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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섬 주변 공사 강행하자... 주민들, 한전에 불법공사 의혹 제기

허가받지 않은 강재매트 설치에 고발... 당진시 측 "원상복구 명령"-한전 측 "문제 없다"

등록|2022.07.18 15:27 수정|2022.07.18 15:31
 

▲ 한전은 최근 야생생물보호구역인 소들섬과 인근 논에서 철탑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이재환

    한국전력의 용역업체가 당진시 삽교호 소들섬 인근 철탑공사 과정에서 강재매트(철재매트)를 당진시의 허가 없이 설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한국전력(아래 한전)이 최근 야생생물보호구역인 소들섬에서 "야생생물보호구역과 철탑공사는 무관하다"며 철탑공사를 강행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소들섬과 그 인근 지역은 지난 1월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한전의 공사가 위법하다"는 의혹을 들고 나왔다.

앞서 당진시는 2021년 10월 한전(중부건설본부, 아래 한전)이 신청한 당진시 우강면 부장리 419번지 9670m² 개발행위를 허가했다. 문제는 올해 초부터 진행된 공사 과정에서 미허가 구조물에 사용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은 철탑 구조물 공사를 진행하면서 차량 이동 등을 위한 철골구조물(아래 강재매트)을 사용했다. 당진시에 따르면 철골 구조물인 강재매트를 추가로 설치할 경우, 별도의 공사허가가 필요하다.

이에 당진시는 6월 21일 '허가 받지 않고 건설된 일부구조물에 대해 원상복구명령'을 내렸다. 한전은 장마를 이유로 지난 14일까지 원상복구를 연장했다. 그러나 당진시가 확인한 결과, 일부 강재매트가 철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들섬을사랑하는사람들을 비롯한 당진 주민들은 "2021년 개발행위 허가 당시 허가를 받지 않은 강재매트 148개가 불법으로 설치됐다"며 경찰에 한전의 공사용역업체를 고발했다.

고발 당사자로 나선 김영란 소들섬을사랑하는사람들 공동대표는 "소들섬이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한전이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현재 법정에서 한전의 불법 공사 여부를 다투고 있는 상황인데도, 한전은 법원의 판결(본안 소송 결과)이 나오기도 전에 소들섬과 그 주변에 송전철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최근 한전의 철탑공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도 현재 법원에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당진시는 지난 3월 30일 행정명령을 통해 한전 측에 삽교호 소들섬 일원 철탑공사에 대해 공사를 중지할 것을 통보한 바 있다.

당시 시는 한전에 철탑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야생생물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한전 측이 이에 불복해 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상복귀 확인 후 고발 vs. 철거대상 아냐
 

▲ 철탑공사 진입로에 강재매트가 설치되어 있다. ⓒ 이재환


당진시는 해당 공사와 관련해 원상복구 여부를 확인한 뒤 고발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

당진시청 관계자는 "14일 현장을 찾아 확인했다. 강재매트 2개가 원상복구가 안되어 있어서 추가적으로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며 "38번 철탑 부지 주변에도 제거되지 않은 강재매트가 있었다. 다만 한전 측은 '해당 지역이 본 철탑 구간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본 철탑 구간인지 여부는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원상복구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원상복구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며 "한전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전 측 관계자는 "148개 강재매트 중 철탑부지(실시계획 승인 및 고시된 부지)에 있는 매트는 철거 대상이 아니다"라며 "작업장과 및 진입로의 강재매트의 경우 12장까지 설치해 사용하는 것은 철거명령과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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