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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핵 재배치' 주장? 정진석 "한반도 비핵화 파기돼야"

12일 페이스북에 "결단의 순간 왔다"... 윤 대통령도 "따져보고 있다"

등록|2022.10.12 10:22 수정|2022.10.12 10:22

손사래 치는 정진석'조선은 일본의 침략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망한 것'이란 취지의 SNS 글을 올려 비판을 받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인력양성의 대전환! 강원도가 시작합니다>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 남소연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파기돼야 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다.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서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은 부인했지만, 정 위원장은 오히려 노골적으로 전술핵 재배치의 물꼬를 트는 모양새다.

정진석 "비핵화 공동선언 북한에 의해 휴지조각"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정은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전술핵 운용부대'를 공개했다. 대한민국의 항구와 공항이 타격목표라고 밝혔다"며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북한에 의해 휴지조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의 한쪽 당사자인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대한민국을 겨냥한 전술핵 운용부대의 실전훈련까지 하고 있다"면서 "우리만 30여 년 전의 남북 간 비핵화 공동선언에 스스로 손발을 묶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이제 결단의 순간이 왔다"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정 위원장은 국민일보 '2022 국민미래포럼'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당연히 그것(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폐기돼야 마땅하고 이미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 논의와 관련 있는 것이냐'는 물음엔 "글쎄, 바로 그거랑 연결 짓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한다.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우리가 쉽게 여겨서 넘길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문자 그대로 91년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한미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 따져보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1일 <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한달여 전부터 여당에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해 단계적 핵무장 방안을 제안, 논의해온 걸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공지를 내서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여당과 어떤 논의도 진행한 바 없음을 알려드린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엔 변화가 감지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핵환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지켜낼 생각"이라고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 11일 출근길 문답에선 '우리도 전술핵 재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는 질의에 "대통령으로서 공개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한미 조야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여지를 뒀다.

민주당 "북한 비핵화 명분 없어져"
 

▲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국방위 간사가 6일 서울 용산구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은 전술핵 재배치를 두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반발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1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가능성이 없고 적절하지 않다"며 "미사일 투발수단을 꼭 한반도에 안 갖다 놓더라도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장억제정책을 강화하면 되는 것"이라며 "굳이 전술핵을 배치하면 한반도 비핵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에 비핵화하라고 요구할 명분도 없어지는 것이고,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전술핵 무기는 전쟁터에서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용도이고, 전략핵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도 적다. 주한미군이 1958년 1월 처음 한반도에 전술핵을 들여왔는데, 항공기 투하용 핵폭탄 B61, 어네스트존 지대지 미사일, 마타도어 크루즈 미사일, 핵파괴탄(ADM), 핵지뢰 등이 배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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