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여행 에세이 출간 후 들은 가장 보람찬 피드백
[편집자가 독자에게] 4인4색 걷기 여행의 즐거움을 소개한 '걸어간다 살아간다' 시리즈
'편집자가 독자에게'는 출판편집자들이 자신이 만든 책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편집자말]
'여행'이라고 하면 비행기를 타고, 기차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것으로 알았던 내게 이번 여행 에세이 '걸어간다 살아간다' 시리즈 기획은 '걷기 여행'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 책구름 출판사 '걸어간다 살아간다' 시리즈책구름 출판사 '걸어간다 살아간다' 시리즈 ⓒ 김라나
이 시리즈는 총 4권의 여행 에세이로 꾸려졌다. 각기 다른 4명의 작가가 써내려간 걷기 여행기는 스페인 산티아고, 북인도 히말라야, 이탈리아 순례길 여행지만큼이나 다채롭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본질은 하나다. 걸으면서 온몸으로 자신의 여행지를 느끼고 음미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여행이란 것이 비단 여행지 뿐만 아니라 자신 내면으로의 여행도 늘 함께라는 점이다.
때로는 정말 힘들어서 중간 도착지에서 펑펑 우는 에피소드를 적어내려간 작가도 있었다. 또 한 명의 작가는 함께 떠난 이들과의 마찰로 인한 고달픔에도 오로지 걸을 생각만을 하며 비장해지기까지 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여행기가 내 살결같이 느껴졌다. 그 이유인즉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써 내려간 글이어서 더욱 그렇지 않았을까? 이번 책을 만들고 가장 보람찬 피드백은 '자신도 걷는 사람이 되었다'라는 독자들의 후기였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자라왔지만 올레길을 걸어본 적 없던 독자가 가족들과 올레길을 걸었다는 후기, 평생 걷기를 멀리했던 독자가 매일 만 보씩 걷게 되었다는 후기까지... 어쩌면 걷기는 우리 일상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지 모른다.
▲ 로마로 가는 길로마로 가는 길 ⓒ 김혜지
차창 밖으로 펼쳐지던 풍경이 내 발이 닿아 서서히 눈에 담아 간다면 보이지 않았던 것이 낯설게 보이며 새로운 여행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을, 그저 보내기에는 너무 짧은 이 계절 자신의 발로 내디뎌 음미해 보길 권한다. <로마로 가는 길>마지막 구절을 옮기며 걷기 여행을 찬미하는 이 글을 맺음 한다.
걷는 여행은 절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순례길을 걸은 후 무엇을 깨달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내가 사는 세상에서 벗어나 걷는 행위에 집중하는 동안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알았다.
한 발짝 물러나 객관적인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삶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그리고 무작정 걸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걷는 사람이 왜 반복적으로 걷는 여행을 하는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걷기로 했다.
- <로마로 가는 길> 중에서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라나 시민기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spket0303)에도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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