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이 휘돌아 나가며 분지를 형성하고 있는 곳에 자리한 홍은동은 위쪽으로 북한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지역이다. 산등성이를 따라 인왕산에서 출발하는 탕춘대성이 북한산성과 이어지는 길목이기도 하다. 왼편으로는 북한산 자락이 녹번동과의 경계선이 되며 우측으로 인왕산 지세가 홍은동과 홍지동을 가르고 있다.
이번 산책 코스는 녹번역에서 출발하여 옛성길전망대를 거쳐 탕춘대성 암문을 지나 상명대부속여고로 하산하여 홍제천을 따라 옥천암으로 회귀하는 루트다. 북한산 자락이지만 산세가 완만하여 누구나 손쉽게 거닐어 볼 수 있으며, 제법 지대가 높아서 은평구 전역과 평창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어서 좋다. 간략하게 지도를 그려본다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다.
은평구가 한눈에
산책의 출발은 녹번역 2번 출구로 나와 홍은동 방면의 산골고개생태연결로에서 시작한다. 길을 따라 유유자적 조금만 걷다 보면 은평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몇 군데 이어지므로 초입부터 과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서쪽 방면은 낭떠러지를 따라 데크길을 내고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조망지점을 여러 군데 조성해 놓았다.
천천히 걷다가 뒤돌아볼 때마다 은평구의 풍경이 점점 넓어지는 느낌이다.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므로 초행길도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으며 능선을 따라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과 정자가 세워져 있어 잠시 쉬었다 가기에도 좋다.
차 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장군바위에 다다른다. 이번 산책길에서 빼놓지 말아야 하는 지점이다. 삭아가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길을 잠시 벗어나 우측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헬기장과 함께 탁 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동쪽으로는 홍지동과 구기동 일대를 굽어볼 수 있으며 반대편으로는 기암절벽 너머로 은평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벼랑 위의 큰 바윗돌이 기이한 모양으로 움푹움푹 패여 오랜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공깃돌처럼 놓인 암석 덩어리가 언뜻 보면 산양의 등에 어부바한 거북이 모양으로써 사이좋게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다.
장군바위를 뒤로 하고 15분쯤 오르면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 조망명소가 나온다. 여기서 바라보는 북한산 비봉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한여름에는 약간 시야를 가리므로 눈발이 날리는 겨울에 둘러보면 수묵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엄벙덤벙 눈 덮인 비봉의 장쾌한 맛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탕춘대성 암문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중간쯤에 송전탑이 나오면 낭떠러지 위로 겨우 한 사람이 설 수 있는 바위가 나오는데 발아래로는 구기터널이 보이고 그 너머로 비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방금 지나친 우수조망소보다는 여기서 보는 풍광이 더 매력적이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
주섬주섬 배낭을 열어 토마토 몇 개를 입에 물고 10여 분 걷다 보면 탕춘대성 암문에 다다른다. 홍제천 위에 세워진 홍지문과 탕춘대성은 조선 숙종 때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했던 성곽길이다.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의 치욕을 겪으면서 조선은 수도 방위를 위해 국력을 쏟아부었다. 인왕산 능선에서 시작하여 북한산 향로봉 아래까지 이어지는 5km 구간으로써, 과거 세검정 근처에 있있던 탕춘대(蕩春臺)에서 연유한 이름이다.
여기서 왼편으로 꺾으면 구기터널을 지나 북한산으로 오를 수 있으며 우측으로 내려오면 홍지동과 구기동 일대를 조망하며 상명대로 내려올 수 있다. 전통적인 부자 동네인 구기동과 평창동의 고급 단독주택들이 색다른 멋을 선사한다. 울긋불긋한 지붕들이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초가을 분위기를 내고 있다.
계속해서 진행하면 허물어져 가는 탕춘대성 성곽길이 나오며 일부 구간은 무너질 위험이 있어 사람의 출입을 막고 있다. 성곽 오른편 소로를 타고 내려오면 상명대부속여고 옆길로 하산하게 된다. 동네 주민들이 심심치 않게 오르는 샛길이므로 길을 헤맬 염려는 없다.
상명대를 나와 세검정 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홍제천을 따라 걷다 보면 홍지문을 만나고 조금 더 내려가면 옥천암에 다다른다. 자그마한 암자이지만 높이 10m의 바위 한쪽면에 부조로 새겨진 고려시대 마애석불이 이름 나 있다. 호분(胡粉, 조개껍데기를 빻아 만든 도료이자 화장품)으로 채색하여 페인트칠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품격을 보여준다.
이번 산책 코스는 녹번역에서 출발하여 옛성길전망대를 거쳐 탕춘대성 암문을 지나 상명대부속여고로 하산하여 홍제천을 따라 옥천암으로 회귀하는 루트다. 북한산 자락이지만 산세가 완만하여 누구나 손쉽게 거닐어 볼 수 있으며, 제법 지대가 높아서 은평구 전역과 평창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어서 좋다. 간략하게 지도를 그려본다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다.
▲ 은평구와 탕춘대성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녹번역에서 출발하여 상명대부속여고로 내려오는 산택 루트. ⓒ 이상헌
산책의 출발은 녹번역 2번 출구로 나와 홍은동 방면의 산골고개생태연결로에서 시작한다. 길을 따라 유유자적 조금만 걷다 보면 은평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몇 군데 이어지므로 초입부터 과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암반으로 이루어진 서쪽 방면은 낭떠러지를 따라 데크길을 내고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조망지점을 여러 군데 조성해 놓았다.
▲ 은평구 일대를 굽어볼 수 있는 조망지점.북한산 자락 초입에서부터 이어지는 조망점 중 한 곳. ⓒ 이상헌
천천히 걷다가 뒤돌아볼 때마다 은평구의 풍경이 점점 넓어지는 느낌이다.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므로 초행길도 어렵지 않게 둘러볼 수 있으며 능선을 따라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과 정자가 세워져 있어 잠시 쉬었다 가기에도 좋다.
차 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장군바위에 다다른다. 이번 산책길에서 빼놓지 말아야 하는 지점이다. 삭아가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길을 잠시 벗어나 우측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헬기장과 함께 탁 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동쪽으로는 홍지동과 구기동 일대를 굽어볼 수 있으며 반대편으로는 기암절벽 너머로 은평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 산양 등에 어부바 한 거북이.장군바위터 헬기장 옆에 놓여진 바윗돌. ⓒ 이상헌
벼랑 위의 큰 바윗돌이 기이한 모양으로 움푹움푹 패여 오랜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공깃돌처럼 놓인 암석 덩어리가 언뜻 보면 산양의 등에 어부바한 거북이 모양으로써 사이좋게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다.
장군바위를 뒤로 하고 15분쯤 오르면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 조망명소가 나온다. 여기서 바라보는 북한산 비봉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한여름에는 약간 시야를 가리므로 눈발이 날리는 겨울에 둘러보면 수묵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엄벙덤벙 눈 덮인 비봉의 장쾌한 맛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탕춘대성 암문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중간쯤에 송전탑이 나오면 낭떠러지 위로 겨우 한 사람이 설 수 있는 바위가 나오는데 발아래로는 구기터널이 보이고 그 너머로 비봉이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방금 지나친 우수조망소보다는 여기서 보는 풍광이 더 매력적이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
주섬주섬 배낭을 열어 토마토 몇 개를 입에 물고 10여 분 걷다 보면 탕춘대성 암문에 다다른다. 홍제천 위에 세워진 홍지문과 탕춘대성은 조선 숙종 때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했던 성곽길이다.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의 치욕을 겪으면서 조선은 수도 방위를 위해 국력을 쏟아부었다. 인왕산 능선에서 시작하여 북한산 향로봉 아래까지 이어지는 5km 구간으로써, 과거 세검정 근처에 있있던 탕춘대(蕩春臺)에서 연유한 이름이다.
▲ 탕춘대성 암문.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탕춘대성. ⓒ 이상헌
여기서 왼편으로 꺾으면 구기터널을 지나 북한산으로 오를 수 있으며 우측으로 내려오면 홍지동과 구기동 일대를 조망하며 상명대로 내려올 수 있다. 전통적인 부자 동네인 구기동과 평창동의 고급 단독주택들이 색다른 멋을 선사한다. 울긋불긋한 지붕들이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초가을 분위기를 내고 있다.
계속해서 진행하면 허물어져 가는 탕춘대성 성곽길이 나오며 일부 구간은 무너질 위험이 있어 사람의 출입을 막고 있다. 성곽 오른편 소로를 타고 내려오면 상명대부속여고 옆길로 하산하게 된다. 동네 주민들이 심심치 않게 오르는 샛길이므로 길을 헤맬 염려는 없다.
▲ 홍지문과 탕춘대성.홍제천 위에 세워진 홍지문과 인왕산에서 시작하는 탕춘대성길. ⓒ 이상헌
▲ 옥천암 마애석불.부조로 새겨진 석불을 호분으로 채색하여 품격이 느껴진다. ⓒ 이상헌
상명대를 나와 세검정 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홍제천을 따라 걷다 보면 홍지문을 만나고 조금 더 내려가면 옥천암에 다다른다. 자그마한 암자이지만 높이 10m의 바위 한쪽면에 부조로 새겨진 고려시대 마애석불이 이름 나 있다. 호분(胡粉, 조개껍데기를 빻아 만든 도료이자 화장품)으로 채색하여 페인트칠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품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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