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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들이 한꺼번에 나온다고? 그것도 예능에?

[리뷰] 예능 초보 배우 15인의 유쾌한 합동 MT

등록|2022.09.12 12:32 수정|2022.09.12 12:32
 

▲ 티빙 오리지널 예능 '청춘MT' ⓒ TVING


박보검-박서준-지창욱-김유정이 함께 출연한다고? 토종 OTT 플랫폼 티빙(Tving)이 작정하고 예능 한편을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 청춘MT >다. 지난 9일 1-2회 동시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1편씩 선보이는 <청춘MT>는 MT를 소재로 삼은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출연진이 그동안 지상파, 케이블 예능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대규모 배우들로 꾸며지면서 놀라움을 자아낸다.

박보검, 김유정, 진영, 채수빈, 곽동연 (이상 '구르미 그린 달빛'), 박서준, 안보현, 권나라, 류경수, 이주영 (이상 '이태원 클라쓰'), 지창욱, 최성은, 황인엽, 지혜원, 김보윤(이상 '안나라수마나라') 등 지상파, 종편, OTT 화제의 드라마 속 주요 출연진 15인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딱히 교집합이 없어 보이는 이들 배우들의 단체 야외 예능 도전에선 딱 하나의 접점이 존재했다. 세 작품 모두 김성윤 PD가 연출을 담당한 드라마라는 점이다.

​그렇다손쳐도 올해 공개된 <안나라수마나라>를 제외하면 방영된지 벌써 2~6년 이상 지난 시점에 갑자기 한 자리에 모인다는건 각자 바쁜 일정에 대한 걱정은 둘째치고 얼핏 생뚱맞게 비춰질 법한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1-2회 공개분을 보면서 "이래서 모였구나"라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시청자들로선 각각 내가 좋아했던 드라마, 배우들에게 다시 한번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일을 왜 이렇게 키우셨어요?  이유 있는 박서준의 걱정
 

▲ 티빙 오리지널 예능 '청춘MT' ⓒ TVING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이번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성윤 PD는 출연 배우들과 각각 식사자리를 마련하면서 사전 모임에 돌입했다. 모처럼 자신들의 참여작품을 책임진 김PD를 만난 박서준, 지창욱, 김유정 등은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걱정의 목소리도 동시에 쏟아냈다.

​"(촬영) 이후로 못 본 배우들도 있고..."(김유정)
"일을 왜 이렇게 키우셨어요?" (박서준)
"다 할 줄 몰랐지 ㅎㅎ"(김성윤 PD)


모처럼의 만남에서 배우들의 의견은 비슷했다. 예능 출연 자체가 처음이거나 여전히 낯을 가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연합 MT라는 구성 자체도 부담이 갈 수 있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박서준, 박보검처럼 해외 일정이 바쁘거나 차기작 촬영으로 인해 아쉽게 못한 배우(김다미)도 있었지만 상당수 출연진들이 기꺼이 <청춘MT>에 동참한 건 분명 김성윤 PD에 대한 신뢰,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김성윤 PD는 이들 드라마 이전 2000년대 <상상플러스>를 담당했던 KBS 대표 예능 PD 중 한명이었다. 10여년전 드라마 연출로 방향을 바꿔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모처럼 기획자이자 현장 진행자로 참여한 <청춘MT> 1-2회에선 여전히 녹슬지 않는 예능적 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

3개 드라마 출연진, 팀으로 섞여 게임 돌입
 

▲ 티빙 오리지널 예능 '청춘MT' ⓒ TVING


각 드라마를 대표하는 김유정, 박서준, 지창욱 등은 자신들의 작품을 촬영했던 장소에 도착해서 감회에 젖는다. 하지만 추억에 잠기는 것도 잠시 뿐. 제작진은 3인에게 공통의 미션을 부여한다. 각 작품 당 두곳에 흩어진 동료들을 빨리 찾아서 보령 베이스 캠프로 데려와야 하는 것이다. 제목 그대로 주로 이태원 촬영이 많았던 박서준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만 여러 곳에서 다양한 장면을 연기했던 김유정, 지창욱으로선 난감할 노릇이었다.

​정신줄 다시 잡고 배우들이 있을 법한 장소에서 어렵게 재회한 3개팀 출연진들은 이제 차량에 탑승해 본격적인 MT의 시작을 알렸다.  지창욱-권나라(SBS '수상한 파트너'), 이주영-곽동연(영화 '야구소녀') 등 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경력자들도 있었지만 그외엔 이번 만남이 처음이다보니 대부분 어색함 속에 근처 풍경만 바라볼 따름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이번 <청춘MT>의 기획자 김성윤 PD는 첫날 저녁 식사를 위한 게임을 준비하면서 "팀을 섞어 볼까 합니다"라는 멘트로 15명 참가자들을 긴장시킨다.  하지만 타 드라마 출연자들로 구성된 3개팀은 마치 여러 기간 동안 합을 맞춘 것 마냥 제작진이 출제하는 각종 게임에 몰입하며 어색함을 극복해낸다.

김성윤 드라마의 세계관(?) 통합
 

▲ 티빙 오리지널 예능 '청춘MT' ⓒ TVING


국내외로 떠나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1박2일>, <신서유기>, <뿅뿅 지구오락실> 같은 예능만 하더라도 출연자 숫자가 4~7인 내외로 한정되기 마련이다.  초대손님들을 합친다 해도 기존 인원의 2배 정도로 제한되기 마련이었지만 <청춘MT>는 무려 15명의 고정 출연자를 대동한 야외예능으로 꾸며졌다.

​예능에 능숙한 인물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한 인적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자마자 이들 배우들은 우려와는 다르게 재빨리 프로그램에 적응하면서 웃음을 선사한다. 김유정+이주영, 박서준+지혜원 등 이곳에서 처음 만난 이들이 힘을 모아 제작진에게 항의 하는 모습은 마치 예전부터 작품을 통해 인연을 맺은 것 마냥 자연스런 흐름으로 <청춘MT>의 재미를 담당해준다.

각지에 뿔뿔히 흩어진 팀원들을 데려와야 하는 출발 미션부터 전반적인 내용의 전개는 기존 <1박2일> 같은 여행 버라이어티에서 익숙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뭔가 어설프고 서툰 행동을 보여주는 배우들로만 채워진 출연진들은 낯설지만 저마다의 방식을 찾아내며 시간이 흐를수록 촬영에 적응하고 어느 순간 적극성까지 발휘한다.

이를 통해 <구르미 그린 달빛>,<이태원 클라쓰>,<안나라수마나라> 등 전혀 다른 배경 속 드라마는 마치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여 있었던게 아닌가라는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또한 적재적소마다 드라마 속 명장면과 멋진 OST가 쉴 새 없이 울려퍼지면서 그때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건 <청춘MT>만의 색다른 묘미가 되어준다. 단발성 기획이긴 하지만 마치 시상식 수준의 배우들을 하나로 모은 김성윤 PD의 이번 모험은 확실히 성공적이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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