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유행하고 마는 건 트렌드가 아니다?
[서평] 김선주, 안현정 지음 <트렌드 읽는 습관>
▲ 책 '트렌드 읽는 습관' 표지 ⓒ 좋은습관연구소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이라고 한다. 나는 이 말에 백번 공감한다. 유행에 적응할 새도 없이 새로운 유행이 나타나는 게 일상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중에서 어떤 유행은 꽤 오래 지속되며 영향력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트렌드 읽는 습관>을 보면 트렌드 개념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5~10년 정도 이어지는 것은 트렌드이지만 1~2년 혹은 한철 잠깐 유행하는 것은 패드라고 한다. 'For A Day'에서 앞자를 딴 줄임말이다. 예를 들면 '욜로'는 트렌드이지만 '흑당'은 패드이다.
웬만한 안목이 있지 않은 이상 트렌드와 패드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아마 이 두 가지를 구별하는 눈이 있다면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 재산을 털어 사업을 벌였는데 사업 아이템이 트렌드가 아니라 패드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 책은 감사하게도 이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앞서 예로 들었던 흑당을 생각해 보자. 흑당의 인기는 사실 뜬금없었다. 사회적인 맥락이 없이 불쑥 나타났던 것이다. 그래서 오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반면 욜로는 2017년에 등장한 헬조선, N포세대와 맞물려 트렌드가 되었다. 이처럼 트렌드는 어떤 식으로든 필연 요소가 껴 있다.
트렌드를 파악할 때 분석해야 할 네 가지 요소는 PEST이다. P는 Political, E는 Economical, S는 Social, T는 Technological의 앞글자이다. P에 속하는 것으로는 최저 임금 인상, 주당 근무 시간 규제 등이 있고 E에 속하는 것으로는 이자율, 환율, 물가 등이 있다. S에 속하는 것으로는 고령화, 출생률, 환경 이슈 등이 있고 T에 속하는 것으로는 빅데이터,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 등이 있다.
재밌는 점은 트렌드가 생겼을 때 무조건 그것을 따르는 것만이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웰빙 트렌드 속에서 열량 높은 음식을 어마어마하게 먹는 유튜브 먹방이 인기를 끄는 것은 왜일까? 한 트렌드가 생기면 반작용으로 역방향의 트렌드도 생긴다. 물론 이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 패드로 끝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중요한 건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라고 하고 싶은 사람 심리이다.
이 책이 예로 드는 것은 '아날로그 회귀'이다. 디지털이 익숙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복고를 외치며 뉴트로라는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성형수술 강국이 될 정도로 외모에 민감한 사회 속에서 탈코르셋 운동이 탄생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트렌드를 발견했다고 무조건 쫓기보다는 역방향의 대세까지 꼼꼼하게 살펴서 비즈니스에 활용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방법을 추천한다. 그는 연말연시마다 도쿄 대형 서점을 찾아 최신 트렌드를 파악했다고 한다. 이 방법은 현재도 유용하다.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를 보면 한눈에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독서모임 또한 대중 취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소개하는 유용한 누리집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썸트렌드(https://some.co.kr/), 녹스인플루언서(https://kr.noxinfluencer.com/), 빅풋(bigfoot9.com),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가 있다. 꼭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런 자료를 활용하면 더 현명하게 유행을 따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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