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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성으로 물든 독살체험부터 치어방류까지, 웃음꽃 가득

삼길포우럭축제... 몰려든 시민과 관광객들로 꽉 찬 서산 삼길포 포구

등록|2022.08.07 12:04 수정|2022.08.07 12:04

삼길포우럭축제장을 찾은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 ⓒ 삼길포축제위원회

   

한번 그물질에 11마리를 잡아 올린 관광객 모습. ⓒ 삼길포축제위원회


"독살장이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어요. 처음에는 한 열 마리는 거뜬하게 잡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정작 남자인 저는 한 마리도 못 잡고 옆에 계신 어떤 아주머니가 한번 그물질에 11마리를 잡아 올리지 뭐예요. 놀랐어요.

결국 주최측에서는 못 잡은 분들을 앞으로 부르시더니 그물을 들고 있으라고 하곤 큰 거 한 마리씩을 던져 넣어주는 거예요. 아마도 손맛을 느끼라는 배려겠죠. 제 힘으로는 비록 못 잡았지만 아들과 아주 좋은 추억을 선물 받은 셈이에요. 너무 즐거운 3일을 보냈습니다."


유난히 더웠던 7월 29일, 서산 삼길포축제에 맞춰 해마다 휴가를 받아 가족들을 데리고 물놀이를 하기 위해 대산읍을 찾고 있다는 한 가장의 목소리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참여하지 못했다는 그는 "올해는 미리부터 내려올 생각으로 휴가도 삼길포우럭축제 기간에 맞췄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제장을 찾은 삼길포구 애호가들은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웃고 즐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특히 바닷가를 수놓은 아름다운 불꽃놀이 시간에는 불꽃이 잘 보이는 곳에 가족 친지 및 지인들이 모여 손뼉을 치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삼길포우럭축제장에서 붕장어를 잡은 학생이 V자를 그리고 있는 모습. ⓒ 삼길포축제위원회


풍성한 볼거리, 체험거리 제공에 인파 넘쳐

지난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삼길포항 일원에선 '제16회 삼길포우럭축제'가 삼길포축제위원회(위원장 권세한) 주관으로 열렸다.

이번 축제는 바다와 수산물을 주제로 열리는 행사로, 매년 여름 관광객들과 지역민들에게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 체험거리를 제공했다. 뿐만아니라 신선한 수산물 경매를 비롯한 맨손 붕장어 잡기, 전통 어로행위인 '독살체험', 에어바운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행사 첫날, 운영진들은 모두 초긴장 모드였다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행여라도 사람들이 찾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개막식 날 저녁 5시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았다. 하지만 가수들의 흥겨운 음악과 함께 불꽃놀이까지 이어지면서 퇴근 후 몰려든 가족들과 먼 길 달려온 관광객이 삼길포 포구를 가득 메워 축제장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었다.
 

부침개를 부치며 즐거워하고 있는 주민들. ⓒ 최미향


"삼길포우럭축제가 아니면 이런 체험 엄두도 못내"

"토요일은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사진 찍다가 현기증이나 기절할 뻔했어요. 이렇게 더운데도 불구하고 붕장어 잡는 체험장에는 장갑 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과 함께 다른 한쪽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무섭다고 울고불고. 아무래도 뱀처럼 생겼으니까 겁을 먹었나 봐요.

아이들이 끝나고 청소년들, 뒤이어 벌어진 성인부는 남녀 구분하여 맨손으로 붕장어 잡기에 도전했는데 서로 잡겠다고 어른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붕장어가 어디 호락호락하나요. 잡으려고 하면 미끄러지고, 또 잡으려고 하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여기저기서 넘어지고, 소리 지르고 얼마나 재밌었는지 난리도 아니었어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서해에서 어떻게 붕장어, 우럭잡기 등을 하겠어요."

 

남녀노소 관광객들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 최미향


삼길포 전경이 좋아 출사도 할 겸 가족과 다니러 왔다는 한 여행객은 "마침 축제 일정과 겹쳐 행운이었다"라며 "구경하다 체험에 직접 참여하는 분들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끝까지 지켜봤는데 내년에는 저도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 날인 7월 31일,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우중임에도 행사장에서는 전날과 다름없이 인파가 모였다. 하지만 오후에는 제법 굵은 빗줄기가 내려 서둘러 축제장을 빠져나가는 분들도 눈에 띄었다. 그런 와중에도 가족 단위 관광객과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삼길포구에서 치어방류행사를 실시했다.

 

삼길포축제장 이모저모. ⓒ 삼길포축제위원회


멀리 부산에서 서해로 여행 왔다는 한 관광객은 "우중에 치어방류행사가 인상적이었다. 오늘 우리 아이가 놓아준 치어가 건강한 모습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했고, 치어를 방류한 아이는 "오늘 놓아준 치어를 내년에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역주민 A씨는 "이번 행사에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돌아가신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라며 "그래야 내년에 또다시 오실 거고 그때 오시면 이번보다 더 잘해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길포축제위원회 권세한 위원장. ⓒ 최미향


삼길포축제위원회 권세한 위원장은 "생색만 내는 행사가 아니라 실속도 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한동안 (행사)치르지 못해서 다소 실수가 있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내년에는 더 알차고 풍성한 즐길거리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제16회 삼길포우럭축제 기간중 아이들이 물고기 잡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 ⓒ 최미향


이날 축제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것으로, 안전 점검, 방역지침 준수 등 관광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놓고 추진됐다는 평이다.

한편, 삼길포우럭축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지역주민이 동참하는 서산의 대표적인 여름철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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