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공공임대 공급하면 적자? 이익 오히려 5배 늘었다"
SH, 서초 내곡지구 사업결과 공개..."앞으론 건물만 분양, 법 개정 기다려"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SH에서 열린 내곡지구 사업성 분석결과 공개 및 향후 주택사업 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9.22 ⓒ 연합뉴스
"'공공주택 많이 지으면 적자 난다', '공공임대 공급하면 손해다' (얘기하는데,) 이해가 안 됩니다. 공공임대를 지으면 국가가 건축비 지원해주고, 토지도 평(3.3㎡)당 300만 원에 확보하는데, 어떻게 해서 적자가 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돼요."
김헌동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내곡지구 사업 결과를 공개한 뒤 한 말이다. SH가 내곡지구 사업으로 애초 예상보다 5배 많은 1조3063억 원의 개발이익을 거뒀으며, 이는 다른 공기업과 달리 공공임대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 결과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당시 SH가 목표로 했던 내곡지구 개발이익은 2465억 원이었다. 그런데 임대주택 2138호의 자산가치가 4339억 원에서 1조2953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 영향으로 목표보다 약 5배 많은 이익을 냈다. 내곡지구 택지조성원가는 당시 3.3㎡당 890만 원이었는데, 현재에는 7950만 원으로 상승했다.
"시세 환산 시 개발이익 8~9배, 건물분양 위해 법 개정 기다리는 중"
김 사장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다른 개발공사들은 장기전세를 짓지 않는다. 공공임대주택을 50%씩 짓지 않는다. 하지만 SH는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재산이 5배 늘어난 것"이라며 "처음에는 2400억 원을 남길 것으로 예측했는데, 현재 재산세 내는 기준으로만 봐도 1조3000억 원으로 재산가치가 증가했다. 시세로 환산하면 8~9배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SH는 내곡지구에서 분양한 주택과 관련해 토지는 SH 소유로 둔 채 건물만 따로 분양했을 경우 개발이익이 어떻게 달라졌을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결과, 공사 소유 토지의 자산가치 증가로 개발이익이 공시가격 기준 2조3896억 원으로 대폭 늘었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또 용적률을 450%로 높였을 경우 건물분양주택을 8960호까지 공급할 수 있었고, 개발이익은 3조1628억 원으로 증가했을 것이라는 게 SH 측 설명이다.
김 사장은 "당시 건물분양으로 공급했다면 건물은 SH 것이 아니지만 토지는 SH 것이기 때문에 토지 가치 상승으로 SH가 훨씬 더 큰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앞으로 이런 사업을 할 때 분양을 하더라도 건물만 분양할 계획이다. 건물만 분양받는 시민도 저렴한 가격에 취득해 좋고, SH는 이익이 더 생겨서 좋고, 전반적으로 집값을 안정시켜 좋고, 이런 여러 가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건물분양주택 공급을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 사장은 "SH는 건물분양할 준비가 이미 끝나있다. 위치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꽤 많은 물량을 준비했다"며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해 2월 법을 개정했는데, SH가 공급해도 환매로는 LH만 사들이게 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건물분양 하지 말라고 그런 법을 만들었나 (생각이 든다.) 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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