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총선 '극우 정당' 돌풍... "난민 제로 국가 만들겠다"
'민족주의' 스웨덴민주당 약진... 창당 후 최고치 득표
▲ 스웨덴 극우정상 스웨덴민주당의 총선 돌풍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스웨덴 의회 총선거에서 극우 정당이 포함된 보수야권 연합이 집권 중도좌파정당 연합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이변을 일으켰다.
12일(현지시각) 총선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결과에 따르면 의회 전체 349석 가운데 보수야권 연합이 176석으로 과반, 집권 중도좌파연합이 나머지 173석을 가져갈 것으로 나왔다고 AP, BBC 등이 보도했다.
여당인 사회민주당은 30.5%로 모든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나, 다른 중도좌파 정당과 득표율을 합쳤을 때 보수연대에 밀리고 있다.
다만 스웨덴 선거관리위원회는 여야가 근소한 차이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최종 결과는 재외선거인 투표함까지 모두 개표한 13일 이후 확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외면당하던 극우 정당, 반이민 정서 업고 약진
그러나 선거 결과를 떠나 이번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스웨덴 정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단 사실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까지 스웨덴민주당은 창당 후 최고치인 21%를 득표하며 보수연대를 이끌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은 '스웨덴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세워 '난민 제로', '외국인 범죄자 추방' 등의 반이민 정책을 공약했다. 또한 범죄 척결을 주장하며 최근 잇따른 총기 사고에 불안감을 느낀 스웨덴 민심을 자극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신나치주의 활동과 극단적인 정책으로 외면당했으나 스웨덴의 경제위기,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 반이민 정서를 등에 업고 성장했다.
2010년 총선에서 첫 원내 진입에 성공한 스웨덴민주당은 2014년 12.5%의 득표율을 올리며 49석, 지난 2018년에는 17.5%의 득표율로 62석을 차지하는 등 비약적으로 세력을 키우면서 마침내 정권 출범까지 기대하고 있다.
지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우리의 정책에 따르면 난민은 거의 제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소수자를 이민 대상자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AP통신은 "스웨덴 유권자들은 백인 민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스웨덴민주당을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달라지고 있다"라며 "이번 총선 결과가 잘 보여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오케손 대표는 "우리는 스웨덴 제2의 정당이 됐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면 우리가 그 중심을 맡게 될 것이고, 우리의 야망이 정부에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작년 11월 스웨덴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른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는 취임 9개월 만에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안데르손 총리는 "아직 선과 결과는 확실하지 않지만 평등한 사회, 강력한 복지 사회를 토대로 한 사회민주당의 목소리는 여전히 스웨덴에서 강력하다"라며 극우 돌풍을 축소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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