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 찍었던 사람들'도 빠졌다... 윤 대통령 국정 부정평가 과반
[리얼미터-KSOI] 취임 50여일 만에 오차범위 밖 '데드크로스'... 보수층·고령층마저 하락세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대체 : 4일 낮 12시 50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취임 후 50%를 넘기고 오차범위 밖으로 긍정평가를 앞선 여론조사 결과들이 4일 나왔다. 참고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현상)'는 앞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지만 모두 오차범위 안 격차였다. 취임 50여 일만의 이례적인 지지율 하락 현상인 데다 통상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던 해외순방 효과도 상실된 결과라 '정부·여당이 민심의 경고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6.20~24) 대비 2.2%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2.5%p 상승했다. 이는 '매우 잘함' 응답층의 변화와 '매우 잘못함' 응답층의 변화와 유사하다. '매우 잘함' 응답은 전주 대비 2.0%p 하락한 반면, '매우 잘못함' 응답은 전주 대비 1.9%p 상승했다.
긍·부정평가 격차는 5.8%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p) 밖이다. 취임 이후 진행됐던 리얼미터 조사를 기준으로 한다면, 지난 6월 4주차 조사 때 처음 발생했던 오차범위 안의 '데드크로스'가 1주일 만에 오차범위 밖의 '데드크로스'로 이어진 셈이다.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1002명(응답률 6.1%)에게 무선(100%) 자동응답 전화조사를 진행한 결과도 비슷했다. 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2.8%, 부정평가는 51.9%로 나타났다. 그 외 의견을 유보한 응답은 5.4%였다.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6.24~25) 대비 4.0%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4.5% 상승했다. 긍·부정평가 격차는 9.1%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이다. 이 역시 리얼미터 조사와 마찬가지로 전주 조사 당시 오차범위 내 '데드크로스'가 오차범위 밖 '데드크로스'로 이어진 경우다. KSOI는 한달 전 조사(6.1 공표)와 비교할 때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20.2%p 앞섰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변화"라고 설명했다.
리얼미터에선 TK·50대의 이탈... KSOI에선 '대선 지지자'의 이탈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2.7.4 ⓒ 연합뉴스
리얼미터 조사의 특성별 응답자 변화를 보면, 대구·경북과 50대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대구·경북 지역의 긍정평가가 전주 조사 대비 6.9%p 하락한 57.3%(부정평가 35.4%)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긍정평가가 전주 조사 대비 0.4%p 하락한 47.8%(부정평가 46.3%)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셈.
50대의 긍정평가 낙폭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컸다. 50대의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7.1%p 하락한 37.8%(부정평가 58.9%)로 나타났다. 그 뒤는 30대(2.9%p▼, 40.7%→37.8%, 부정평가 57.9%), 60대(2.9%p▼, 59.4%→56.5%, 부정평가 38.3%), 70대 이상(1.0%p▼, 65.1%→64.1%, 부정평가 27.9%) 순이었다. 18·19세 포함 20대의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2.2%p 상승한 43.8%(부정평가 47.0%)를 기록했다.
KSOI 조사의 특성별 응답자 변화에서는, 대전·세종·충청 지역과 60대 이상의 긍정평가 낙폭이 컸다.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5.9%p 하락한 37.2%였고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14.1%p 상승한 57.1%였다. 그 다음으로 낙폭이 컸던 곳은 수도권이었다. 서울 지역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9.2%p 하락한 35.6%,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7.9%p 상승한 60.1%였다. 인천·경기 지역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4.3%p 하락한 42.1%,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7.0%p 상승한 52.2%였다. 반면, 대구·경북(0.2%p▲ 61.0% → 61.2%, 부정평가 34.8%)과 부산·울산·경남(2.1%p▲ 48.5% → 50.6%, 부정평가 44.9%)의 긍정평가는 소폭 상승했다.
연령별 응답자를 보면 전 연령대의 긍정평가가 하락했다. 그중에서도 60대 이상의 긍정평가가 전주 대비 6.3%p 하락하면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긍정 57.8% - 부정 37.4%). 그 뒤를 이은 낙폭 순서는 40대(4.5%p▼ 31.4% → 26.9%, 부정평가 67.3%), 18·19세 포함 20대(2.8%p▼ 40.7% → 37.9%, 부정평가 51.7%), 30대(2.4%p▼ 38.0% → 35.6%, 부정평가 62.5%), 50대(2.1%p▼ 46.7% → 44.6%, 부정평가 51.2%)였다.
특성별 응답자 변화를 통해 살펴 본 두 조사의 공통된 흐름은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과 이념성향별 중도층의 부정평가 상승세와 이념성향별 보수층의 이탈이다.
리얼미터 조사의 경우, 무당층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8%p 하락한 24.7%,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6.5%p 상승한 57.3%로 나타났다. 중도층의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0.3%p 하락한 42.4%, 부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1.2%p 상승한 52.8%였다. 보수층의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2.0%p 하락한 73.4%(부정평가 24.0%)였다.
KSOI 조사의 경우에도 무당층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5%p 하락한 23.7%,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9.1%p 상승한 64.0%로 나타났다. 이념성향별 중도층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7%p 하락한 42.1%,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4.0%p 상승한 53.0%였다. 보수층의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9%p 하락한 73.5%(부정평가 24.6%)였다.
특히 KSOI는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응답층의 국정수행 평가도 조사 중이다. 그런데 이른바 '윤석열 후보 투표층'의 긍정평가도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게 하락했다. '윤석열 후보 투표층'의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6.4%p 하락한 78.7%,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5.5%p 상승한 18.4%로 나타났다.
보수층이 꼽은 지지율 하락 원인 1순위는...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념성향별 보수층과 '윤석열 투표층'이 이탈한 원인은 이번 KSOI 조사 중 하나인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하락 원인' 결과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KSOI는 ▲여권 내부의 갈등 때문 ▲고물가 등에 대한 경제대책 미흡 때문 ▲노동시간제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대통령과 부처 간 혼선에 따른 정책 불안 때문 ▲공무원 피격사건 등 이전 정부에 대한 의혹 제기 및 보복 수사 논란 때문 ▲조용한 내조를 뒤집은 대통령 부인의 행보 때문 ▲잘 모름 등 총 6가지의 질문을 제시하면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물었다.
그 결과, '여권 내부 갈등(24.5%)'이 가장 1순위로 꼽혔다. 그 뒤는 '경제대책 미흡(21.4%)', '노동시간제 혼선 등 정책 불안(15.6%)', '이전 정부 의혹 제기 및 보복수사 논란(15.4%)', '대통령 부인 행보(13.8%) 순이었다. 특히 60대 이상(34.4%), 대구·경북(35.8%), 국민의힘 지지층(44.6%), 보수층(40.6%), 윤석열 투표층(41.7%) 등 다른 응답층에 비해 윤 대통령에 우호적인 응답층에서 '여권 내부 갈등'을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준석 당대표와 '친윤(친윤석열)' 간 주도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집권 여당의 내홍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방관'에 대해 보수층이 불만을 표하고 있는 셈. 여기에 정부의 경제위기 대처에 대한 불신이 겹쳐지면서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 관련 질문을 받고 "저는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하지 않았다. (여론조사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러한 위기 징후를 놓치지 않고 국정기조 등을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상황이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임기 초로 두 달도 안 되셨다"며 "'국민 간보기' 하시니 지지도 하락하는 것이다. 제발 전 정부 탓하지 맛히고 어떻게 하시겠다고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경제·물가로 가셔야 한다"고 밝혔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매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니 '이준석 대표 토사구팽'이니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정부·여당이 권력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빨리 현실을 깨닫고 국정 기조와 자세를 전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위 조사들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KSOI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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