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벽력 같은 아내의 시한부 선고, 남편의 선택은?
[미리보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 '인생은 아름다워' 염정아-류승룡염정아와 류승룡 배우가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생애 마지막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아내와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이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28일 개봉. ⓒ 이정민
동명의 이탈리아 명화가 떠오르지만, 그와는 또다른 결의 인생 이야기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황혼을 앞두거나 지나온 기성세대들의 마음을 울릴 일종의 성장담과도 같았다.
초반부터 이문세의 노래와 배우들의 춤사위가 눈길을 끈다. 매사에 심사가 꼬인 듯 툴툴대는 진봉과 달리 병원 검진 가는 길에 연애 시절을 떠올리는 세연이 대비되며, 이 가족의 30년 사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50대를 지나는 이 부부는 여느 대한민국을 사는 기혼자들이 그렇듯 자녀, 혹은 가족을 위한 희생의 여정을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중 세연은 주부로서 남편과 두 자녀에 헌신했지만 돌아오는 건 자녀의 냉담함과 남편의 투정 뿐이다. 꼬박꼬박 밥을 챙기고, 아이들의 학교 물품과 일정을 줄줄 외우는 이 다정한 아내이자 엄마는 대체 무슨 사연으로 이렇게 찬밥 신세가 됐을까.
영화에서 이런 과거를 제시하진 않는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소중한 존재에 대한 소홀한 모습을 나열하며, 일종의 고정관념을 건드리는 정도다. 병원 예약 시간이 늦어도 돈 때문에 택시를 끝내 타지 않는 아내, 아침밥을 제대로 먹고 가라며 잔소리하는 엄마라는 존재는 그렇게 약자이기 일쑤였다.
전반적으로 영화 속 캐릭터들은 입체적이진 않다. 남의 속도 모르고 아픈 아내를 타박하는 진봉은 영화 후반부에 아내를 위한 일종의 버킷 리스트 여행을 함께 하는 속 깊은 가장으로 그려지는데, 한편으론 여러 기혼 남성들이 아내에게 품고 있는 미안함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기능한다. 입시를 앞둔 큰 아들, 사춘기를 맞은 딸 또한 그렇다.
▲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런 이유로 서사의 탄탄함 내지는 극적 긴장감의 고조와 해결을 이 영화에서 크게 바랄 순 없다. 대신 누구나 잘 알고, 익숙할 법한 여러 대중가요를 소환해 향수를 자극한다. 뮤지컬 영화로 분류해볼 수 있지만, 노래의 배치가 서사적 기승전결이 있기보다는 각 에피소드에 맞게 가미된 식이라 음악 영화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해당 작품은 2019년 하반기에 촬영을 시작, 본래 2020년 개봉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약 2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된 셈이다. 극장가에 활기가 돌며 이번 추석 연휴 평년 추석 때의 약 70% 수준의 관객이 들었던 만큼, 온 가족이 함께 볼만 한 영화를 목표로 라인업에 선 것으로 보인다.
약점도 많지만, 그를 상쇄하는 게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 및 감정 연기다. 특히 배우 염정아가 다양한 결의 감정을 적재적소에 담아 냈다. <스플릿> <국가 부도의 날> 등 장르성 강한 작품을 연출했던 최국희 감독의 의외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겠다.
한 줄 평: 소중한 사람, 있을 때 더 잘합시다!
평점: ★★★(3/5)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관련 정보 |
감독: 최국희 출연: 류승룡, 염정아, 박세완, 옹성우, 심달기, 하현상, 김다인 특별출연: 전무송, 박영규, 김혜옥, 신신애, 김종수, 고창석, 염혜란, 김선영, 류현경 제작: 더 램프㈜ 제공 및 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122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2년 9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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