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과 함께 '검찰발 받아쓰기'도 부활했다
[민언련 신문방송모니터 보고서]
법무부는 7월 22일 법무부 훈령 '형사사건의 공보에 관한 규정'을 공개하고, 검찰과 언론의 비공개 정례 브리핑인 '티타임' 부활을 알렸습니다. 7월 28일엔 서울중앙지검에서 출입기자단과 1시간가량 티타임을 진행했는데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제정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중단된 지 2년 8개월만입니다. 부활한 티타임을 언론이 어떻게 평가하고 보도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 외치며 '티타임' 부활
검찰이 언론을 통해 사건의 이해를 돕고 과열 취재와 오보를 방지하기 위해 운용했던 티타임제도는 피의사실 공표, 검언유착 등의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결국, 법무부는 피의사실 공표 등 수사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요소를 줄이기 위해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추진하고 2019년 12월 티타임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법무부는 연합뉴스 <조국이 중단시킨 '검찰 티타임' 부활…포토라인 금지는 유지(종합)>(7월 22일 이보배 기자)에서처럼, 기존 규정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국민의 알권리 보장에 미흡하고 오보에 제때 대응하지 않아 수사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된다며 개정 의사를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차장검사의 직접 공보를 허용하"고, 중요 사건은 "소속 검찰청의 장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요건을 제한했으며, "공보자료 배포 외에 구두·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방식"을 허용할 것이라 알렸습니다.
첫 티타임, 언론은 검찰 관계자 발언 '받아썼다'
티타임 부활 이후 첫 대화는 7월 2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있었습니다. 이날 검찰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사건'에 대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티타임 직후 언론은 검찰 관계자 발언을 빠르게 기사화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한 결과 '티타임' 소식을 전한 7월 28일 관련 기사는 총 30건입니다. 이중 '검찰 관계자' 발언을 그대로 옮긴 기사는 16건으로, 뉴시스는 당일 하루에만 3건의 관련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기사 제목부터 '검찰'을 주어로 내세우며 검찰 입장을 그대로 전했는데요. 내용 역시 '검찰 관계자', '검찰'로 문장을 시작하며 검찰 의견을 받아썼습니다.
검찰, 정부·여당과 한목소리
검찰은 이번 '티타임'에서 정부·여당과 입장을 같이하며 그들의 '법률 대변인'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통일부가 7월 12일 탈북 어민 두 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해자 "만약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했다면 이는 국제법과 헌법을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반인륜적 범죄행위"라고 밝혔고(연합뉴스), 국민의힘도 대통령실과 입장을 같이하며 '국정조사와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뉴스1)했는데요.
7월 28일 검찰의 첫 티타임에서도 비슷한 시각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뉴시스 <"탈북 어민, 국내 수사·처벌 가능"…검·한동훈 한목소리>(7월 28일 김진아 기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월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에 대해 "한국 사법 시스템에서도 당연히 단죄가 가능하다"고 발언했고, 티타임에서 검찰의 설명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한동훈 장관에 이어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도 당시 어민들이 국내 사법체계에서 수사와 처벌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고 해석했습니다. 검찰은 독립적인 수사기관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정부와 여당, 검찰까지 같은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검찰, 수사 흘리기 재현
검찰은 티타임의 긍정적 방향을 강조하며 공익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과거와 다름없는 수사 중인 사안의 '정보 흘리기'가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아주경제 <검 탈북 어민 북송, 통치행위로 보기 어려워…위법 가능성 시사>(7월 28일 신진영 기자)에서 검찰은 "'문재인 정부 탈북 어민 북송' 사건 피의자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수사 중인 사항이고 피의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탈북 어민 유죄 선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유죄 선고까지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하고, '귀순 의사자 강제 북송'에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규정으로 말하기는 맞지 않다'"면서도 북한 해외 공민증을 가진 사람을 외국인이란 입증 없으면 강제퇴거가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언급했습니다.
세계일보 <검 "탈북 어민, 국내 수사·법으로 살인죄 처벌 가능했다">(7월 28일 박진영·이종민·김선영 기자)는 티타임에서의 검찰 발언에 대해 "굵직굵직한 사건 수사와 관련해 피의사실 공표나 수사상 지장을 이유로 입을 굳게 다물었다"고 했지만 "탈북 어민 강제 북송에 대해선 위법 소지가 있음을 시사했다"며 검찰 주장을 전했습니다.
해석 넘어 수사 중인 사건 판단까지 언급한 언론
언론에는 검찰 주장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이를 해석하는 기사까지 등장했습니다. 한국일보 <검찰 "귀순·귀북 의사 구별돼야"…탈북어민 강제북송 위법성 무게>(7월 28일 이유지 기자)와 같이 "강제북송은 위법성이 있다는 데 검찰이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어민들을 "북송한 것은 문제라고 시사한 셈"이라거나, 서울신문 <검 '강제북송' 위법 잠정 판단…"귀순 목적과 의사는 구별해야">(7월 28일 한재희·곽진웅 기자)처럼 "검찰의 의중은 드러났다",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근거가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등 검찰의 뜻을 풀어내는 기사가 계속됐습니다.
조선일보 <검찰 "강제북송, 통치행위도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면 안 돼">(7월 28일 표태준 기자)와 머니투데이 <검 '강제 북송 사건은 위법' 판단…문 정부 고위 인사 소환 불가피>(7월 29일 정경훈 기자)처럼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강제북송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거나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도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보도는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전달해 시민이 균형감 있게 사안을 바라볼 수 없게 하는데요. 국민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검찰발 받아쓰기가 아닌 사안의 본질에 대해 살피고 정리하는 기사가 필요합니다.
티타임, 검찰 논리 설명하는 자리였다
물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비판한 언론도 있습니다. MBC <"탈북어민 살인죄 처벌 가능했다" 전 정권 주장 조목조목 반박>(7월 28일 이재욱 기자)은 검찰이 티타임 자리에서 탈북어민들의 사법처리가 어렵다고 주장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설명을 반박했다며 "첫 티타임은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대해 검찰 논리를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내일신문 <검찰, 피고발인 조사 전 강제북송 위법 예단?>(7월 29일 안성열 기자/변호사) 역시 "북한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강제북송의 위법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집중"한다며 "아직 피고발인들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성급한 예단"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미디어스 <3년 만의 '검찰 티타임', 구습 부활에 퇴행 조짐>(8월 1일 송창한 기자)은 서울중앙지검이 "'소속 검찰청의 장의 승인을 받은 사항'에 대해서만 일부 인원에 한정"하고 '브리핑 익명 보도'를 원칙으로 삼았다며 이는 "수사의 밀행성을 감안하더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 브리핑과는 거리가 멀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모든 사건에 관해 질문할 수 있던 과거에 비교해 "공보할 수 있는 수사 사건"을 "중앙지검장의 승인을 받은 사항으로 한정"한 것도 문제라며 7월 28일 티타임 주제를 봤을 때도 "두 사건 모두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로 티타임이 선택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예고한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검언유착 잊었나? 티타임 감싸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 등 '검언유착' 폐해가 있다는 이유로 '형사사건 공개 금지규정'을 추진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연합뉴스 <'질문 더 없나' 한동훈, 티타임 부활에 "전 정부 흘리기 없었나">(7월 26일 정아란 기자)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티타임이 '검언유착 강화'가 아니라고 반박하며 "'과거 지난 정부하에 있던 수사에서는 과연 '흘리기'가 없었느냐. 티타임이 없었느냐며 정부와 언론 간 소통의 정상화라는 의미에 방점"을 찍었다고 합니다. 티타임을 부활시킨 한동훈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인데요. 그런 한 장관이 검언유착을 부정하고, 검찰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견제를 강조하고 나선 것입니다.
한국일보 <검찰 티타임엔 티가 없습니다>(7월 28일 남상욱 사회부 차장)도 티타임을 "스무고개 게임이 진지하게 이뤄지는 자리"라며 "어떤 게 검언유착의 단서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검찰이 수사 정보를 하나둘씩 읊어나가면 기자들은 그 내용을 받아 적고" "기자실로 돌아와 기사를 쓰"는 일은 "택(턱)도 없는 소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일보는 "검언유착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선문답투성이'의 티타임에 기자들은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티타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티타임 재개는 '지록위마'
그러나 KBC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이상민은 경찰국, 한동훈은 검수완박법 무력화…전가의 보도 '시행령'>(7월 28일)에 출연한 손금주 변호사는 언론의 감시·견제를 주장하며 티타임을 부활시킨 것은 '지록위마'라고 비판했습니다. 검언유착에 대한 반성으로 공보 규정이 변경된 것인데 "검찰이 티타임을 통해 언론의 통제를 받는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동아일보 역시 <사설/형사사건 공개 확대…'혐의 흘리기·낙인 찍기' 악용 안 돼야>(7월 25일)에서 티타임을 두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나라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사실이 너무 많이 공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검찰은 '적폐 수사'에서 "몰래 피의사실이 포함된 수사 정보를 흘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선별적인 공개는 아예 공개를 금지하는 것만 못한 결과를 빚는다"고 우려했습니다.
받아쓰기 아닌 검찰 의도 간파하는 보도 늘어나야
티타임에 오르는 사건도 검찰이 정하고, 발언의 수위도 검찰이 결정합니다. 검찰이 더 유리한 위치에서 티타임을 끌고 갈 수 있는 것이죠. 아시아투데이 <기자의 눈/기대와 우려 속 '티타임' 부활>(7월 25일 김현구 기자)은 티타임의 부활이 검찰의 '깜깜이 수사'를 감시할 수 있지만 "검찰이 특정 사건의 수사 상황을 언론에 흘려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며 "이번 티타임은 과거와 달리 특정 사건에 한해서만 진행"되고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대부분의 사건이 전 정권과 연관돼 있는 점 등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언론도 이처럼 티타임을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재개된 티타임과 함께 취재 없이 검찰의 일방적 의견을 듣고 기사를 작성하는 고질적인 언론의 받아쓰기 문제 역시 함께 부활했습니다. 언론은 검찰의 발언을 받아쓰고 검찰 시선에 해석까지 적극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의도를 살피고 경계해야 합니다. 티타임의 본래 목적인 검찰 수사를 감시하고, 국민 알권리를 위한 보도를 위해 힘쓰는 언론이 되길 바랍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7월 25일~8월 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검찰 티타임' 관련 기사 전체
국민의 알권리 보장 외치며 '티타임' 부활
그러나 최근 법무부는 연합뉴스 <조국이 중단시킨 '검찰 티타임' 부활…포토라인 금지는 유지(종합)>(7월 22일 이보배 기자)에서처럼, 기존 규정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국민의 알권리 보장에 미흡하고 오보에 제때 대응하지 않아 수사에 대한 불신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된다며 개정 의사를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차장검사의 직접 공보를 허용하"고, 중요 사건은 "소속 검찰청의 장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요건을 제한했으며, "공보자료 배포 외에 구두·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방식"을 허용할 것이라 알렸습니다.
첫 티타임, 언론은 검찰 관계자 발언 '받아썼다'
티타임 부활 이후 첫 대화는 7월 2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있었습니다. 이날 검찰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사건'에 대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티타임 직후 언론은 검찰 관계자 발언을 빠르게 기사화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한 결과 '티타임' 소식을 전한 7월 28일 관련 기사는 총 30건입니다. 이중 '검찰 관계자' 발언을 그대로 옮긴 기사는 16건으로, 뉴시스는 당일 하루에만 3건의 관련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기사 제목부터 '검찰'을 주어로 내세우며 검찰 입장을 그대로 전했는데요. 내용 역시 '검찰 관계자', '검찰'로 문장을 시작하며 검찰 의견을 받아썼습니다.
▲ 검찰 관계자 발언을 그대로 전한 기사 제목(7/28) ⓒ 민주언론시민연합
검찰, 정부·여당과 한목소리
검찰은 이번 '티타임'에서 정부·여당과 입장을 같이하며 그들의 '법률 대변인'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은 통일부가 7월 12일 탈북 어민 두 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해자 "만약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했다면 이는 국제법과 헌법을 모두 위반한 반인도적·반인륜적 범죄행위"라고 밝혔고(연합뉴스), 국민의힘도 대통령실과 입장을 같이하며 '국정조사와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뉴스1)했는데요.
7월 28일 검찰의 첫 티타임에서도 비슷한 시각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뉴시스 <"탈북 어민, 국내 수사·처벌 가능"…검·한동훈 한목소리>(7월 28일 김진아 기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월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 어민에 대해 "한국 사법 시스템에서도 당연히 단죄가 가능하다"고 발언했고, 티타임에서 검찰의 설명도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한동훈 장관에 이어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도 당시 어민들이 국내 사법체계에서 수사와 처벌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고 해석했습니다. 검찰은 독립적인 수사기관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정부와 여당, 검찰까지 같은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검찰, 수사 흘리기 재현
검찰은 티타임의 긍정적 방향을 강조하며 공익적 목적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과거와 다름없는 수사 중인 사안의 '정보 흘리기'가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아주경제 <검 탈북 어민 북송, 통치행위로 보기 어려워…위법 가능성 시사>(7월 28일 신진영 기자)에서 검찰은 "'문재인 정부 탈북 어민 북송' 사건 피의자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수사 중인 사항이고 피의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탈북 어민 유죄 선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유죄 선고까지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하고, '귀순 의사자 강제 북송'에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규정으로 말하기는 맞지 않다'"면서도 북한 해외 공민증을 가진 사람을 외국인이란 입증 없으면 강제퇴거가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언급했습니다.
세계일보 <검 "탈북 어민, 국내 수사·법으로 살인죄 처벌 가능했다">(7월 28일 박진영·이종민·김선영 기자)는 티타임에서의 검찰 발언에 대해 "굵직굵직한 사건 수사와 관련해 피의사실 공표나 수사상 지장을 이유로 입을 굳게 다물었다"고 했지만 "탈북 어민 강제 북송에 대해선 위법 소지가 있음을 시사했다"며 검찰 주장을 전했습니다.
해석 넘어 수사 중인 사건 판단까지 언급한 언론
언론에는 검찰 주장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이를 해석하는 기사까지 등장했습니다. 한국일보 <검찰 "귀순·귀북 의사 구별돼야"…탈북어민 강제북송 위법성 무게>(7월 28일 이유지 기자)와 같이 "강제북송은 위법성이 있다는 데 검찰이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어민들을 "북송한 것은 문제라고 시사한 셈"이라거나, 서울신문 <검 '강제북송' 위법 잠정 판단…"귀순 목적과 의사는 구별해야">(7월 28일 한재희·곽진웅 기자)처럼 "검찰의 의중은 드러났다",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근거가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등 검찰의 뜻을 풀어내는 기사가 계속됐습니다.
조선일보 <검찰 "강제북송, 통치행위도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면 안 돼">(7월 28일 표태준 기자)와 머니투데이 <검 '강제 북송 사건은 위법' 판단…문 정부 고위 인사 소환 불가피>(7월 29일 정경훈 기자)처럼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강제북송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거나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보도도 등장했습니다. 이러한 보도는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전달해 시민이 균형감 있게 사안을 바라볼 수 없게 하는데요. 국민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검찰발 받아쓰기가 아닌 사안의 본질에 대해 살피고 정리하는 기사가 필요합니다.
티타임, 검찰 논리 설명하는 자리였다
물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흘리고 있다고 비판한 언론도 있습니다. MBC <"탈북어민 살인죄 처벌 가능했다" 전 정권 주장 조목조목 반박>(7월 28일 이재욱 기자)은 검찰이 티타임 자리에서 탈북어민들의 사법처리가 어렵다고 주장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설명을 반박했다며 "첫 티타임은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에 대해 검찰 논리를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 ‘티타임’이 검찰 논리를 설명하는 자리라고 비판한 MBC(7/28) ⓒ MBC
내일신문 <검찰, 피고발인 조사 전 강제북송 위법 예단?>(7월 29일 안성열 기자/변호사) 역시 "북한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강제북송의 위법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집중"한다며 "아직 피고발인들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성급한 예단"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미디어스 <3년 만의 '검찰 티타임', 구습 부활에 퇴행 조짐>(8월 1일 송창한 기자)은 서울중앙지검이 "'소속 검찰청의 장의 승인을 받은 사항'에 대해서만 일부 인원에 한정"하고 '브리핑 익명 보도'를 원칙으로 삼았다며 이는 "수사의 밀행성을 감안하더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 브리핑과는 거리가 멀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모든 사건에 관해 질문할 수 있던 과거에 비교해 "공보할 수 있는 수사 사건"을 "중앙지검장의 승인을 받은 사항으로 한정"한 것도 문제라며 7월 28일 티타임 주제를 봤을 때도 "두 사건 모두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로 티타임이 선택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예고한 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검언유착 잊었나? 티타임 감싸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 등 '검언유착' 폐해가 있다는 이유로 '형사사건 공개 금지규정'을 추진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연합뉴스 <'질문 더 없나' 한동훈, 티타임 부활에 "전 정부 흘리기 없었나">(7월 26일 정아란 기자)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티타임이 '검언유착 강화'가 아니라고 반박하며 "'과거 지난 정부하에 있던 수사에서는 과연 '흘리기'가 없었느냐. 티타임이 없었느냐며 정부와 언론 간 소통의 정상화라는 의미에 방점"을 찍었다고 합니다. 티타임을 부활시킨 한동훈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의 당사자인데요. 그런 한 장관이 검언유착을 부정하고, 검찰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견제를 강조하고 나선 것입니다.
▲ ‘티타임’의 검찰 견제 기능을 강조한 한국일보(7/28) ⓒ 한국일보
한국일보 <검찰 티타임엔 티가 없습니다>(7월 28일 남상욱 사회부 차장)도 티타임을 "스무고개 게임이 진지하게 이뤄지는 자리"라며 "어떤 게 검언유착의 단서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검찰이 수사 정보를 하나둘씩 읊어나가면 기자들은 그 내용을 받아 적고" "기자실로 돌아와 기사를 쓰"는 일은 "택(턱)도 없는 소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일보는 "검언유착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선문답투성이'의 티타임에 기자들은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티타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티타임 재개는 '지록위마'
그러나 KBC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이상민은 경찰국, 한동훈은 검수완박법 무력화…전가의 보도 '시행령'>(7월 28일)에 출연한 손금주 변호사는 언론의 감시·견제를 주장하며 티타임을 부활시킨 것은 '지록위마'라고 비판했습니다. 검언유착에 대한 반성으로 공보 규정이 변경된 것인데 "검찰이 티타임을 통해 언론의 통제를 받는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동아일보 역시 <사설/형사사건 공개 확대…'혐의 흘리기·낙인 찍기' 악용 안 돼야>(7월 25일)에서 티타임을 두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라며 "우리나라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사실이 너무 많이 공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검찰은 '적폐 수사'에서 "몰래 피의사실이 포함된 수사 정보를 흘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선별적인 공개는 아예 공개를 금지하는 것만 못한 결과를 빚는다"고 우려했습니다.
받아쓰기 아닌 검찰 의도 간파하는 보도 늘어나야
티타임에 오르는 사건도 검찰이 정하고, 발언의 수위도 검찰이 결정합니다. 검찰이 더 유리한 위치에서 티타임을 끌고 갈 수 있는 것이죠. 아시아투데이 <기자의 눈/기대와 우려 속 '티타임' 부활>(7월 25일 김현구 기자)은 티타임의 부활이 검찰의 '깜깜이 수사'를 감시할 수 있지만 "검찰이 특정 사건의 수사 상황을 언론에 흘려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며 "이번 티타임은 과거와 달리 특정 사건에 한해서만 진행"되고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대부분의 사건이 전 정권과 연관돼 있는 점 등 때문에" "부정적인 시선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언론도 이처럼 티타임을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재개된 티타임과 함께 취재 없이 검찰의 일방적 의견을 듣고 기사를 작성하는 고질적인 언론의 받아쓰기 문제 역시 함께 부활했습니다. 언론은 검찰의 발언을 받아쓰고 검찰 시선에 해석까지 적극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의도를 살피고 경계해야 합니다. 티타임의 본래 목적인 검찰 수사를 감시하고, 국민 알권리를 위한 보도를 위해 힘쓰는 언론이 되길 바랍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7월 25일~8월 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된 '검찰 티타임' 관련 기사 전체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미디어스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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