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34일 만에 낙마... 도덕성·자질 논란에 졸속 학제개편 결정타
임명 전부터 도덕성·자질 부족 지적... 대통령 지지율 하락, 국정운영 부담에 사실상 경질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학제개편안을 둘러싼 혼선과 불통 논란에 휩싸인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자진 사퇴했다.
박 부총리는 8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이 부족했다.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은 제 불찰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 사퇴 뜻을 밝혔다. 박 부총리는 미리 준비한 짧은 원고를 읽은 후 질문을 받지 않고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박 부총리의 사퇴는 지난 7월 5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34일 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위원 사임이다. 겉으로 드러난 형식은 자진사퇴였지만 만 5세 입학제와 외국어고 폐지 등을 둘러싼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반발과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수습하기 위한 사실상의 경질로 보인다.
▲ 자진 사퇴한 박순애 부총리 “모든 논란 제 책임” ⓒ 유성호
게다가 박 부총리의 미숙한 대응과 불통 행보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박 부총리는 지난 2일 갑작스럽게 소집한 학부모단체 간담회에서 "제가 이런 화두(만5세 입학제)를 던지지 않았다면 학부모님들의 목소리를, 가슴 아픈 사연을 직접 얘기하면서 같이 논의할 수 있었겠느냐"는 자화자찬성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또 지난 4일에는 학제개편안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급히 세종청사 브리핑장을 빠져나가 '불통' 논란을 더 키웠다.
박 부총리는 취임 전에도 만취 음주운전과 쌍둥이 자녀 불법 입시컨설팅 의혹, 조교 갑질,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제기돼 도덕성 및 국무위원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교육정책을 다룬 경험이 부족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을 강행했다.
▲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사무실로 이동하기 위해 승강기에 올라타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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