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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영토 약 2000㎢가 이미 해방"

'친러' 도네츠크공화국 수장은 도주하고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은 러시아군 지도부 비판... 푸틴은 침묵

등록|2022.09.12 13:38 수정|2022.09.12 15:17

▲ 1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월 초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군이 2000㎢에 달하는 영토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의 세 배 이상에 달하는 면적이다. ⓒ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페이스북


1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월 초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군이 2000㎢에 달하는 영토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의 세 배 이상에 달하는 면적이다.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네츠크 지역의 도시인 라이만이 수복된 것에 대해 "라이만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국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탈환은 필연적인 일이었다"며 "도네츠크 지역 전체가 해방될 것이고, 우크라이나 전역이 그래야 하는 것처럼, 안전하고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 최고사령관 회의를 열었다. 작전지역 지휘관들로부터 전선의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고 필요한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9월 초부터의 적극적인 수복 행동덕분에 우리 영토의 약 2000㎢가 이미 해방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퇴각에 "러시아 군대는 등을 보이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조롱한 뒤 "결국 러시아군이 도망치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우크라이나에는 점령자들을 위한 장소가 없을 것이다"라고 결의를 보였다.

그는 "만일 러시아 병사 중 지금 러시아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는 우리 군인들에게 억류된 모든 이들이 제네바 협약에 따라 대우받을 것을 보장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에 투항을 권유하기도 했다.
  

▲ 미국 싱크탱크 정치연구소(ISW)의 경우 9월 초부터 현재까지 약 2500㎢의 영토가 수복됐다고 판단했다. 왼쪽 지도는 8월 31일의 지도고 오른쪽 지도는 9월 10일 지도로 하늘색 영토가 9월 들어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영토다. ⓒ ISW Twitter


한편, 실시간 바뀌는 전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영토의 정확한 수치는 아직 확실치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00㎢의 영토가 해방되었다고 말했지만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9월 초부터 러시아군으로부터 3000㎢의 영토를 해방했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정치연구소(ISW)의 경우 9월 초부터 현재까지 약 2500㎢의 영토가 수복됐다고 판단했다. 대략 2000~3000㎢의 영토가 수복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공화국 수장 푸실린 이미 도망한 것으로 추정
 

▲ 우크라이나의 반격과 직면한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미승인국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영상을 통해 "라이만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영상 속 푸실린은 차량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모습으로 그는 "라이만을 비롯한 DPR 북부 여러 지역이 공격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행정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 SOF Fella Twitter


우크라이나의 반격과 직면한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미승인국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수장인 데니스 푸실린은 영상을 통해 "라이만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영상 속에서 차량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푸실린은 "라이만을 비롯한 DPR 북부 여러 지역이 공격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행정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11일 공개된 러시아 국영통신사 타스와의 인터뷰에서의 그의 발언과 확연히 상반되는 모양새다. 해당 인터뷰에서 푸실린은 "전선의 상황은 긴박하지만 통제되고 있다"며 "많은 지역에서 인민해방군이 비록 어렵지만 전진하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의 상황은 변함이 없으며 DPR군은 여전히 도네츠크 국제공항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푸실린이 이미 도망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페트로 안드리우셴코 마리우폴 시장 고문은 11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푸실린은 마리우폴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푸실린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방송 <채널24>도 푸실린이 이미 10일에 도네츠크 지역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패퇴에 '푸틴의 수족'이라고 불리는 체첸 자치공화국의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나는 국방부 같은 전략가가 아니다. 하지만 실수가 있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러시아군 지도부를 비판했다. 카디로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바로 자신의 부대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인물이다.

카디로프는 11일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오늘이나 내일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러시아 국방부 지도부와 국가 지도부에 연락해 현지 상황을 설명할 수밖에 없다"며 "국방부는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디로프는 "곧 1만 명의 병사들과 함께 우리는 오데사에 도착할 것"이라며 반격 의지를 내비쳤다.

카디로프의 말대로 러시아 당국은 아직까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지역을 퇴각하던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의 날을 맞아 새 관람차 개장식에 참석했지만 전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이 진입한 이지움과 발라크리아 지역에서 후퇴해 재집결을 허용했다"며 우회적으로 러시아군의 퇴각을 언급했을 뿐 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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