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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 저지나선 '97' 박용진·강훈식, 연설은 정반대

[8.28 민주당 전당대회] '선거패배 책임론' - '연결·포용'

등록|2022.08.07 12:14 수정|2022.08.07 12:14

▲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제주시 호텔난타에서 열린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연설 후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8.7 ⓒ 연합뉴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 맞서는 '97세대(1990년대 대학생활을 한 1970년대생)' 당권주자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메시지는 7일 오전 열린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확연히 갈렸다. 박용진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견제구를 던지면서 선명성을 강조했고, 강훈식 후보는 다른 두 후보 모두를 품을 수 있는 포용력을 강조하면서 박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박용진] "계양을 셀프공천 이재명 사과 요구"
  

▲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제주시 난타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2.8.7 ⓒ 연합뉴스


"제가 어제 강원·대구·경북 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를 좀 세게 몰아세워서 어떤 분들은 걱정하신다. 저는 걱정하시지 말라 했다. (제 주장은) 집권여당 쪽에 공격 빌미를 주는 사법리스크 문제도 아니고 개인적인 약점을 파고드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당의 노선을 둘러싼 논쟁, 노선투쟁 중이라고 말입니다."

박용진 후보는 이날 연설 서두부터 자신의 방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저는 이기는 정당, 민주당을 위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감정싸움이 아닌 노선투쟁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면서 이재명 후보를 향한 자신의 직설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

그는 "지금 민주당에는 '해명'과 '결과에 대한 책임' 두 가지가 사라졌다"면서 이재명 후보의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거론했다. 특히 6.1 지방선거 당시 이 후보에 대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셀프공천' 논란을 부각했다.

박 후보는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계양을 공천은 어쩌다 그렇게 된 건가. 당의 요구를 외면하지 못해 출마한다던 대의명분은 어쩌다 셀프공천 논란과 부딪히는 정치적 이중플레이가 되고 있나"라며 "지방선거에서 과반 이상의 승리를 이끌겠다던 출마 약속은 선거 패배의 결과 앞에 왜 아무런 반성과 사과도 없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대선패배의 책임은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 책임은 당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며 "왜 이재명 후보의 선거패배 책임은 당에 더 큰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증폭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또 "다시 한 번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이라고 지목되고 있는 계양을 셀프공천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한다"며 "선당후사의 전통을 이어가야 할 당대표 후보로 나온 이상 사당화 논란의 한복판에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없었던 일처럼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당헌 80조 개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해당 당헌은, 지난 대선 당시 제기됐던 의혹들로 인해 검찰·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당대표가 된 다음 기소될 경우 직무가 정지될 수 있다는, 이른바 '사법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최근 당 일각의 개정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개인의 위험이 당의 위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정치, 당헌 80조 개정에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특히나 특정인(이 후보)을 염두에 두고 이 조항이 변경된다면 그야말로 민주당은 사당화 되는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 얼굴엔 웃음꽃이 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이재명 외롭게 안 하고, 박용진 소외되지 않게 할 것"
  

▲ 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7일 제주시 난타호텔에서 열린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2.8.7 ⓒ 연합뉴스


"이재명은 이래서 밀어내야 하고, 박용진은 저래서 쳐내야 한다면 민주당은 도대체 누구와 함께 한다는 것이냐. 동료를 찍어 눌러 덕 보는 정치가 민주당 정치는 아니지 않나."

강훈식 후보의 연설은 확연히 결이 달랐다. 그는 "강훈식은 왜 다른 후보를 더 공격하지 않느냐, 인지도 낮은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고 제게 많이들 말씀하신다"면서 이재명·박용진을 모두 품을 수 있는 후보로 자신을 소개했다.

강 후보 역시 이번 전당대회가 '어대명'으로 수렴되어선 안 된다는 쪽이었다. 그는 "'어대명인가 아닌가'는 민주당다운 질문이 아니다. '(97세대) 단일화인가, 아닌가'는 이기는 질문도 아니다"면서 '40대 당대표'와 '세대교체'란 파격과 쇄신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젊은 수권정당은 여러 명의 대선주자가 경쟁하는 민주당, 국민께 선택의 즐거움을 드리는 민주당"이라며 "유력주자 한 사람을 두고 모 아니면 도, (방식이라면) 우리가 먼저 쪼그라들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강훈식은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 다른 두 후보(이재명·박용진)는 대선에 나가려는 분들이다. (다른 두 후보들이) 자기 자신의 더 확고한 위치, 더 큰 존재감에 마음이 기우는 것도 인지상정일 것이다. 경쟁상대를 키울 수 없을 것"이라며 "강훈식이 오직 당대표로서 더 많은 대선후보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본인이 당대표가 된다면 이재명·박용진 후보를 모두 포용하는 '화합형 리더'가 될 것임을 내세웠다. 강 후보는 "말로 단결하고 위세로 통합할 수 있다면 오늘 우리 안의 분열과 갈등이 이토록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계파와 세대가 엄연한 현실이라면 관건은 연결이다. 두루 연결하고 힘을 모을 수 있는 당대표는 강훈식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저 강훈식, 함께 가는 길, 함께 지키는 길을 열겠다. 검찰의 표적이 된 이재명을 외롭게 두지 않겠다. 소신파 박용진이 소외되지 않게 만들겠다"며 "강훈식은 함께 싸우고 더 넓게 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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