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은평 팥배숲마을 주민들, "주민 무시하는 봉산 정화조 설치 반대"

주민들 "2년 전에도 편백나무숲 관정사업 일방추진, 구청장 반드시 사과해야"

등록|2022.08.05 17:27 수정|2022.08.05 17:27

▲ 정화조 설치 반대 현수막이 숭실고 뒤편 봉산입구에 걸려있다 (사진 : 김연웅) ⓒ 은평시민신문



서울 은평구 봉산 편백나무숲 화장실 정화조 설치를 두고 인근 주민들이 행정의 일방적인 추진, 악취문제 등을 문제 삼아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봉산 입구에 '정화조 설치! 결사반대!' 등의 현수막을 걸고 "주민들과 논의 없이 정화조 설치를 추진한 경위 등에 대한 은평구청장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은평구청은 지난 6월부터 편백나무숲 상부와 서북병원 뒤 2개소에 총예산 5억 원을 들여 공중화장실을 설치, 정화조 매설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봉산 입구 팥배마을 주민들은 정화조 설치에 관해 주민들과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인 행정추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기숙 팥배숲마을 대표는 "2년 전 편백나무숲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관정사업을 할 때도 주민 의사를 묻지 않고 진행해 문제를 제기했고 당시 은평구청은 사과와 함께 두 번 다시 주민동의 없이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마을에만 정화조를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반대하는 건 아니다. 정화조가 어디에 위치하건 주민 누군가가 피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세심한 행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반발한 배경에는 2년 전 추진한 편백나무숲 관정사업이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은평구청은 관정사업 일방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에 사과하고 앞으로는 이와 같은 사업을 할 때 반드시 사전에 주민설명, 의견수렴 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이후 은평구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따.

김 대표는 "은평구청의 일방적인 추진에 대해 주민들이 매우 분노하고 있고 반복되는 주민무시에 대해 행정의 최고책임자인 은평구청장의 사과를 원한다"라며 "동별 업무보고회 때도 담당 직원들이 다 참석했는데도 그냥 얼버무리면서 넘어갔다. 주민들에게 숨기고 진행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정화조 설치에 따른 재산권 침해 우려도 전했다. 정화로 설치로 악취문제 등이 생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들의 몫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화조 설치 위치를 바꾼다고 해도 악취문제는 해결될 수 없어 정화조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 은평구청 정화조 위치 변경 계획안 ⓒ 은평시민신문



은평구청은 당초 계획한 정화조 위치를 봉산 위쪽으로 이동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 초입에 있던 정화조 위치를 봉산 위쪽으로 100m 이동시키는 안과 아예 정화조 위치를 숭실고등학교 뒤편으로 옮기는 방안을 세우고 주민들과 협의를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수질관리와 악취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 정화조 설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화조 위치를 주택가에서 105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설치하고 악취 저감 장치 등을 설치해 악취발생을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은평구청은 2년 전 편백나무 관정사업 당시 앞으로 주민협의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히고도 정화조 설치 과정에서 주민협의를 거치지 않아 주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이에 은평구청 관계자는 "당시 상황이 공원녹지과 차원에서 공유되고 대안마련이 돼야 했는데 담당 직원 차원에서 마무리된 것 같다.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