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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도 모자라 미군 사격까지..." 보령 갓바위 주민들의 호소

60년간 사격장 소음으로 육체적, 정신적 피해 호소... 공군, 예정대로 훈련 진행

등록|2022.09.13 10:35 수정|2022.09.13 13:23
 

▲ 보령시민사회단체와 갯바위 마을 주민들이 기자 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이재환


갓바위 마을 주민들이 또다시 "공군사격장을 폐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갓바위 마을은 충남 보령시 대천 해수욕장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주민들은 지난 2021년 11부터 보령 공군사격장 주변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진행 중이다.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는 9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대천해수욕장에 있는 보령공군사격장에서 공대공 미사일을 비롯해 휴대용 SAM(신궁)과 발칸포 등의 해상사격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공군뿐 아니라 미8군의 사격도 예고됐다. 이에 주민들이 또다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보령(대천)사격장은 1962년부터 60년 동안 미군과 한국 육군 이어 공군이 잇따라 사격장으로 활용하면서 주민들은 이명과 난청 등의 소음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갓바위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37가구 주민 중 28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현재도 8명이 암 투병 중이다. 주민들은 불발탄 피해와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난청, 가축 낙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고 있다.

보령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갓바위 마을 주민들은 13일 보령사격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사격장 폐쇄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무기의 성능개량으로 파괴력이 강해져 무기가 내는 소음과 진동이 더 커졌다"며 "이번에는 한국군 사격으로도 모자라 미군까지 몰려와서 사격훈련을 한다니 주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주민들은 더이상 속지 않는다. 방음벽 설치와 같은 터무니없는 대책으로 주민을 우롱하지 말고 사격장을 완전 폐쇄하라"라며 "이것이 근본적 대책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라의 근본이 국민이다. 나라를 지키는 훈련을 한다면서 그 근본인 국민의 삶을 파괴한다면 이 같은 모순이 어디 있는가"라며 "연로한 주민들이 여생이나마 평온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이자 도리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태갑 주민대표는 "주민들은 1년 가까운 시간을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며 군사 훈련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고통이 6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주민들이 병들어 죽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우리의 상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 이게 나라인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공군은 사격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는 "사격 취소 계획은 없다"며 "이번 주는 장비를 전개하는 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실사격 계획은 없다. 날씨 변수가 없다면 다음 주부터 사격 훈련이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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