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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물음 "지구, 어디에 버리시겠습니까?"

폐비닐 오염 심각성 알리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하여> 전시... "더 나은 세상 바라는 마음"

등록|2022.08.04 12:32 수정|2022.08.04 13:59

▲ “지구는 일반쓰레기일까, 재활용쓰레기일까?” (작품 : 임예지) ⓒ 은평시민신문


"지구는 일반쓰레기일까, 재활용쓰레기일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이는 예일디자인고 임예지 학생이다. 그는 비닐봉지에 담긴 지구를 표현하며 "만약 신이 지구를 버린다면 지구를 일반쓰레기로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재활용쓰레기로 처리할 것인지"를 물어 지구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같은 학교 김민서 학생도 '쓰레기 in the 버거'라는 작품을 통해 "비닐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지층에 비닐이 쌓이게 되어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햄버거에 재료가 겹겹이 쌓이듯 지구에 폐비닐들이 쌓아올려지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 폐비닐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하여' 전시 (사진 : 정민구) ⓒ 은평시민신문


폐비닐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하여> 전시회가 지난 7월 31일부터 은평구립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예일디자인고 시각디자인과 환경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으며 총 29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폐비닐이 환경뿐 아니라 인간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을 예술작품으로 표현하며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2015년 한국에서는 약 216억 장의 비닐봉지가 만들어지고 사용됐다. 이는 국민 한명이 1년 동안 420개의 비닐을 사용하는 것으로 독일의 6배, 아일랜드의 20배, 핀란드의 100배에 달하는 수치다.
 

▲ ⓒ 은평시민신문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예일디자인고 정욱경 교사는 "폐비닐 오염의 심각성을 주제로 학생들이 제가 진행한 조형수업과 임세래 선생님의 출판편집디지인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교사는 "학생들의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그 실천 의지를 수업과 연관시켜보고자 했다"며 전시회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이다은 학생은 "거북이 코에 빨대가 꽂힌 모습을 보고 충격 받았다.  그래서 거북이를 주제로 거북이 몸에 있는 점들이 비닐로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해 봤다"며 "작품 활동을 하며 폐비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더 확실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 식사' 작품으로 전시회에 참여한 윤채영 학생은 "해양 생물들이 바다에 버려진 비닐을 먹고 영양실조로 죽는다는 기사를 보고 그런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작품을 보러온 가족, 친구들도 폐비닐로 지구가 위험하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됐다는 말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이 남긴 소감 (사진 : 정민구) ⓒ 은평시민신문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고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이번 전시를 보며 생태계 파괴문제가 더 와닿았다", "지구 종말은 운석이 떨어져서 오는 게 아닌 환경파괴로 오는 게 무섭다고 생각한다"는 등의 다양한 관람 소감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학생들은 작품 전시 외에도 폐비닐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엽서와 배지를 만들어 나누어주는 등의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예일디자인고 정욱경 교사는 "입시로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사회문제에 함께 참여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시 소감을 전했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하여> 전시회는 오는 13일까지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 진행되며, 15일부터 20일까지는 장소를 옮겨 서울혁신파크 양천리 갤러리에서 열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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