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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진화위 위원장-상임위원 전원 사퇴 촉구

과거사정리위원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 “유족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

등록|2022.07.26 16:29 수정|2022.07.26 16:29
 

기자회견피학살자 전국유족회가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건물앞에서 "상임위원 전원 사퇴하라"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윤종은


무더위가 한창 기세를 부리는 요즘 점심을 걸러 가며 국회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이들이 있다. 26일은 '피해 배·보상 특별법' 제·개정 등을 요구하는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이하 유족회) 회원들이 1인 시위를 벌인 지 908일째가 되는 날이다.

이날 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상임대표의장 윤호상과 부의장 박남순 및 운영위원장 정국래 외 광역별 대표단 그리고 회원 등 30여명이 퇴계로 남산스퀘어빌딩 앞에 모여 "진실화해위원장과 상임위원 전원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이 건물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진실화해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가 근무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다음과 같이 구체적 요구도 밝혔다.

"하반기 및 2023년도 민간인학살조사의결 채택지역을 월별로 밝혀라! 법적 조사기간 중 신청한 사건을 전부 조사할 수 있는지 밝혀라! 조사기간 중 조사 못한 사건은 어떻게 처리하겠는가를 밝혀라! 진화위의 법적 출범시간과 조사종료일은 언제인가 밝혀라! 기각사건 또는 조사 불능사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밝혀라! 정부에게 관련 자료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기피시 법적 조치를 강구하라! 윤석열 정부가 민간인학살사건 조사와 관련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밝혀라!"
  

▲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 도중 송운학 촛불계승연대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윤종은


이들은 "정파적인 충돌로 진실규명부진 등 조사능력상실에 빠져 유족들을 기만하고 농락한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은 모두 즉각 사퇴하라!"는 제목의 4쪽짜리 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조사신청사건 1만1175건 중 진실규명사건은 현재까지 0.8%에 불과하며, 민간인학살사건은 현재 9,000여건 중 100여건만 진실규명되었다. 제한된 조사기간 동안 나머지 사건은 물리적으로 조사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원장도 조사기간 중 40~50% 밖에 해결할 수 없다고 발표했고, 앞으로도 위원회 내부 문제점이 해결되지 못한 채 내분에 휘말려 해결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윤호상 상임대표의장은 인사말에서 "유족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다"면서 "진화위가 진실규명에 대한 책임과 본분을 망각한 채 마치 정쟁을 하는 전쟁터가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오직 유족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 사람도 억울한 일이 없도록 법정조사기간 내에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이루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자문위원 자격으로 발언한 송운학 촛불계승연대 상임대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위원들에게 전원자진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진화위원들은 직분을 내팽개친 채 대통령, 비서실 담당수석, 행안부 장관, 여당실세 등에 두 귀와 두 눈을 집중한 채 좌고우면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오직 국민만을 믿고 국민만을 바라보며 진실을 규명하여 국민화해와 국민화합이 이루어질 찬란한 미래를 믿고 뚜벅뚜벅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끝낸 후 윤호상 의장 외 대표단을 구성하여 정근식 위원장 외 관련 상임위원과의 간담회를 통하여 유족의 입장과 의견 등을 개진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기자회견기자회견 도중 윤호상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윤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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