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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인사 4명 사형 집행' 뒤 곳곳 시위 재개"

31일 창원역 광장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69차 일요시위'... 쿠데타 548일째

등록|2022.07.31 16:23 수정|2022.07.31 16:23

▲ 7월 3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69차 일요시위." ⓒ 윤성효

  

▲ 7월 3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69차 일요시위." ⓒ 윤성효


묵념부터 했다. 7월 25일 미얀마(버마) 군부에 의해 자행된 사형 집행으로 희생된 민주화 인사 4명을 기리는 묵념이었다.

3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69차 일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사형 집행자를 비롯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일요시위는 비가 내리는 와중에 진행됐다. 이날 일요시위는 한국미얀마연대, 경남이주민센터, 경남미얀마교민회 등 단체가 마련해 열렸다. 이날은 2021년 2월 1일 발생한 쿠데타 548일째다.

이날 시위를 진행한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와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먼저 사형 집행자를 비롯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부터 하자"고 했다. 50여 명의 참석자들은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5일 민주진영의 표 제야 토(41) 전 국회의원과 초 민 유(53) 작가 등 민주화 인사 4명이 양곤 인세인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가 사형이 집행됐다.

미얀마에서 정치범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76년 이후 46년만이다. 이철승 대표는 "미얀마 국영언론은 '교도소의 절차에 따라 사형이 집행됐다'고 전했을 뿐, 사형이 언제 어떻게 집행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군사 정권의 무자비한 살육과 약탈에 희생된 모든 이들을 생각하며 잠시 마음을 모아 묵념하겠다"고 했다.

이철승 대표와 조모아 대표는 "미얀마 군부가 민주인사 4명의 사형을 집행한 이후 최대도시 양곤 등 일부 지역에서 반군부 시위가 재개되고 시민군의 공세가 강화되는 등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사형이 집행된 후 26일부터 양곤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군경에 대한 시민방위대(PDF)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이에 군부는 양곤의 중심 상권이 자리 잡은 바한, 양곤항이 있는 보타타웅 등 4개구에서는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6일부터 '5명 이상 모임 금지'가 내려졌다고 한다. 이철승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군부의 손에 의해 참혹하게 짓밟히는 모든 미얀마인들의 희생 중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네옴 경남미얀마교민회 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미얀마에서 쿠데타 후 군인경찰의 총격에 의한 희생자가 지난 29일까지 2138명 이상 사망했고, 1만4917명 이상 체포당했으며, 수배자가 3075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군경들의 야만적인 폭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미얀마 시민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속 시위를 하고 있다"며 "민주화 운동가 4명의 사형 집행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시위, 전투, 폭발, 화재가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사형집행 당한 민주화 인사들에 대해, 네옴 회장은 "군부는 가족에게 사형 집행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관련 절차를 위반했다"며 "가족들은 그 소식을 듣고 확인하기 위해 교도소에 갔지만 바로 확인이 되지 않았고, 많은 시간이 지난 뒤 확인됐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가족들은 사형 집행 시간을 미리 알지 못했고, 군부가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았으며 은밀히 살해했다고 전했다"며 "처형된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의 저명한 인사들이다"고 했다.

미얀마에서 최근 벌어진 전투, 시위, 화재 등 소식을 전한 네옴 회장은 "국제사회, 특히 아세안에서 사형 집행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발표했지만 군부는 폭력을 아직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국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발 지금이라도 미얀마의 평화,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일요시위에서는 미얀마 찟따수카 사원 지도법사 위쑤따 스님이 찬조 연설을 했고, 장계석 가수(창원민예총)가 노래를 불렀다. '보보와 미얀마 친구들'은 공연을  선보였다.

경남미얀마교민회 등 단체는 올해 봄까지 매주 일요일마다 '연대시위'를 벌여오다가 올해는 3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에 열고 있다. 다른 날에는 '피난민 돕기 거리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 7월 3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69차 일요시위." ⓒ 윤성효

  

▲ 7월 31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69차 일요시위."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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