이하다.

"제가 수업을 통해서 선수를 발굴해요. 제가 담임선생님에게 체육 시간에 한 시간씩만 소프트테니스를 하게 요청 드려요. 담임선생님들이 아무리 신경을 써주신다 해도 학생들이 소질이 있는지 잘 모르시잖아요. 테니스 수업을 하다 보면 '아 내가 소질이 있겠구나', '재능이 있나 보구나' (싶은 순간이 오는데), 그러면 본인 의견을 제가 물어보고 그 다음에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서 결정하죠." 


선수단은 평일에도, 주말에도, 방학에도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을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은 만족해 할까.

"(연습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즐거워하고 재미있어 해요. 제가 혹시나 시간이 안 돼서 좀 자리를 비울 수도 있잖아요? 근데 쉬라고 하면 아이들이 안 쉬고 싶어 해요. 저희 연습장에 조명시설이 있어요. 해가 지면 집에 가야 되잖아요. 근데 아이들이 저한테 '한 시간만 더, 두 시간만 더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어요."
 

▲ 순창초등학교 소프트테니스 선수단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최육상

 
순창군 팔덕면 출신의 김 지도자는 "제가 처음 소프트테니스를 가르쳤던 초등학교 첫 제자가 어느덧 대학교 4학년이 됐다"며 "제가 여태까지 길러낸 제자가 50여 명 되는데, '제 아들딸이 순창에서 다 합치면 50명이 된다'고 농담 삼아 얘기한다"고 웃었다.

50년 전통이 넘는 순창초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이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비결은 무엇인지 그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정말 즐겁게 운동해요. 잘 가르쳐주셔서 항상 고맙다고 말하고요. 아이들하고 저하고 무엇보다 소통이 잘 돼요. 힘든 부분도 있을 건데 아이들이 제가 요구하는 거를 잘 따라와 주고, 저도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불편한 점이나 힘든 점을 해결해요. 운동하면서 그 과정에서 선후배 사이 끈끈한 정도 생겨나고요."


"공 넘길 때 쾌감이 느껴져요"

잠시 휴식을 취하던 6학년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 넘길 때마다 쾌감이 느껴져요.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면 정말 좋아요. 저는 국가대표가 된 후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서범수·남자 주장)

"3학년 2학기 때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리더십도 키울 수 있어서 주장을 맡았어요. 훌륭한 선수가 돼 실업팀에 가고 싶어요." (박연화·여자 주장)

"테니스를 하는 오빠를 데리러 왔다가 시작했어요. 예절도 배울 수 있고 체력도 기르고 그래서 좋아요. 실업팀에 제 이름이 남겨졌으면 좋겠어요." (정시향)

"3학년 때 시작했는데 엄마가 운동을 반대하셔서 잠깐 쉬었다가 5학년 때 다시 시작했어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코치 선생님이 열심히 알려주신 덕분이에요." (서연준)

"사촌 언니가 정구를 해서 시작했어요. 힘도 좀 생기고 다들 되게 밝아요. 국가대표 선수가 돼서 우리나라를 알렸으면 좋겠어요." (조현지)

"형이 먼저 테니스를 시작해서 따라 했어요. 테니스는 완전히 집중이 되는데 공부는 집중이 잘 안 돼요. 토요일, 일요일에도 훈련하는 게 즐거워요." (설태혁)


순창에선 소프트테니스가 인기 

올해 1월 24일 기준으로 전라북도순창교육지원청(교육장 김항윤)에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순창군내 초등학교 15곳의 학생 수는 896명이다. 중학교 7곳의 학생은 600명, 고등학교 3곳의 학생은 604명이다. 초중고 학생 수를 모두 더해도 2100명으로 대도시의 한 학교 인원밖에 안 된다.

요즘 순창군에서는 소프트테니스가 인기다. 순창군내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은 현재 순창초와 중앙초, 순창중, 순창여중, 순창제일고, 순창군청에 있다. 순창군내 초중고 선수단과 군청 선수단은 전국대회에서 우수상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군청에는 국가대표인 윤형욱 선수도 있다.

이날 만난 초등학생들은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이 있는 순창군내 상급학교로 계속 진학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순창초등학교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의 밝은 앞날을 기원해 본다.
 

▲ 순창초 소프트테니스 선수단이 훈련하는 연습장에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400년이 넘은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 최육상

 
덧붙이는 글 전북 순창군 주간신문 <열린순창> 6월 29일자에 보도된 내용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