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보파나센터, 크메르루즈 관련 다큐멘터리 특별 시사회 개최
22일 열리는 크메르루즈 전범 키우삼판 최종 판결 앞두고 킬링필드 다큐영화 5편 무료시사회
▲ 크메르루즈 관련 다큐영화 특별 무료시사회 프로그램 안내 포스터 크메르루즈 전범인 키우 삼판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판결을 앞두고 리티 판 감독이 운영하는 보파나시청각센터가 크메르루즈 관련 다큐 영화 5편을 엄선해 이번 주 무료시사회를 열고 있다. ⓒ Bophana Center
자국민 200만 명을 대량 학살한 크메르루즈 정권의 실상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엄선작 5편이 지난 19일부터 캄보디아 현지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무료상영에 들어갔다.
23일까지 매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각) 수도 프놈펜 소재 보파나시청각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키우 삼판은 2011년 유엔이 세운 크메르루즈특별재판소에 의해 정식 기소된 전직 크메르루즈 고위지도자 4인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다.
폴 포트에 이어 '권력 2인자'로 불리던 누온 체아 전 국가주석은 지난 2019년 노환으로 93세 일기로 사망했으며, 대량학살의 책임이 있는 이엥 사리 전 외무부장관과 사회부장관을 지낸 이엥 티어리엇은 재판 도중 병사했다.
이 중 치매 증세로 법정진술이 어려워 결국 기소 중지된 상태에서 사망한 이엥 티어리엇은 외무부장관을 지낸 이엥 사리의 부인이자, 크메르루즈 최고 지도자였던 폴 포트의 처제이기도 했다.
키우 삼판의 현재 나이는 91세이며, 노령임을 감안해 현재 일반 감옥이 아닌 가택연금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키우 삼판과 지난 2019년 사망한 누온 체아는 제네바 협약의 중대한 위반과 대량 학살이라는 두 가지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재판 번호 002/01>과 <재판번호 002/02>로 나눠진 재판 판결에서 지난 2014년, 2018년 각각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보파나시청각센터의 운영관리책임자인 체아 소페압씨는 "무료 상영의 목적은 사람들이 크메르루즈 정권과 크메르루즈 재판소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크메르루즈 역사를 담은 5편의 영화들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특별시사회는 지난 19일, 악명 높은 뚜얼슬렝수용소(S-21) 소장을 지낸 카잉 구엑 에아브(일명 두잇)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 영화 <두잇 동지: DUCH WELCOME TO HELL>(감독 :아드리안 마벤)을, 다음날인 20일에는 영국인 데이빗 문로 감독이 지난 1979년 제작한 TV다큐멘터리<Year Zero: The Silent Death Of Cambodia>을 상영했다.
오늘 21일 저녁에는 2013년 제6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차지한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감독 리티 판의 다큐영화 <잃어버린 사진, The Missing Picture>가 상영될 예정이며, 22일 프랑스감독 레미 레이네가 연출한 다큐영화<Khmer Rouge, A Simple Question of Justice>, 그리고 마지막인 23일은 리티 판 감독이 지난 2003년 제작한 다큐영화 <피의 기억, S-21: The Khmer Rouge Death Machine>이 무료 상영될 예정이다.
▲ 크메르루즈 전범인 키우 삼판의 최종판결을 앞두고, 특별다큐시사회를 연 보파나 센터의 운영 소유자이자,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유명감독인 리티 판 감독의 모습 ⓒ 박정연
이번 특별시사회 행사를 주관한 보파나시청각센터는 캄보디아 유명감독 리티 판 이 국제사회의 지원 받아 운영하는 캄보디아영화예술아카이브센터다. 그는 또 킬링필드 당시 부모형제를 잃은 전쟁고아 출신이며, 지난 2017년 미국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영화<그들이 아버지를 죽였다>(원제 : First They Killed My Father: A Daughter of Cambodia Remembers> 를 공동 연출하기도 했다.
본 재판소가 이번에 다루게 될 <재판번호 002/2>는 소수민족인 참족과 베트남인에 대한 집단 학살, 강간, 강제 결혼 및 기타 여러 범죄에 초점을 맞춘 재판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소는 앞서 2014년 전직 크메르루즈 고위급 지도자였던 누온 체아와 키우 삼판에게 반인도적 범죄를 주도한 협의로 종신형을 선고한 바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남은 <사건번호 002/02> 최종 재판 결과 역시, 그에게 종신형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크메르루즈특별재판소는 유엔이 주도하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전범특별재판소이다. 1997년 훈센총리가 유엔 코피아난 사무총장을 만나 전범재판소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재판소 설립 당시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 열린 독일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소와 일본 도쿄전범재판소 이후 반세기만에 열려 '세기의 재판'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외국재판관들의 잦은 사퇴에 수억 달러에 달하는 운영 비용에도 불구, 길고 지루한 재판 끝에 지난 10여 년간 전범 9명을 기소하고 3명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는 데 그치는 바람에 국제사회로부터 '돈만 쓰는 쓸데없는 재판'이라는 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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