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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의 호연 빛났다... 기존 법정물 경계 허문 이 드라마

[TV 리뷰] SBS <천원짜리 변호사>, 매회 빠져드는 흡인력 강한 이야기

등록|2022.10.09 12:10 수정|2022.10.09 12:10

▲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포스터 ⓒ SBS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김재현-신중훈 연출/최수진, 최창환 극본)가 확실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SBS가 동시간대 방영했던 <열혈사제>, <하이에나> <모범택시> <원더우먼> <악의 마음을 읽는 자> 등은 사회 악을 향한 정의의 응징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 중심을 차지했고 화제성과 시청률 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었다.

​지난 9월부터 방영된 <천원짜리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다.  <김과장> <스토브리그> <검은 태양> 등 지상파 3사를 아우르며 출연한 작품 마다 확실한 인상을 심어준 남궁민의 신작이라는 점과 더불어 기존 SBS 금토 드라마의 강점을 그대로 흡수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때론 코믹함도 곁들이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구성이 자연스럽게 본방사수에 대한 욕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수임료로 달랑 1천원만 받고 사건을 의뢰 받는 돈키호테 같은 변호사 천지훈(남궁민 분)을 중심으로 로펌 집안 손녀딸이자 얼떨결에 천변호사의 시보가 된 백마리(김지은 분), 법조계 로열 패밀리 출신의 검사 서민혁(최대훈 분)을 중심으로 매회 다채로운이야기를 담아 잠시도 곁눈질할 틈조차 주지 않는 것이 이 드라마가 지닌 장점 중 하나다.

약자의 억울함 해결부터... 범죄 추리극으로의 변주
 

▲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 역을 맡은 남궁민 ⓒ SBS


보통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들은 악을 심판하기 위해 나선 인물의 고군분투 + 정의구현 실현기를 담은 내용을 흔히 접할 수 있었다. <천원짜리 변호사> 역시 이러한 내용이 존재하지만 이를 담는 방식이 제법 독특하다. 마블 히어로물 <데어데블> 마냥 직접 무력으로 악당들을 제압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매번 재판에서의 승소를 통한 응징을 보여주진 않는다.

​모든 법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에 착안, 그 틈을 이용한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된다. 아파트 경비원에 갑질을 자행한 대기업 임원에 대해선 거짓 미담을 퍼뜨려 분쟁을 해결한 뒤 역으로 그룹 회장과의 빙고 게임을 제안한다. 그리고 여기서 승리해 임원을 해고시키는 전혀 예상 못했던 수단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3화) 소매치기 전과자의 억울한 누명도 벗겨주는 등 (1-2화) 약자의 편에선 변호사의 이야기로만 꾸며지는 듯 했던 <천원짜리 변호사>는 4-6회에 걸쳐선 범죄 추리극으로의 변주가 이뤄진다.

​법무법인 백에서도 변론을 포기할 정도로 정황 증거상 유죄가 확실해 보이는 존속 살해 용의자 김민재(박성준 분)의 변호를 맡게 된 천변호사는 그가 무죄라고 주장해 주위를 놀라게 만든다. 주변 사람들의 수상한 행적, 이와 관련된 그림의 행방 추적 등을 통해  진범을 찾아낸 것이다. 마치 미국 TV 시리즈물(미드)에서 볼 법한 추리극의 형식까지 취하면서 <천원짜리 변호사>는 법과 변호사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해 경계선 없는 자유 분방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남궁민+김지은 등 출연진의 매력 넘치는 열연
 

▲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과 백마리 역을 맡은 남궁민, 김지은 ⓒ SBS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마다 시청자를 사로 잡는 <천원짜리 변호사> 인기의 일등공신은 단언컨데 주인공 천지훈 역을 맡은 남궁민의 존재다. 능청맞은 역할부터 때론 살인마, 스릴러 속 액션 히어로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어왔던 그에게 천지훈 변호사는 맞춤옷 그 자체이다.

본인은 원하지도 않았지만 얼떨결에 약자들을 위해 싸우던 <김과장>, 마성의 능력을 지닌 프로야구팀 단장 백승수로 우리를 사로 잡았던 <스토브리그> 등 해당 작품 속 캐릭터의 강점을 하나로 합쳐 놓은 듯한 천 변호사의 등장은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요즘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해결사가 되었다가 명탐정이 되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그의 활약은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 SBS


<검은 태양> <어게인 마이 라이프> 등을 거치며 새롭게 주목 받는 배우 김지은의 활약도 주목해 볼 만 하다. 앞선 드라마 속 캐릭터가 다소 무거운 편인데 반해 이번 드라마 속 시보 백마리는 개성 강하면서도 톡톡 튀는 코믹 성행을 지니면서 색다르게 시선을 모으고 있다.  천 변호사 밑에서 일하는게 여전히 못 마땅한 법조계 금수저가 향후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보는 것 또한 이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늘 천 변호사에게서 해방되고 싶은 사무장 (박진우 분), 천 변호사의 검사 시절 동료이자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서민혁 검사, 그리고 과거 선배였던 나예진 검사(공민정 분), 등장 씬이 많지 않지만 여전히 극에 무게감을 담아주는 백현무 변호사 (이덕화 분) 등 여러 출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 또한 큰 힘이 되고 있다.

기이한 천 변호사의 과거 행적... 색다른 재미 요소 추가​
 

▲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 SBS


총 14부작 구성의 <천원짜리 변호사>는 어느새 극의 중반부에 도달하고 있다.  단돈 1천원만 수임료로 받는 천 변호사의 독특한 행동의 발단이 된 검사 시절 사연이 8일 방영된 6회부터 소개되기 시작했다. 패기 넘치는 검사로 일하던 그가 왜 지금의 변호사가 된 것인지, 그와 연관된 또 다른 변호사 이주영 (이청아 분)과의 이야기까지 하나로 얽히면서 드라마는 색다른 미스테리물 혹은 법정 로맨스 요소가 가미된 극으로 또 한번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검찰 윗선에서도 비호하는 재벌의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압수 수색에 나선 천 검사는 법무법인 백과 피할 수 없는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난 로펌 에이스 변호사 이주영과의 만남은 자신의 아버지를 수사해야할 상황에 놓인 천 검사의 향후 이야기와 맞물려 극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 지난 8일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의 한 장면 ⓒ SBS


통쾌한 정의 구현 부터 추리극, 여기에 주인공들의 프리퀄 이야기까지 가미되면서 <천원짜리 변호사>는 단순한 법정 드라마 이상의 재미와 볼거리를 매회 선사하고 있다. 투박한 듯 싶다가도 세련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좌충우돌 변호사의 행보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

가진 자들의 악행을 벌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우리 이웃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천 변호사의 활약이 비록 비현실적일지라도  그를 통해 통쾌함을 느끼며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그래서 <천원쩌리 변호사>는 요즘 시대가 바라는 히어로의 등장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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