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수해 입은 청양 주민들 "태풍 소식에 뜬눈으로 밤새워"

큰 피해 없이 지나가... "내년 고추 농사 장담 못해, 피해보상 집회 계획 중"

등록|2022.09.07 09:21 수정|2022.09.07 09:21
 

▲ 이기영씨가 폭우로 쓸려간 고추밭을 바라 보고 있다. ⓒ 이재환

 
지난 8월 13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충남 청양군 온직리 주민들은 태풍 힘난노가 북상한 다는 소식에 지난 5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충남은 다행히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충남 평균 누적 강우량은 109.2mm다. 당진이 169.6mm로 충남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금산은 56.2mm로 최저 강우량을 기록했다. 풍속은 평균 8.9m/s로 비교적 강하지 않았다.

지난 6일 청양군 남양면 온직리를 찾았다. 태풍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8월 수해로 자갈밭이 되었던 온직리의 한 논은 자갈이 치워져 있었다. 온직천 둑방도 일부 정비가 된 상태였다. 여전히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도 있다.

이기영(71) 온직2리 주민은 "6일 0시부터 뜬눈으로 지새웠다"며 "8월에 수해를 입은 뒤로 비가 조금만 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다. 다행히 비가 적게 와서 추가 피해는 없었다"고 안도했다.
 

▲ 이기영 씨의 고추밭. 지난 8월 말 경기도 안산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고추대를 뽑아 모아 놓았다. ⓒ 이재환

  

▲ 자갈이 쌓여 있던 논이다. 현재는 논에 쌓여있던 자갈이 치워진 상태이다. ⓒ 이재환


 하지만 이씨의 고추밭은 내년 농사조차 불확실한 상태이다.

이 씨는 "고추는 수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확이 늦은 품종이라서 피해가 더 컸다. 하필 수확기에 비가 많이 와서 모두 망쳤다"며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지만 유실된 밭을 원상복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막막하기만 하다. 모래와 자갈 위에서 내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안산 시민들이 자원봉사를 나와 밭에 있던 고추 지지대를 모두 뽑아 주었다"며 "내 힘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무척 고마웠다"고 전했다.

노승일 온직3리 이장은 "바람도 비교적 세지 않았다.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잘 지나갔다"며 "여기서 더 피해를 입었다면 정말 막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올해 농사도 마무리하고 마을도 정비해야 한다"며 "이후에는 군청 앞에서 피해 보상과 관련한 집회도 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