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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홈트' 습관, 이렇게 꽉 잡았습니다

6년 동안 무수히 많은 실패와 성공 끝에 '운동의 희열'을 맛보다

등록|2022.10.17 21:19 수정|2022.10.17 21:19
바쁘게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어느새 40대. 무너진 몸과 마음을 부여잡고 살기 위해 운동에 나선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말]
처음 홈트(집을 뜻하는 홈(home)과 운동을 의미하는 트레이닝(training)의 합성어로 집에서 운동을 하는 의미의 신조어)를 시작할 때는 아무 때나 시간이 날 때 운동을 했다. 그런데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고 열심히 하다가도 바쁘고 피곤한 날이 지속되면 운동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됐다. 게다가 집에서 하는 홈트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아닌가.

육퇴(육아 퇴근의 줄임말) 후 잠깐만 쉬어야지 하고 소파에 눕는 순간 운동은 끝.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다시 일으키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야 운동의 참맛을 알았는데 어떻게든 운동습관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친구와 벌금을 걸고 매일 운동 후 인증하기, 유튜브에서 하는 홈트 라이브 방송 참여하기, 단톡방을 만들어 다수의 홈트족들과 함께 운동하기 등 6년간 홈트를 지속하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방법들 중에 나에게 효과가 있었던 3가지 방법을 정리해 보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운동하기
 

▲ ▲ 집에서 운동하지만, 복장은 갖춰 입습니다. ⓒ Unsplash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운동에 할애할 시간이 없었다. 급한 일이 생겨서, 약속 때문에, 아이가 놀아달라고 해서… 운동을 하지 않을 수많은 이유가 생겼다. 운동센터를 다녔더라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했겠지? 집에서 혼자 하는 운동이지만 시간을 정해두고 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육퇴 후 운동을 했다. 그런데 밤에 하는 운동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피곤에 찌든 상태의 몸으로 스쿼트를 하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후 밤에 하는 운동은 몸에 무리가 가는 역효과를 보았다.

밤에 하는 홈트는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새벽으로 시간대를 옮겨 보았다. 아이들을 재우면서 같이 자고 새벽에 일어났다. 밤과는 다르게 새벽의 몸 컨디션은 좋았다. 자는 동안 에너지를 새로 충전한 몸은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운동을 시작할 의지는 넘쳤다.

새벽 운동을 마치고 나면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나에게는 새벽 운동이 잘 맞았다. 자연스레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면서 운동을 실천하는 날이 늘었다. 실행률이 올라가니 운동에도 탄력이 붙었다.

나에게 맞는 운동 시간대를 찾은 후 꼭 해야 하는 하루 일과 중에 운동이 서서히 자리 잡게 되었다. 새벽 운동을 하며 체력이 눈에 띄게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허벅지와 뱃살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운동을 해야 하는 수많은 이유를 찾게 되었다.

홈(home)에서 하는 운동 습관이 자리 잡게 된 것은 나에게 맞는 운동시간을 찾고 매일 규칙적으로 같은 시간에 운동을 한 덕분이다.

운동복 입고 홈트하기

'집에서 하는 운동인데 대충 입고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했다. 어떤 날은 잠옷 차림으로, 어떤 날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을 했다. 유튜브를 보고 운동을 하는데 헐렁한 옷을 입고 운동을 하다 보니 영상에서 알려주는 자세를 할 때 내 자세가 올바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운동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운동을 해 보았다. 운동복을 입고 매트를 편 후 거울 앞에 서자 마음가짐부터 달라졌다. 헐렁한 옷 뒤에 숨어있던 몸의 군살들을 확인한 후 운동 의지가 불타올랐다.

비로소 내 자세가 보이기 시작했다. 스쿼트 동작을 할 때 무릎이 발가락 끝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아야 하고 고관절을 접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느낌으로 앉아야 한다는 설명을 따라 나의 자세를 체크하며 동작을 했더니 무릎이 아프지 않게 스쿼트 동작을 해낼 수 있었다.

운동복을 갈아입고 막 운동을 시작하려는 찰나 아이들이 일찍 일어나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은 운동을 하기 전까지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한 뒤에야 답답한 레깅스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비싼 운동복일 필요는 없었다. 몸의 라인을 확인할 수 있는 옷이면 충분했다. 옷을 갈아입는 수고스러움을 조금만 참아내면 운동효과는 훨씬 올라갔다.

동기 부여하기
 

▲ 습관처럼 홈트를 합니다. ⓒ Pixabay


홈트를 할 때 나의 코치는 나 자신이었다. 셀프로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한 달 운동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줄 선물을 미리 정해서 잘 보이는 곳에 크게 써 붙여 놓았다.

평소 사고 싶었지만 망설였던 것이나 운동에 도움이 되는 운동복, 소도구 등으로 선정했다. 운동이 너무 하기 싫은 날이면 크게 써 붙여놓은 선물 목록을 보고 짧게라도 운동을 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운동이 하기 싫은 고비가 올 때마다 극복할 수 있었다.

매일 운동 기록표도 작성했다. 운동을 한 날은 운동 루틴을 기록했고, 못한 날은 왜 못했는지 이유를 적었다. 또, 운동을 하며 달라진 몸 상태를 기록했다. 허리둘레, 허벅지 둘레 등 신체 사이즈를 기록해두고 한 달 동안 변화를 체크했다.

기록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몸을 확인하는 것도 동기 부여가 되었다. 중년의 몸도 꾸준히 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마음속 어딘가 깊은 곳에서 자신감이라는 단어가 불쑥 올라왔다. 젊은 시절에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중년이 되어서야 운동의 희열을 알게 되다니!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6년간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그때마다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그중에서 위 3가지 방법은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홈트 습관을 만들고 싶어 고민하고 계시다면 밑져야 본전이니 1, 2가지 방법 정도 직접 해보시길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
 
 "어떤 습관이든 당신이 즐겁고 만족스러운 형태가 있다.
그것을 찾아라. 그 습관을 계속 유지하려면 즐거워야 한다."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중 

40대라는 나이에 운동 습관을 만들고 조금씩 변해가는 몸을 보며 즐거웠다. 노력한 만큼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자신감, 열정, 성취감을 맛보게 되었다. 평소 내성적이고 앞에 나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내 모습과 달리 운동에 있어서는 달랐다. 운동 습관을 만들기 위해 온라인 모임을 만들고 3년간 모임을 이끄는 적극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꾸준히 한 홈트 덕분에 건강한 몸은 물론 무엇 하나 새로 시작하기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며 위축돼 가던 마음도 단단해졌다.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말이 이제서야 마음에 와 닿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저의 개인 블로그와 SNS 에 게재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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