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3m 높이면 잘 들려" 문 전 대통령 이웃마을 이장 발언 논란
평산마을 주민들 "말리지는 못할 망정..."... 당사자 "시위 부추기지 않아"
▲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 이윤구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보수‧극우 단체나 개인(유튜버)의 시위‧집회로 갈등이 있는 가운데 이웃한 마을의 이장이 시위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해당 이장은 "시위를 부추기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평산마을 이웃마을 이장 시위 발언 논란
실제 이웃한 한 마을의 이장이 보수 유튜버와 대화하는 영상에서 "우리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청수골(사저 300m 밖) 밑에 넓은 데가 있지 않느냐. 청수골 밑이 좋다. 널찍해서 좋다"며 "스피커 3m 높이면 더 잘 들린다. (사저에서) 300m 밖에서는 확성기 설치해도 돼잖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마을) 여기서 하면 안 된다. 거기서(삼거리 쪽)를 막으면 내가 트랙터로 막아줄게. 내가 정리해 줄게"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유튜버는 "멋쟁이 이장님 만났습니다.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평산마을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에게 퍼지고 있다.
해당 마을이장의 영상을 본 한 주민은 "말이 안 된다. 우리 마을에서는 시위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시위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면 다른 마을에 가서 시위를 벌여도 된다는 말이냐. 마을 간 싸움으로 번질 수 있고 싸움을 붙이는 것으로 보여진다. 마을이장이라면 시위를 하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다른 평산마을 주민은 "해당 마을 이장은 이전부터 사저가 들어오는 것에 반대해 왔던 사람이다. 영상을 봤는데 어떻게 시위를 부추기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그는 "마을 간 싸움으로 번질까 걱정된다. 평산마을 주민들은 해당 이장의 발언에 분노하고 있다"며 "조만간 마을회관에 모여서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항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한 양산시민은 "누가 말해서 해당 영상을 봤다. 말이 안 된다. 마을이장은 시청으로부터 어느 정도 수당을 받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 아무리 다른 마을이라 하더라도 이장이라면 시위를 자제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 "시위 부추기지 않았다, 피해주지 말라고 한 것"
반면 해당 마을 이장은 시위를 부추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시위를 하라고 해서 그 사람들이 하고, 하지 말라고 해서 안할 사람들이 아니다"며 "그동안 평산마을에서 시위가 벌어지면서 우리 마을에도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그는 "(사저 300m 밖) 청수골 쪽에 넓은 공간이 있다는 정도로 말을 한 것이지, 시위를 하라거나 확성기 소리를 높여라고 부추긴 게 아니다. 시위를 두둔한 사실도 없다"며 "처음에는 시위를 하지 말라고 했고, 그래도 한다고 하니까 우리 마을에는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산리는 그동안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그런데 사저가 들어오면서 평화롭게 사는 마을에 사저가 끼어든 것"이라며 "서로 마을과 이웃 사이에 잘 지내야 하고, 언성이 높아지거나 고소고발 같은 게 있으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한 동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산리 전체가 나서야 한다. 마을끼리 갈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북면사무소 관계자는 "사저 주변 집회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경호구역이 확대되면서 갈등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 8월 25일 아침,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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